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최우수상 신설해 학술제로 행사 격상

제20회 문화교양학과 총장배 학술제가 11월 15일 제22대 문화교양학과 전국연합회(회장 이광순) 주최, 제22대 문화교양학과 인천지역대학 학생회(회장 이경애) 주관으로 인천지역대학 서해당 강당에서 열렸다. ‘문화와 교양으로 세상을 항해하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2026년 1학기부터 논문이 졸업 요건에서 제외된 첫 학술제로, 최우수논문상을 신설하고 총장배 학술제로 격상해 진행했다.

 

학술제는 1부 개막의례, 2부 논문 발표(사회 권현숙 수석부회장), 3부 스터디 발표, 4부 시상 및 폐회(이연수 학습국장) 순으로 진행했다.

 

이경애 문화교양학과 인천 학생회장은 환영사에서 “귀한 연구 성과를 담은 자료집을 발간하게 돼 뜻깊다. 오늘 학술제는 지난 20년간 이어온 문화교양학과의 학문적 전통과 열정을 계승하면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문화와 교양의 시선으로 성찰하고자 하는 자리다. 깊이 있는 연구와 발표, 참여가 어우러져 더 의미 있는 장이 될 것이고, 앞으로 학문적 발전과 교류 이어가는 소중한 발자취가 될 것이다. 학술제 준비와 자료집 발간 위해 노력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우창 문화교양학과 학과장은 격려사에서 “글쓰기란 이제껏 뇌리 곳곳에 흩어져 있던 지식과 상념의 단편을 그러모아 정제하고 가다듬는 자기 돌봄의 실천이다. 그러기에 졸업논문이라는 형식은 더욱 특별하며, 정신적 성장을 제공하는 통로가 된다. 논문이 졸업 필수요건은 아니지만, 계속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올해 선정된 여섯 편의 논문 작성자 모두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라고 말했다.

 

김영호 제21대 문화교양학과 연합회장은 축사에서 “재학 시절 썼던 논문을 볼 때마다 행복하다. 문화교양학과 학생은 행복해야 한다. 자격증 따기 가장 어려운 학과가 바로 우리 문화교양학과라고 생각하는데, 모두 논문 작성을 통해 행복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광순 제22대 문화교양학과 연합회장은 축사에서 “논문이 선택 사항이 됐지만, 개인적으로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으면서도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오늘 논문 발표에서 단순히 지식을 얻어가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드는 소통의 지혜 얻어가기를 바란다. 서로에게 아름다운 동행으로 이어지는 학술제가 되길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기현, 성연주, 이우창, 이준석, 정준영, 진보성 교수가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건넸다(가나다 순).

제2부 논문 발표에서는 △역사 △철학 △문화·예술 분야에서 2024학년도 2학기부터 2025학년도 1학기까지 제출된 논문 중 엄격한 심사를 거쳐 우수 논문으로 선정된 6편의 논문 발표자가 단상에 섰다. 최우수논문상은 은경기(인천), 기향희(서울), 정귀남(경기) 학생이, 우수논문상은 김재완(경남), 김윤자(경기), 유지은(인천)이 받았다. 모든 학생은 발표에 앞서 4년간 열정적으로 논문을 지도해준 교수진에 진심을 담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역사’ 분야에서 「카스트 제도가 인도에 미친 영향과 현대 인도 사회의 카스트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최우수논문상을 받은 은경기(인천) 학생은 “발표를 위해 부산에서 새벽에 출발했지만, 학술제의 진중한 경청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입을 뗐다. 선박 엔진을 만드는 다국적기업 엔지니어로 인도와 인연을 맺은 것이 퇴직 후 논문 작성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라는 엄격한 카스트제도가 삶, 정신, 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인도라는 나라에 매력을 느꼈다. 2010년 이후 인도가 IT 분야에서 급성장하면서 하층 신분계급에서도 성공하는 인물들이 탄생했는데, 인도 사회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해서 논문을 통해 분석했다”라고 밝혔다.

 

40여 년 전 역사를 전공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공대로 진학한 은 학우는 2023년 3월 퇴직 후 인문학 공부를 위해 같은 해 8월 문화교양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삶이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했다는 그는 ‘쉬지 않고 걸어가는 인생 나그네’라는 좌우명으로 계속 연구하는 삶을 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우창 교수는 논문평에서 “이번 논문은 첫째 카스트 제도의 역사와 발생 의미, 둘째 카스트 제도가 인도 정치·경제·사회·종교 관점에서 끼친 영향, 셋째 현대 인도에 초점을 맞춰 젊은 층의 카스트 제도에 대한 의식 변화와 신중간계급의 부각까지를 자세하게 살폈다. 인도라는 나라의 중요성에도 불과하고 단순한 캐리커쳐(인상) 정도로 남아 있는 현대 인도를 190페이지라는 분량의 논문으로 작성해 최우수논문으로 선정하는 데 교수진들의 이의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전한다. 앞으로 공부에 더욱 정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연구가 한 걸음 더 나아가길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철학’ 분야에서는 기향희(서울) 학생이 「마을살리기 사업을 위한 주민공동체의 ‘은평구 불광동 수리마을 사례’ 노력과 성과 분석」으로 최우수논문상을 받았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재개발 추진 사업이 무산되고, 은평구청이 주거환경관리사업 정비구역을 지정한 과정에서 서울시 복합공간 SOC 사업까지 선정되면서 겪은 경험들을 논문에 정리했다.

 

그는 “주민 서명을 받으면서 이웃을 만나게 됐고, 조금 더 쾌적하고 아름다운 시설을 만들기 위해 발로 뛰면서 작은 도서관과 키즈카페 등 주민공동체가 입주한 4층 건물을 올렸던 과정이 기억난다. 공무원들이 ‘역량개발’이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작은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독서지도사 자격증과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땄고, 책 분류를 위해 문헌정보학을 배우고 있다. 필요에 의해 했던 공부가 논문이라는 형식으로 완성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해외 출장 중인 김재형 교수가 전해온 심사평에서는 “논문을 읽으며 즐거웠다. 사회 현실 및 여성 분야 논문에서 핵심 경험을 활용했고, 학부 논문으로서의 형식도 준수했다. 여러 면에서 가치 있는 논문이다. 수리마을 마을 살리기 운동을 10년간 참여자의 시선으로 봤다. 재개발 선정과 무산, 의견 수렴, 기반 시설 개선, 복합 공간 건립, 행정절차 갈등, 설계시공 협의 드의 과정이 생생히 드러난다. 특히 학우들이 마을 운동가로 직접 참여하면서 인간과 사회의 핵심 개념, 행정 권력과 힘의 비대칭, 다양한 이해관계, 여성 활동가의 위치성 등과 연결해서 분석했다. 인용은 많지 않으나 사회 경험 분석 뛰어나며 방법론도 현장감 있는 질적 연구로 잘 구현했다. 다만 선행연구와 참고문헌 더 보완해 향후 연구가 더 확장되길 바란다”라고 평했다.

 

진보성 교수 역시 “인문 고전에서 공자님이 ‘이인위미(里仁爲美)’라고 하셨다. 어진 사람이 사는 마을은 아름답다는 뜻인데, 공자님이 현대 시민사회를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이 논문을 봤다면 관민상화(官民相和)라고 하셨을 것 같다. 관과 민이 조화롭게 협력해서 아파트 집값을 올리는 것보다 공유할 시설물과 공간을 함께 고민해 서로에게 돌아가게 고민하는 노력을 보여준 수리마을이 어진 사람들이 사는 대표적인 마을이 아닐까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시골영감 처음 타는 기차노리라 차표파는 아가씨와 승강을 하네 이 세상에 에누리 없는 쟝사가 어디 있나 깎아애다고 졸라대니 원 이런 질색이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예상 시간을 훌쩍 넘기는 발표들로 눈꺼풀이 무거워질 무렵 귀에 익은 경쾌한 노래 가락으로 객석을 깨운 정귀남(경기, 성남시학습관) 학생은 ‘예술’ 분야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은 「일제강점기 만요에 대한 고찰과 만요의 현대적 계승」 발표에서 1930년대의 다양한 노래들을 직접 들려줬다.

 

암울했던 1930년대에 「유쾌한 시골영감」, 「오빠는 풍각쟁이야」, 「세상은 요지경」 같은 재밌는 노래가 유행한 이유가 궁금했던 그는 1930년대 대중가요가 어떤 시대적 의미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하다가 ‘만요’라는 장르를 찾아냈고, 12주 과정의 강좌(「대중가요의 과거, 현재, 미래」)를 수강하면서 만요곡과 현대곡을 함께 분석했다. “청년의 꿈이 생존에서 자아 실현으로 옮겨간 오늘날, 만요와 현대 가요의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사회 모순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노래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는 것이 그가 논문을 통해 내린 결론이다.

 

성연주 교수는 논문평에서 “PPT를 정말 공들여 만든 것이 보인다. 10년 전 한국대중음악학회에서 연구자 1/3이 일제강점기 시대의 만요, 신민요, 재즈 등을 연구 분야로 삼고 있다고 이야기했던 게 기억났다.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한 첫 이유가 바로 만요를 주제로 잡았다는 점이다. 이 주제를 문화교양학과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두 번째 이유는, 만요만 연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썬데이서울>이라는 오늘날 음악과 연결했다는 점이다. 감히 말하자면, 과거의 만요와 현대의 대중음악을 연결한 연구로는 이번 논문이 유일한 것 같다. 대학원에서는 학부와 달리 다른 연구자가 한 말을 정리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말을 주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논문의 시도 자체가 너무 좋았다. 내년에 출범하는 문화교양학과 대학원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있다면, 이 논문을 참고하면 좋겠다.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라고 말했다.

 

우수 논문상은 김재완(경남)의 「해방정국 3년, 친일청산의 실패와 민족 분단 및 이념 갈등의 계기」, 김윤자(경기)의 「성인(聖人) 유해의 성당 매장 문화의 역사적 전개 과정에 관한 고찰-이탈리아 북부 도시의 주요 대성당을 중심으로」, 유지은(인천)의 「한국창작 뮤지컬 속 희랍문화와 문학-일리아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뒤케 이야기 중심으로」 등이 수상했다.

 

스터디 발표에서는 ‘어깨동무’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미경 대표(인천)가 스터디 운영과 활동에 대해 대표로 발표했다. 우수 스터디로는 어깨동무(인천), 배우리(강원), 박하사탕(경기), 청룡(경남), GtoG(대구·경북), 지혜의우물(대전·충남), 민들레(부산), 플로라(서울), 잠실송파(서울), 소담터(서울), 인문의날개로세상을향하다(전남), 지혜의나무(전북), ㅎㆍㄴ인책(제주), 나르샤(충북) 스터디 등이 수상했다.

 

이우창 학과장은 총평에서 “졸업논문이 의무에서 권장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걱정했는데, 이번에 퀄리티가 좋은 논문들을 심사하면서 오히려 놀랐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좋은 논문을 많이 보길 기대하겠다. 수상한 분들 모두 축하드린다. 비록 수상하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논문 한 편을 완성한 모든 분들이 값진 경험을 하셨을 거로 생각하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인천=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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