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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딜레마는 원격 교육에
적합하도록 교수법을 더욱 고도화하고,

보다 정교한 상호작용 지점을 발굴함으로써
해결해야 한다.

최근 필자는 한 수업에서 학습자로부터 이례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이 학습자는 토론 과제에서 다른 학습자가 작성한 게시글과 댓글이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답변과 거의 흡사하다고 느껴진다며 실망감을 표현했다. 이 피드백은 AI가 이미 교육 현장에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학습자가 교육 과정에서 어떤 상호작용을 기대하는지, 그 상황에서 원격교육이 직면하는 딜레마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AI는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고 그럴듯한 답변을 생성하는 능력을 지녔다. 이러한 AI의 능력은 그 어떤 사람의 능력보다 탁월할지도 모른다. 얼핏 보면 정보 전달이라는 교육의 한 축을 AI가 완벽히 대체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학습자가 AI를 활용해 과제를 해결하고 정보를 습득하는 데 익숙해지고 있다.


AI가 학습자에게 제공하는 이러한 편리함은 특히 원격교육 환경에서 더욱 극대화된다. 원격교육 환경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학습용 콘텐츠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고, AI의 도움을 받아 학습한 내용을 복습하거나 과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격교육을 제공하는 우리 대학의 특성상 학습자가 AI를 더욱 능숙하게 활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보 전달이 교육 그 자체는 아니다. 방대한 정보가 있더라도 사고력, 비판적 시각 그리고 무엇보다 진정성 있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상호작용이 없다면 충분한 학습을 기대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앞서 언급한 학습자가 AI가 생성한 것처럼 느껴지는 답변에 실망한 것은, 잘못된 정보가 포함됐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학습자가 작성한 글에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고민, 경험 그리고 개성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쩌면 그 학습자는 정보 전달이 아닌 의견을 교환하고 상호작용을 하는 토론만큼은 AI가 아닌 사람과 하기를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AI 시대에 원격교육이 직면하는 딜레마는 더욱 두드러진다. 대면 교육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에 더욱 집중하고 AI를 활용한 정보 전달을 보완재처럼 활용할 수 있지만, 원격교육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AI를 활용한 정보 전달은 원격교육에서 보완재라기보다는 대체재에 가깝다. AI를 활용하면서 학습자가 원격교육을 더욱 편리하게 받아들이고 접근하기 쉬워지고 있지만, 원격교육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을 강조하기에는 대면 교육과 차별화하기 어렵고, 정보 전달 기능을 강화하기에는 AI가 정보를 처리하고 전달하는 능력은 이미 그 어떤 사람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는 문제가 있다.


결국 이 딜레마는 원격교육에 적합하도록 교수법을 더욱 고도화하고, 보다 정교한 상호작용 지점을 발굴함으로써 해결해야 한다. 동양의 ‘교육(敎育)’과 서양의 ‘education’ 모두 그 어원을 따라가면 상호작용을 통해 사람을 성장시키는 의미를 지닌다. 원격교육에서도 교수법을 더욱 고도화함으로써 지식을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물론이고,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적확한 상호작용을 통해 사람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프라임칼리지 첨단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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