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언제나 항상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쉬었다 가도, 돌아가도 괜찮아요.
그래도 우리의 삶은 계속되니까요.
지난 주말 저는 ‘2026년 프랑스어 여름 캠프’에 참여했습니다. 다른 대학에서 강의 중이신 원어민 선생님들과 액티비티 수업으로 주말 이틀간 집중해서 프랑스어를 즐겁게 배우고, 유명 프랑스 제빵사님이 직접 만들어 주신 뺑오쇼콜라, 브리오슈, 파리브레스트 같은 프랑스 빵을 나눠 먹으며 프랑스 문화에 한층 가까워진 시간이었습니다. 캠프를 통해 방송대 특성상 평소 오프라인에서 만나기 힘든 학우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프랑스언어문화학과에서 공부한 지 벌써 6년째가 되어 갑니다. 처음 입학한 2020년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닫혔고, 귀국 비행기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해였습니다. “매일 똑같은 회사 일은 그만하자”, “작은 빵집을 하며 소박하게 살고 싶다”라는 꿈을 안고 도쿄에 있는 제과 학교에 가서 2년 반 동안 공부를 하고 돌아왔지만, 이상과 현실은 서로 어그러져 저는 깊이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에 가서 공부를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뭘까?’, ‘어떻게든 무엇이든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등록금이 부담되지 않는 방송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에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프랑스어는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배웠지만, 제가 기억하는 것은 ‘Bonjour(안녕하세요)’, ‘Comment allez-vous(어떻게 지내나요?)’, ‘Mon Cher Tonton(몽쉘통통: 그때 당시 과자 이름)’ 뿐이었습니다. 20대도 아닌데, 이제 와서 과연 대학 공부를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고요. 그러나 우리 학과는 다양한 학습 배경을 가진 학우들의 이러한 걱정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입학 첫해 신·편입생을 위한 줌 온라인 「프랑스어 튜터 특강」이 마련돼 있었습니다. 저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오후 4시 여우의 기다리는 마음’으로 매주 한선혜 선생님의 특강을 들었습니다. 튜터 특강으로 프랑스어 기초 학습 능력을 키웠을 뿐 아니라, 고립돼 방 안에만 있던 저는 정서적 안정까지 찾을 수 있었습니다.
공부가 늘 순조로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직 듣지 못한 강의가 남아 밀려 있었고, 한 학기는 순식간에 지났습니다. 반복 수강으로 학우들 사이에서 어렵기로 소문난 이용철 교수님의 문법 과목은 간신히 낙제를 면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저는 차츰 일상을 되찾았고, 빵 만드는 일은 아니지만, 전에 하던 경험을 살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새로운 회사와 업무에 적응도 해야 했습니다.
하루가 바쁘게 지나가고, 공부가 정체돼 있을 때 힘이 돼 준 것은 한 번 보면 이름을 모두 기억하는 오헬리엉 루베르 교수님이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회화특강」에서 만난 학우들이었습니다. 마음 맞는 학우들과 스터디를 시작했고, 정보를 나누고 서로 격려하며 지금까지 계속 함께 공부하는 사이가 됐습니다.
또한 저는 한석현 교수님의 「프랑스현대소설강독」 모임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어로 된 책을 읽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2022년에 시작해서 벌써 4년이 됐네요. 강독 모임에서 아니 에르노(Annie Ernau)의 『단순한 열정(Passion simple)』을 읽는 중에 아니 에르노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같이 듣는 특별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왜 방송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졸업하고 또 같은 프랑스언어학과를 다니냐고 묻는다면, 아직 공부는 끝이 나지 않았고, 같이 할 학우들, 그리고 방향을 올바르게 이끌어 주시는 훌륭한 교수님들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삶이 언제나 항상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방향으로 계속 가다 보면 언젠가는 그 길에 다다르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걸어봅니다. 방송대에서 공부는 삶의 나침반이 되어 주고 있고, 저는 오늘도 그 길을 계속 걷고 있습니다. 쉬었다 가도, 돌아가도 괜찮아요. 그래도 우리의 삶은 계속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