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시대의 미디어를 밝히는 등불이 되어,
‘영’원히 저희 마음속에는
‘음’ 음음음음~ 음악처럼 남아 있습니다.
‘강’의는 늘 한 편의 다큐였고,
‘승’화된 열정으로 학생들을 이끌어주시고
‘구’ 구구구구~ 구수한 미소의 교수님 감사합니다!”
-경기지역 동아리 ‘칸베베’ 일동
“오늘 정년퇴임하시는 강승구, 이영음 교수님 축하드립니다. 이 좋은 자리에 제자가 달려가서 함께해야 하는데, 장진에 같은 행사가 있어서 찾아뵙지 못하는 점 죄송합니다. 저는 교수님들이 29년 전 젊었던 모습과 정열로 제자들을 가르치셨던 일들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지금도 기억합니다. 참 고맙습니다. 좋은 제자들 키워주시고, 미디어영상학과의 재목들을 만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학교는 떠나시더라도 전국에 흩어진 제자들 기억해 주시고, 만나 뵐 때 맛있는 거 대접하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항상 우리를 잊지 말아 주세요.”
-제1회 졸업생 차재환(배우 차태현의 父, 전 KBS 음향감독)

VCR에서 흘러나오는 학생, 동문들의 마지막 인사 영상에 소강당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두 교수의 눈가는 촉촉해졌다. 미디어영상학과(학과장 이성민) 강승구, 이영음 교수의 정년퇴임식이 2월 7일 대학 본부 3층 소강당(본관 337호)에서 열렸다. 두 교수의 퇴임을 축하하기 위해 100여 명이 모인 소강당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전국 각지에서 오랜만에 만난 재학생, 졸업생, 학생회 임원들은 소강당 앞에 준비된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고, 강승구, 이영음 교수와 마지막 추억의 사진을 남기느라 분주했다.
사회를 맡은 이성민 학과장이 강승구, 이영음 교수의 ‘걸어오신 길’을 소개했다. 강승구 교수는 연세대 졸업 후 미국 미주리대에서 언론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자동차 기업 이미지 광고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 학계에서 ‘이미지 마케팅’ 개념을 처음 도입한 선구자다. 방송대에서 광고와 PR, 이미지 커뮤니테이션 관련 다양한 과목을 강의했다. 사회과학대학장 재임 시절 사회복지학과 창설에 기여했고, 부산, 전북, 서울지역대학장으로 봉사하며 지역 대학의 기틀을 닦았다. 서울지역대학장 재임 시절 국유지를 전환해 남양주 학습센터 부지 900평을 확보하고, 교육부로부터 73억 원의 건축비를 지원받아 센터를 건립하면서 방송대 교육 인프라 확장에도 기여했다.

이영음 교수는 이화여대 졸업 후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석사를, 미시간대에서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에 발맞춰, 「뉴미디어론」, 「그래픽 커뮤니케이션」, 「사이버 사회」 등 최첨단 미디어 관련 강의를 했다. 국가 사회 정보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고, 디지털미디어센터 원장, 미디어영상학과장, 중앙도서관장, 역사기록관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하며 방송대 발전에 기여했다. 무엇보다도 원격교육의 한계를 넘기 위해 부임 초기부터 전국 각지의 학생들을 만나며 제자 사랑을 실천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재학생, 동문 100여 명, 소강당 가득 채워
이어 전국 각지의 학생들과 졸업생, 미디어영상학과 교수진이 마음을 담아 보내온 감사와 축하 영상에서 VCR 축하 영상을 함께 봤다. 카메라를 다루는 학과답게 유려한 편집과 위트가 돋보이는 3편의 영상을 시청했다. 강승구, 이영음 교수는 지난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듯 깊은 생각에 잠기기도 했고, 때론 파안대소하기도 했다. 떠나는 두 분 교수님에게 존경과 감사를 담은 현장 축사도 이어졌다.
미디어영상학과 초대 학과장이었던 김영임 명예교수는 “한 직장에서 정년을 맞을 수 있다는 건 큰 영예이자 명예죠. 대과는커녕 이렇게 많은 학생들의 칭송을 받으며 오늘 이 자리에 서신 강승구, 이영음 교수님께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이제 OB월드에 진입하시는 걸 환영합니다!”라고 말해 객석에 웃음을 터트렸다.

대학원 졸업생인 채종현 동문 역시 “14년 전 처음 대학원 문을 두드렸을 때 우리를 이끌어주셨는데, 이렇게 정년퇴임식에 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희 대학원생들을 너무 잘 지도해주셔서 모두 졸업해 좋은 자리에서 자기 역할들을 잘하고 있는 게 모두 두 분 교수님 덕분인 것 같습니다. 자주 찾아뵙지 못했지만, 마음속으로 늘 기억하고 기회가 닿을 때마다 찾아뵙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대학원 1기 졸업생이자 현재 우송대 교수로 재직 중인 최재웅 동문은 “2012년, 1학기 첫 시험을 마치고 강승구 교수님께서 저를 연구실로 부르셨던 기억이 납니다. 제 딴에는 시험을 못 봐서 혼날 각오로 갔는데, 이렇게 저렇게 공부하면 좋겠다고 따뜻하게 말씀해주셨죠. 너무 당황해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못 드렸는데,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야 감사했다는 말씀을 드립립니다. 논문 지도교수님이셨던 이영음 교수님은 브라질 출장 중에도 제 논문을 꼼꼼히 봐주셨고, 현지 시각 새벽 3시에 답신을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죄송스러웠는데, 그때 굉장히 세세하게 지도해주셔서 잘 마무리하고 강단에 설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라며 뒤늦은 감사 인사를 전했다.
미디어영상학과 17학번이자 전국총학생회장을 역임한 김교호 동문은 축사에서 “강승구, 이영음 교수님의 정년퇴임식 자리에 함께하게 돼 영광입니다. 학부 시절 영상강의실에서 딴짓하지 말라고 하셔서 깜짝깜짝 놀라다 의자 밑에 숨었던 기억도 나네요. 제게 방송대는 인생의 전부이고, 미디어영상학과는 너무나 자랑습니다. 두 분 교수님 앞날에 행복과 건강이 함께 하길 바라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옥태 교수가 강승구, 이영음 교수에게 감사패를 전달했고, 대학원생, 동문, 학부생 순서로 무대에 올라 송공패와 깜작 선물, 꽃다발을 전했다.

“방송대 떠나지만, 계속해서 연구할 것” … 학생 위해 손수 만든 선물 전달도
정년퇴임식의 가장 중요한 순서인 고별사 순서가 되자 소강당은 숙연해졌다.
강승구 교수는 고별사에서 “이렇게 많은 꽃다발과 선물을 받으니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귀한 꽃다발을 바닥에 놓을 수가 없어 계속 들고 있었네요. 28년 넘게 교수로 일하며, 논문과 책을 쓰는 것도 영광이지만, 제자들에게 강의하다가 쓰러질 수 있다면 더 영광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훌륭한 학자가 되기 위해 태평양을 건넜고, 방송대에 와서 열심히 연구하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보직들을 맡아 선배 교수님께 호통을 듣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 연구실 벽에 찰리 채플린이 했던 말 ‘인생이란 가까이서 보면 비극 같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 붙어 있죠. 삶 속에 여러 우여곡절이 있고, 희노애락이 있지만, 어떤 자리에서든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다 보면, 비극 같은 인생을 희극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 제 인생 철학입니다. 박사학위 논문으로 미 학계 최초로 기업 이미지 광고를 분석해서 학계의 추목을 받았는데, 아직 완성을 못했습니다. 퇴임 후 예전 연구를 계속해서 하늘에 돌아가기 전까지 마치고 싶어요. 이제 방송대를 떠나지만 언젠가 제 연구가 책으로 나와 신문에 실린 걸 보고 연락한다면, 따뜻한 차 한잔을 나누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영음 교수는 고별사에서 “강승구 교수님 뒤에 이야기하면 마음이 편해요. 중요한 이야기들은 강 교수님이 다 해주시니까 저는 짧게 할 수 있거든요(웃음). 제가 방송대에서 무얼 했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KNOU위클리> 인터뷰에 다 있으니 보시면 됩니다. 오늘 정년퇴임식 무대에 서니, 여러분이 정말 자산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을 믿고 제가 학교생활을 했던 거 같아요. 너무 과분하게 받았습니다. 여러분이 제게 정말 든든했어요.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울컥한 모습으로 무대를 내려간 이 교수는 깜빡했다며 다시 마이크를 잡고 “스쿠버다이빙 장비로 사용하던 스트랩을 핸드폰 스트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유럽 여행의 필수품이니 하나씩 꼭 가져가세요!”라고 설치 방법을 설명하면서 웃었다.
이성민 학과장은 “두 분 교수님의 진심 어린 말씀,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떠나신다는 말씀에 아쉬움이 크지만, ‘정년’은 끝이 아니라 ‘인생 제2막’의 화려한 시작이라고들 합니다. 인생의 선배님이신 여기 계신 많은 학우님들께서도 공감하시리라 믿습니다”라고 폐회사를 했다. 기념 촬영을 끝으로 미디어영상학과가 준비한 강승구,이영음 교수의 정년퇴임식은 막을 내렸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