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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대에서 공부를 시작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 서른이 되던 무렵 공부를 잘하는 것은 참 쉽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주 뒤늦게…. 그때부터 꾸준히 공부를 했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심포지엄이나 각종 연구원에서 하는 세미나에 참석하고 이것저것 공부하는 것이 취미였습니다.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공부 모임에 참석하며 2년여를 함께 하다가 우연히 찾아본 ‘방송대 등록금’이 이 모임의 회비보다 싼 것을 알게 되면서 이것도 한번 해보자 싶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방송대의 인상적인 몇 장면을 꼽아봅니다.


먼저 확고한 시스템입니다. 1972년에 개교해 역사도 오래됐으니 시스템의 안정이 당연할 것으로 생각하기에는 우리의 통신 발전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그래서 ‘방송통신’에서 방송에 방점이 찍혀있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통신의 측면에서도 매우 안정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수많은 전문가가 구축한 시스템이겠지만, 이번 기말시험을 신청할 때를 제외하고는 어떤 기술적 방해도 없이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디지털 네이티브에게는 더 자유로운 학습의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다음은 강의의 분량입니다. 내용을 평가하기에는 저의 지식이 부족하지만, 분량의 측면에서는 충분하다는 인상입니다. 물론, 이건 아주 주관적인 평가입니다. 우리 학교가 공부를 덜 한다는 인상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학생의 처지에서 충분히 공부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큰 장점은 네트워크입니다. 전국 각지의 교수님들을 활용할 수 있고, 학우들의 경우 다양한 연령과 경험의 교차점이 가능한 점이 돋보입니다. 물론 온라인을 활용하고 대면 기회가 적기 때문에 이와 연결되기에는 각자의 노력이 동반되지만, 시도만 한다면 이 네트워크에 포함돼 장점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밀착도가 높지는 않겠지만 느슨한 네트워크가 가지는 장점 또한 클 것입니다.


아쉬운 점 또한 있습니다. 쌍방향 소통입니다. 중간과제물에 대한 평가 의견을 받았습니다. “많이 아쉽다”는 코멘트가 있었는데, 어긋난 부분이 어딘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문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코멘트 역시 어떤 이유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질문할 수 있는 창구가 없는 것이 감점보다 더 큰 아쉬움입니다. 또한 학습에 대한 질문도 던질 곳이 없어 지역대학의 행정실에서 지속적인 정보를 주시는 멘토께 여쭈었는데 ‘물어볼 곳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럴 때 멘토 제도와 스터디 모임을 잘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찾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출석수업의 횟수도 시간도 작아 아쉽습니다. 과목당 한번 3시간을 진행하는데, 진행하지 않는 수업도 있습니다. 출석수업에 나가보면 역시 수업은 대면수업이 훨씬 더 학습에 적합한 도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시공간의 제약이 큽니다. 그렇지만 이 시수는 조금 더 늘리는 것이 학습이라는 측면에서 도움 되는 바가 크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지난 10년 사이 했던 공부에서 평가를 받아본 것은 오랜만입니다. 점수의 크기를 떠나서 누군가가 글을 읽고 점수를 매기는 것이 신선하고 재미있습니다. 첫 학기를 마무리하면서 남은 과정은 기말시험을 치르는 것인데, 이 과정을 무사히 잘 마무리하고 첫 번째 성적도 흥미진진한 마음으로 받아 들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모든 학우 여러분의 기말시험 선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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