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50회 방송대문학상 현상 공모전

국립한국방송통신대학교(총장 김종오, 이하 방송대)가 ‘제50회 방송대문학상 현상 공모전’을 진행합니다. 방송대문학상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배움과 예술의 끈을 놓지 않았던 수많은 학우들에게 문학적 열정을 꽃피우는 등용문이자 삶의 이정표가 돼주었습니다.〈한국일보〉신춘문예에 당선돼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대의 동문은 “방송대문학상은 내 안의 문학적 열망을 세상 밖으로 당당히 이끌어준 버팀목이었다”라고 말합니다. 수상의 영예를 누리진 못했지만, 방송대문학상에 도전했던 한 학우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글도 한번 써보고, 제 삶도 돌아보는 귀한 시간이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학우들의 치열한 고뇌와 탐색의 문장을 품어 안았던 방송대문학상. 제50회 방송대문학상 현상 공모전을 앞두고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고 있을 학우들을 위해,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선배 수상자들이 전해온 생생한 목소리를 커버스토리에 담았습니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배움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뜨거운 문학적 고뇌를 품고 있다면,

이번 제50회 방송대문학상 현상 공모전에 용기 있게 원고를 던져보십시오.

이 상은 무너진 순간에 나를 일으켜 세우는 빛이 되고,

새로운 인생의 세계를 열어주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지난 50년의 대장정을 넘어, 당신의 손끝에서 시작될

 ‘다음 세기의 첫 문장’을 기다립니다.

 

 

문학적 열망의 ‘버팀목’이자 ‘소환장’
역대 수상자들은 방송대문학상을 가슴속 깊이 묻어뒀던 문학적 꿈을 세상 밖으로 꺼내어준 결정적인 계기이자 자부심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대의 시인(11회 희곡 부문 가작)은 “방송대문학상은 내 안의 문학적 열망을 세상 밖으로 당당히 이끌어준 버팀목이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작가를 꿈꾸던 청춘 시절, 무작정 용기를 내어 밤을 지새우며 쓴 글로 가작을 수상한 그는 문학에 대한 열등의식을 깨부수고 엄청난 용기를 얻었다는 거죠. 이 수상을 발판 삼아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의 영예까지 안았던 그는 “방송대 생활에서 가장 보람 있고 잘한 일이자, 시인이 될 수 있었던 기반”이라며 벅찬 감회를 전했습니다.
방송대 영어영문학과 튜터 및 시인·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여국현 시인(12회 시 부문 가작)은 당시 문학상 심사위원이었던 박재삼 시인의 격려를 ‘시의 세계로 부르는 소환장’이었다고 회고하면서 후배들에게 격려를 전했다.
“이른바 ‘문청(문학청년)’ 시절을 지나던 내게 소설이 아닌 시가 내 글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였어요.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박재삼 시인의 격려는 시의 세계로 부르는 ‘소환장’ 같았죠.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가슴 뜨거운 후배님들께도 그 빛나는 소환장이 당도하기를 바랍니다.”
한국문인협회 여주지부에서 활동하는 오금님 시인(42회 시 부문 당선)에게 방송대문학상은 한마디로 ‘자부심’이다. “주변에 방송대문학상을 이야기하면, 오랜 전통을 지닌 문학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예요. 그래서 저에게 방송대문학상의 의미는 ‘자부심’입니다. 뻔한 답이지만, 지금까지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를 나눌 수 있는 힘이니까요”라고 고백합니다.

삶의 태도를 바꾼 구원과 발견의 순간들
불안한 삶의 여정 속에서 방송대문학상은 ‘나도 해낼 수 있다’는 객관적인 확신과 치유를 선물했습니다.
비록 몸은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지만,  단편영화 제작의 빛나는 꿈을 안고 도전하는 이민권 학우(43회 단편소설 부문 당선)는 “권위 있는 상이라 감히 당선을 꿈꾸지 못했어요. 불안이 피할 수 없이 몰아치는 삶 속에서, 방송대문학상은 내게 ‘하면 된다’는 간단한 삶의 원칙을 다시금 일깨워줬어요”라고 말하면서 도전의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물리치료사 및 건강지원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조영재 동문(45회 단편동화 부문 당선)에게 문학상 수상의 순간은 조금 별달랐습니다. “글 표현에 있어 적어도 바닥은 아니구나를 객관적으로 확인받았던 순간”이었으니까요. 이 확신 덕분에 그는 지금도 시민단체와 종교단체 등에 소소하지만 지속적인 ‘글나눔’을 실천하며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출판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선아 동문(46회 에세이 부문 당선)은 늘 남의 이야기만 읽고 편집하다가 처음으로 자신의 슬픈 이야기를 꺼내어 글로 담아내 당선됐습니다. 그는 재미있게도 문학상을 ‘짬뽕’에 비유합니다. “그 슬픈 이야기가 상을 탔노라고 자랑하고 다닐 때 슬픔과 기쁨이 마구 뒤섞여서 짬뽕이 되더군요”라고 유쾌하면서도 찡한 소회를 전했는데요, 문학이 가진 치유의 힘을 잘 보여줍니다.
문학상 수상자들 중엔 40~50대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재학생 구성과 비례하거든요. 그런데 20대에 이 트로피를 받은 이서현 동문(46회 단편소설 부문 당선)은 조금 이례적입니다. 졸업 후 고등부 입시 강사로 10대들과 만나고 있는 그는 “이보다 더 최악이 있을까요. 끝없는 추락의 시간에도 20대에 따낸 영예로운 트로피는 반짝거리더군요. ‘그렇게 힘차던, 노력하던 순간이 있던가.’ 곰팡내 나는 하루를 얄미운 반짝임 덕에 다시 닦아낼 수 있었죠. 방송대문학상은 무너진 나에게 ‘해낸 적 있잖아’라고 툭 던져주는 내 안의 빛이었어요. 용기만 낸다면 누구나 품을 기회가 주어지는 빛이죠”라며 후배들의 용기를 북돋았습니다.

삶의 지평을 넓혀주는 창작의 원동력
문학상 수상은 끝이 아니었습니다. 수상자들은 그날의 당선을 불씨 삼아 삶을 더 깊게 사랑하고 창작에 정진하고 있습니다.
농학과에 재학하다 건강 문제로 잠시 휴학 중인 조선희 학우(48회 에세이 부문 가작)는 방송대문학상의 기억을 꽃향기에 비유합니다. 오감에 새겨진 감각만큼 강렬한 게 있을까요. 어느 봄날 저녁 버스에서 내려 맡았던 매혹적인 라일락 꽃향기처럼, 그에게 방송대문학상은 은은한 ‘글향’이었습니다. “글쓰기는 내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소리들을 지면에 꽃씨처럼 뿌리는 일입니다. 글에서 꽃이 피면 글향이 사방으로 번집니다. 내 안의 꽃씨를 끄집어내 꽃피워 꽃향을 퍼뜨리게 했던 잊지 못할 상이죠.”
요양병원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김태완 동문(47회 단편소설 부문 당선)은 수상 이후 더 많은 책을 읽고 글쓰기를 연습하고 있는데요. 그도 이렇게 말합니다.
“그럼에도 어떤 나아감 없이 늘 제자리로 돌아와 낙심하는 저 자신을 만나기는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라고 저 자신을 다독거립니다. 당시 방송대학보에 실린 저의 수상 기사를 오려서 책상 앞에 붙여뒀어요. 기사의 제목은 ‘불씨가 되어 준 당선 소식, 의미 있는 글 쓰겠다’인데요, 저는 그 기사의 제목처럼 오늘도 의미 있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는 문학적 완성을 향해 여전히 처절하게 몸부림치며 정진하고 있었습니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일선 부대 대대장을 끝으로 전역해 방송대를 찾은 송명흡 학우(48회 에세이 부문 당선)에게 문학상 수상은, ‘연어의 모천회귀(母川回歸)’였습니다. 그는 “‘군대’라는 다른 세상을 떠돌다 이제야 어릴 적 가슴에 품었던 것들로 되돌아갈 수 있는 힘과 문을 열어준 곳이 바로 방송대이며, 방송대문학상 도전이었습니다”라고 고백합니다.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법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원 문예창작콘텐츠학과에 진학한 허석준 원우(48회 단편소설 부문 당선)에게 문학상 수상은 인생의 터닝포인트였습니다.
“완성되지 못한 글들이 가득하던 습작 노트는 어느새 하나씩 완결된 글들로 채워지고 있었고, 노트만큼 내 삶도 채워졌어요. 졸업 후 글쓰기를 더 배워보고픈 욕심에 대학원까지 입학했고, 이제는 영문학에도 흥미가 생겼어요. 길을 걷다가도 비둘기를 쳐다보다가도 스마트폰을 꺼내 메모장을 켜고 몇 글자 끄적거리기도 합니다. 이런 모든 변화가 방송대문학상에서 시작됐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

‘다음 세기의 첫 문장’을 기다리며
역대 수상자들이 지나온 반세기의 자취는 저마다 달랐지만, 그들이 입을 모아 전하는 메시지는 단 하나, 바로 ‘망설이지 말고 내 안의 꽃씨를 터뜨리라’는 것입니다.
일과 가사, 학업과 생업을 치열하게 병행하는 방송대 학우들의 삶은 그 자체로 이미 한 편의 거대한 독창적인 서사이자 서정입니다. 나날의 삶에서 길어올린 나만의 진솔한 목소리는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강력한 문학적 힘을 가집니다.
배움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뜨거운 문학적 고뇌를 품고 있다면, 이번 제50회 방송대문학상 현상 공모전에 용기 있게 원고를 던져보십시오. 선배들이 그러했듯, 이 상은 무너진 순간에 나를 일으켜 세우는 빛이 되고, 새로운 인생의 세계를 열어주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지난 50년의 대장정을 넘어, 당신의 손끝에서 시작될 ‘다음 세기의 첫 문장’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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