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기 달리3로 제작한 일러스트.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가 어쩌면 옛말일지도 모릅니다. 방송대에서 첫 학기를 맞았는데 초반부터 애를 먹고 있진 않나요? 강의를 들어보려 해도 인터넷 접속이 잘되지 않았다던가, 교수님이 올려주신 문서 파일이 안 열려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기도 하죠. 방송대는 학우들이 주로 집, 도서관, 카페 같은 곳에서 홀로 학습하는 대학인데, 혼자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처음 한번 환경과 장비를 잘 갖춰놓으면 앞으로는 순탄할 겁니다. 이번 커버스토리 ‘공부도 장비가 중요해’에서 공부 능률을 올려주는 준비 사항들을 모두 알려드립니다. 인터넷 환경, 문서 프로그램, 청각장애인용 자막, 교재 등 장비를 잘 갖춰서 방송대 생활에 무사히 스며들길 응원합니다.
김민선 기자 minsunkim@knou.ac.kr
‘인터넷’ 환경 먼저 탄탄하게
주로 집에서 학습하는 학우라면 가정용 인터넷 환경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가장 먼저다. 인터넷 강의(인강)를 불편함 없이 들을 수 있는 인터넷 속도를 통신사들은 100Mbps 정도로 안내하고 있다. 유노캠퍼스 홈페이지에도 명시된 네트워크 권장 사양이다. 이는 초당 100MB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속도로, 웹서핑이나 유튜브 감상 등 가벼운 인터넷 사용에 적합하다. 새로 가정용 인터넷을 설치하는 학우라면 통신사에 ‘100Mbps 이상’ 상품으로 요청하는 게 좋다.
주로 집 밖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강의를 들을 계획이라면 조금 다르다. 모바일 기기 요금제는 인터넷 속도보다는 데이터 ‘총량’을 우선해 시중에 요금제가 출시돼 있다 보니, 이 경우 한 달간 사용하게 될 데이터 총량을 따져봐야 한다. 강의마다 소모하는 데이터가 다르니 정확한 계산은 어려우나 대략 생각해볼 수 있다.
보통 강의 1강을 시청할 경우 300(저화질)~700(고화질)MB의 데이터를 소모하게 된다. 중간값인 500MB로 가정해 한 달에 24개 강의를 들을 경우, 500MB×24이므로 약 12GB의 데이터를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인강을 반복해 시청하게 될 때가 많고, 강의가 점차 고도화돼 용량도 커지는 추세다. 따라서 처음 요금제를 고를 때 여유 있는 용량을 택하는 게 좋다. 또한 인강 외에 다른 인터넷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면 무제한 요금제를 택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아울러 스마트폰 데이터를 노트북 등에 자주 ‘테더링’(나눠 쓰는 기능)한다면, 테더링 데이터 용량에 제한이 있는 요금제일 수도 있으니 요금제 가입 시 확인해야 한다.
학습자의 기본 도구 ‘문서 프로그램’
다음 사례는 성인 자녀가 쓰던 PC를 이용해 공부하는 ‘부모’ 학우라면 오히려 ‘감사’한 경우지만, 그렇지 않고 방송대 강의를 듣기 위해 PC를 새로 장만한, 게다가 ‘컴맹’ 학우라면 한 번쯤 부딪힐 수 있는 상황이다. 바로 교수님이 올린 강의자료를 내려받아 열었는데, 도통 확인할 수 없을 때다. 이는 해당 파일을 열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PC에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모 세대보다는 상대적으로 PC 사용이 능숙한 자녀들은 이미 한글, 워드(Word), 엑셀(Excel) 등 여러 가지 문서 프로그램을 설치해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방송대 학우인 이상 스스로 꿋꿋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자. 가령 한글 확장자(hwp 등) 혹은 워드 확장자(doc 등) 파일을 내려받았는데, 내 PC에 관련 프로그램이 설치되지 않았다면 한글, 워드 등 확장자에 맞는 문서 소프트웨어를 마련해야 한다. PC에 카피(copy, 소프트웨어를 세는 단위) 요금을 내고 ‘설치형’ 소프트웨어를 내려받거나. 웹브라우저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구독형’으로 월 구독료를 내고 사용할 수 있다.
오피스365 프로그램 웹 버전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즉, 교수님이 올려주신 파일이 워드 파일이라면 한글 파일일 때보다는 비용 부담 없이 확인해 볼 수 있다는 뜻이다(설치용 프로그램은 유료). 오피스365는 워드를 비롯해 발표용 문서 제작 프로그램 ‘파워포인트(PowerPoint)’, 화상 채팅 프로그램 ‘팀즈(Teams)’, 클라우드형 메모 프로그램 ‘원노트’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꾸러미 제품이다. 과거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오피스365 설치형 제품도 대학생이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는데, 지난해 8월부터 이 회사의 정책 변경으로 설치형은 더 이상 무료 이용이 불가해졌다. office.com에서 일반인 계정으로 가입 후 무료로 웹용 오피스365를 이용할 수 있다. 방송대 계정으로는 가입이 불가하다.
더 간단한 방법도 있다. 사용하고 있는 웹브라우저가 해당 확장자를 읽을 수 있는 뷰어 기능을 탑재했을 경우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문서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보기만 할 수 있는 뷰어로, 추후 과제물 작성 등을 위해 문서 프로그램 한 가지쯤은 뷰어가 아닌 저작까지 가능한 도구로 설치해두는 것이 좋다.
청각장애인이라면 ‘자막’ 신청 필수
유노캠퍼스 강의 플레이어 하단을 보면 ‘CC’ 아이콘이 있는데, 이 아이콘이 자막 단추다. 하지만 자막 기능이 모든 강의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자막을 모든 교과목 강의에 제공하는 데엔 어려움이 있어, 학교 측은 청각장애로 신청한 학우들의 수강 교과목 정보를 취합해 자막을 별도 제작해 제공하고 있다. 그러므로 학우가 학교에 청각장애인으로 등록하는 것이 먼저다. 수강 신청을 하기 전에 소속 지역대학이나 학과로 문의해 등록하면 된다.
출장 잦은 직장인 학우라면 ‘이북’
출장이 잦은 직장인 학우라면 종이 교재와 더불어 전자 교재(eBook, 이북)를 마련하면 더 편하게 공부할 수 있다. 종이 교재를 앞에 펼쳐 두고 강의를 듣는 것이 방송대 공부의 정석이겠지만, 이는 시간과 공간이 여유로울 때 택할 수 있는 공부 방법이다. 출장지로 이동하는 교통편 안에서나 숙소에서 잠시 교재를 보게 될 경우라면 태블릿으로 이북을 터치-슬라이딩 해서 보는 것이 간편하다.
이북 구매는 방송대 홈페이지 메인화면 하단에서 ‘출판문화원’을 클릭해 해당 사이트로 이동 후 교재명을 검색해 진행할 수 있다. 180일간 대여(출판문화원 홈페이지에서 구매) 또는 영구소장(교보문고, 예스24, 리디북스 등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 중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이북은 기본교재와 워크북이 하나의 파일로 합쳐져 있어 더욱 편리하다. 기본교재 뒤에 워크북이 이어지므로 목차 기능에서 이동해 확인할 수 있다. (외부 일부 과목은 종이 교재만 판매)
이북을 미리 체험해 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도 있다. 도서 상세 페이지에서 표지 하단의 ‘미리보기’ 버튼을 누르면 제공되는 뷰어와 동일한 기능을 이용해 볼 수 있다. 미리보기로 확인 후 구매하면 교재를 잘못 선택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시험 공부엔 역시 ‘종이 교재’
다만 시험공부를 위해서는 종이 교재를 보는 것이 좋다는 게 방송대 선배들의 전언이다. 이는 과학 연구로도 확인됐다. 도쿄대 신경학자인 L.사카이 쿠니요시 교수와 NTT 데이터 관리 컨설팅 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종이, 태블릿, 스마트폰 중 종이에 필기한 학생들의 정보처리력과 기억력이 가장 좋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종이책에 쓰는 필기가 개념을 이해하고 깊이 있는 학습이 필요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학습자의 필요에 맞춰 종이 교재와 이북을 구매해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방송대 교재의 장점이다. 아직 이북을 사용해보지 않은 학우라면, 종이 교재와 이북을 동시에 사용해 이번 학기 공부 능률을 한껏 올려보길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