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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로 인해 특정 직업은 사라질 것’이란 예측은 예나 지금이나 계속 이어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변호사, 회계사 등의 직업은 명문화된 법 조항, 판례를 딥러닝 하면 AI에 의해 금방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반면 이 AI를 연구하는 프로그램 엔지니어는 유망 직업으로 손꼽혔다. 사라지지 않는 직업으로는 사람의 손길이 직접 필요한 의사나 건설 종사자 등이 언급됐다. 그런데 최근 들어선 컴퓨터를 전공한 학생들이 오히려 취업난에 빠졌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받고 있다. AI가 어떻게 직업 판도를 변화시켰는지 살펴봤다.
김민선 기자 minsunkim@knou.ac.kr

미국서 먼저 프로그래머 취업난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흥행에 힘입어 미국 대학가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코딩 교육 붐을 타고 컴퓨터 관련 전공자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제는 상당수가 AI로 인해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밸리 근처에서 성장한 21세 A씨는 소셜미디어에서 IT 기업 임원들이 학생들에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라고 권유하던 모습을 기억한다고 했다. 컴퓨터공학 학위를 따기만 하면 초봉으로 6자리(달러)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A씨는 이 말만 철석같이 믿고 초등학생 때 첫 웹사이트를 코딩해 개설, 고등학교 땐 고급 컴퓨터 과목을 수강했고, 퍼듀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해 올해 졸업했다. 그러나 그가 돌린 입사지원서에 면접을 보러 오라고 답변을 준 곳은 패스트푸드 식당 주방 일뿐이었다.


최근 수천 줄의 코드를 빠르게 생성할 수 있는 AI 프로그래밍 도구의 확산과 아마존, 인텔,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들의 감원이 겹치면서, 오랫동안 ‘황금 티켓’으로 불리던 컴퓨터공학의 전망은 어두워지고 있다. 이 변화는 많은 신규 졸업생들의 취업 꿈을 좌절시키고, 그들이 다른 일자리를 찾아 헤매게 만들고 있다.


A씨는 이러한 상황을 소셜미디어 틱톡에서 토로했고, 이는 조회 수 14만 7천 회 이상을 기록했다. 한편 A씨는 틱톡 인플루언서라는 부업을 통해, 자신이 오랜 시간 갈고닦은 프로그래밍 엔지니어링보다는 기술 마케팅과 영업에 흥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기술기업 영업직에 지원했고, 합격해 곧 일할 예정이라는 점은 또 다른 흥미로운 포인트다.

AI와 상호보완적이면 살아남아
우리나라 산업연구원도 이러한 분위기를 포착,「인공지능 시대, 고용 정책의 방향성」보고서를 공개해 AI 도입으로 고용이 증가·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 각각 20개씩을 제시했다.

 

고용 증가가 예상되는 직업은 인문·사회과학 연구원, 의회 의원·고위 공무원 및 기업 고위 임원, 행정·경영·금융·보험 관리자, 법률 전문가 등 고학력 전문직이 포함됐다. 고용 감소 예상 직업은 낙농·사육 종사자, 비금속 제품 생산 기계 조작원, 작물 재배 종사자, 건축 마감 기능원, 건설·채굴 단순 종사자 등 육체 노동을 하는 직군에 집중됐다. 생성형 AI의 대표주자인 챗GPT가 등장했던 3년 전만 해도 육체노동 직업이 AI 시대에 살아남을 것이란 예측이 많았는데 이 판도가 확 뒤집힌 것이다.


보고서는 “AI와 상호 보완적인 직업의 경우 AI 활용 확대에 따라 그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직업의 경우 감소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연구직은 AI의 방대하고 복잡한 자료 처리 능력을 활용하면 전에는 검증하기 어려웠던 창의적 아이디어나 직관을 검증할 수 있어 AI와의 보완성이 높고, 이는 고용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해석이다. 반면 공장 생산직이나 농림·어업직 등은 AI가 탑재된 로봇이 투입되면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복적이고 구조화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 서비스직도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한 보고서는 올해 세계경제포럼 역시 AI 등에 의해 5년간 1억 7천만 개의 일자리가 생기지만 9천만 개는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며,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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