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프랑스언어문화학과 현지 전문가 특강

“첫번째로 볼 그림은 자크 루이 다비드라는 화가가 그린「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입니다. 바다도 건넌다는 엄청난 말을 타고 승리를 위해 나폴레옹이 언덕을 오르는 장면인데요. 지금으로 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페이크 뉴스’죠. 실제로는 노새를 탔으니까요. 나폴레옹 사후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 멋진 말이 아니죠. 현실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오늘 제가 전하고 싶은 주제가 바로 이것입니다.

 

130여 개의 눈동자가 고요히 베르나르 루베르 전 프랑스 발랑시엔대 교수(조형예술학과)의 입을 응시했다. 프랑스언어문화학과(학과장 심지영)가 준비한 특강「미술과 정치-선전과 저항」이 2월 25일 저녁 7시 서울지역대학 314호에서 열렸다. 프랑스언어문화학과 학생, 대학원생은 물론 타 학과 학생과 지역 주민까지 70여 명이 신청해 특강에 대한 열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번 특강은 오헬리엉 루베르 객원교수의 부친인 베르나르 루베르 교수가 방한하는 기간 중에 프랑스언어문화학과 학생들에게 프랑스 대학의 교양과정 수준의 원어 강의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2024년에는 「프랑스 회화: 프랑스혁명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로 프랑스 예술을 위주로 강의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2025년에는 「예술로 읽는 유럽: 10세기부터 19세기까지」에서 유럽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번 세 번째 특강은 예술 작품이라고 하면 흔히 ‘예쁜 것’을 떠올리는 인식에 균열을 주기 위해서 ‘정치’와 관련된 작품들을 선정했다. 루베르 교수는 “이번 강의에서는 어떤 사상을 담고 있는 그림, 비판하는 그림, 권력을 찬양하는 그림들을 보면서, 그동안 우리가 아름답게만 생각한 예술이 아닌 이면의 예술을 보면서, 예술과 정치가 만났을 때 어떻게 작동하는지 고민해 보길 바랍니다”라고 강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루베르 교수는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메두사의 뗏목」, 「게르니카」와 같이 보편적으로 알려진 작품부터 「베로네즈 카나에서의 결혼」처럼 조금은 생소한 그림과 함께 영화 「여왕 마고」의 배경이 됐던 ‘성 바르톨로메오 성인 축일 학살’을 그린 그림까지 2시간을 꽉 채운 열정으로 강의를 했다.

 

학우들의 열기도 대단했다. 인문과학대학 전 학과 졸업이 목표라는 1941년생 조건홍 학우는 강의실 맨 앞줄에 앉아 교수님 말씀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눈빛으로 2시간 내내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1회부터 참석하고 있다는 장재진 학우는 특강에서 만난 3명의 학우와 옹기종기 모여 앉아 “비록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특강을 통해 교수님이 평생 쌓아온 강의의 정수를 맛볼 수 있어서 매년 특강을 기다린다”라며 웃었다. 질의 응답 시간에 학생들은 “프랑스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미술교육을 하고 있나요?”, “흔히 알려진 ‘보자르(Beaux-arts)’와 미술대학의 커리큘럼은 어떻게 다른가요?” 등등 궁금했던 질문들을 쏟아냈다.

 

루베르 교수는 늦은 시간까지 조는 사람 한 명 없이 집중하는 방송대 학생들의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면서 “예술은 열려 있는 메시지입니다. 예술은 아름다움을 향한 자유라고 말하고 싶어요. 무언가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런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방법인 거죠. 그게 프랑스 학교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식입니다. 여러분도 아름답게만 생각했던 장식, 풍경, 재현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프랑스문화학과는 2년 전 프랑스 와인 전문가를 섭외한 특강을 포함해 프랑스 전문가 특강을 연달아 개최하고 있다. 특강 동시통역을 맡은 심지영 학과장은 “프랑스 전문가 특강은 현지 전문가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서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불어 능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프랑스 문화와 예술에 대한 관심을 넓힐 수 있는 특강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니, 직접 와서 프랑스 문화의 정수를 느껴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윤상민 기자cinemonde@kn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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