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   

최순희 동문(중어중문학과 졸)

다문화협의회가
공식 동아리로 승인돼
기쁘지만 해결할
숙제 많아요
이제는 다문화이주민
취업·진학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때죠



“다문화협의회가 드디어 정식 동아리로 승인됐어요.”
중국 출신 다문화이주민(이하 이주민) 최순희 동문이 반가운 이야기를 전해왔다. 다문화협의회 설립 3년 만에 우리 대학 정식 동아리가 됐다는 소식이다.
‘다문화’는 더 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다문화에 대해 관대한 편은 아니다. 다문화 사회로 가야 한다는 당위론은 있지만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식은 부족한 실정이다.
그동안 우리 대학 여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미 외국국적 재학생이 600~700명에 이르렀고 약 270명(밴드 가입 기준)이 다문화협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학내에 공식적인 다문화 관련 기구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최 동문이 입학한 2011학년도에는 이주민에게 더욱 척박한 환경이었다. 이주민 재학생을 모으는 일조차 어려웠다.
“출석수업에 가면 학우들이 살갑게 챙겨줬지만 이주민 모임은 없었어요. 깊은 속까지 이해하려면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학우들끼리 뭉쳐야겠다 생각했어요. 힘들수록 뭉쳐야 중도탈락을 막을 수 있겠더라고요. 처음에는 안산시학습관을 중심으로 모였고, 차차 모임이 커져서 튜터님을 중심으로 재학생과 동문 10명 남짓 모였죠. 2015년에는 비록 적은 인원이지만 대학본부에서 다문화협의회 창립준비총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러나 다문화협의회는 공식 동아리로 인정받지 못했다. 동아리는 재학생으로만 구성돼야 승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원 모두 동문을 배제하면 다문화협의회가 유지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어요. 이주민들에게는 선배의 발자취를 보고 듣는 게 학업을 지속하는 원동력이 되거든요. 험난한 길이 예상됐지만 학우·동문이 함께하는 ‘자조 모임’으로 출발하자고 뜻을 모았죠.”
최 동문은 다문화협의회만큼은 지속력을 가지고 운영되길 바랐다. 2015년 우리 대학을 졸업한 이후였지만 누구보다 행사에 적극 참여했다.
최 동문을 오랜 기간 곁에서 바라봐 온 김옥남 튜터는 “졸업 후에도 최 동문만큼 다문화협의회에 애정을 갖고 활동하는 동문은 없을 거예요. 졸업하자마자 공주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지금은 박사과정 중에 있어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고 공부도 해야 하고 제법 바쁠텐데 참 열심히 해요”라고 말했다.
최 동문은 다문화협의회 명맥을 잇기 위해 노력했다. 이주민 대상 학업·취업 워크숍에서 진행과 사회를 맡았고, 대학원 진학과 학업 노하우를 전하는 강사로 나서기도 했다. 학교 밖 활동도 열심히 했다. 회원들과 함께 전국 다문화 행사에 우리 대학 부스를 설치하고 이주민 입학을 독려했다.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일까. 10여 명 회원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270여 명이 활동하는 대규모 모임이 됐다. 이에 더해 지난해 대학당국이 이주민 특성을 반영해 다문화협의회를 공식 동아리로 인정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너무 기뻤어요. 드디어 이방인이 아니라 ‘방송대인’으로 인정받은 기분이었어요. 회원들 참여뿐만 아니라 김영인 부총장님과 김옥남 튜터님 등 많은 분들이 물심양면 애써주셨어요. 그동안 워크숍 진행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제 학우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학습과 진로개발에 필요한 지원을 더욱 폭넓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최 동문은 이제 단순한 학업지원을 넘어 취업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프라임칼리지가 이주민을 대상으로 콘텐츠 수요조사를 했어요. 당시 ‘맞춤형 진로지도와 취업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았죠. 이중언어 특성을 살려 교사나 통·번역 프리랜서가 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니까요. 취업지원은 이주민들이 우리 대학에 모일 수 있는 또 다른 구심점이 될 거예요. 다문화협의회도 취업클리닉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지만, 대학당국이 좀 더 힘써준다면 분명히 입학동기를 부여하고 중도탈락을 막는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 동문은 내년 박사과정을 수료할 예정이다.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전공을 살려 중국어교육 관련 연구를 지속하는 것은 물론 방송대와의 끈도 놓지 않을 계획이다.
“누구보다 이주민들의 학업 어려움을 잘 알아요. 우리 대학을 중심으로 이주민들이 사회에 진출해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다문화협의회 활동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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