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   화제의 인물

방송대서의 배움은 그의 삶에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

배움은 젊은 학생들만의 몫이 아니라,

삶의 어느 시점에서든 스스로를 확장할 수 있는 힘이라는 사실을

그는 학생의 자리에서 보여주고 있다.


좋아하던 것이 삶이 되고, 삶이 곧 일이 됐다. 김동찬 학우(농학과·1)에게 농사와 양봉은 선택의 결과라기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진 삶의 흐름이다. 남도의 끝자락 경상남도 창원시 구산면 석곡마을에서 태어나 자라고 지금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은 그는, 자연과 함께 살아온 시간이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좋아하던 양봉을 업으로 삼고, 그 삶을 다시 배우기 위해 학생의 자리로 돌아온 그의 시간은 ‘덕업일치’라는 말로 가장 정확하게 설명된다.
구산면 석곡마을은 그에게 단순한 고향이 아니다. 태어나 자라고, 지금도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삶의 터전이다. 농사와 양봉을 하며 살아온 그는 자신을 “여전히 이곳에서 살고 있는 복 받은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도시로 나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온 시간이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줬다는 확신에서 나온 말이다.
4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집안의 기둥이었다. 철이 들기도 전부터 지게를 메고 들로 나갔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논과 밭이 그의 교실이 됐다. 또래 아이들이 놀이터를 오갈 때, 그는 어른들 틈에서 농사의 기본을 배웠다. 책을 붙잡고 공부할 여유는 많지 않았지만, 흙을 만지고 계절을 읽는 감각은 몸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50여 년이 흐른 지금, 그는 약 2만 평 규모에 달하는 벼농사와 밭농사, 그리고 양봉을 병행하고 있다. 농부의 일은 해가 뜨기 전부터 시작돼 해가 질 때까지 이어진다. 날씨와 계절, 자연의 변화에 따라 하루의 계획이 달라지고, 예상치 못한 변수도 많다. 그만큼 손이 많이 가는 직업이지만, 씨를 뿌린 만큼 결과가 돌아온다는 점에서 농사는 분명한 보람을 준다. 그는 “땅과 벌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정성을 들인 만큼, 결국은 답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양봉’과 인연
양봉과의 인연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시작됐다. 초등학교 3학년 시절, 담임교사가 사택에서 벌을 키우는 모습을 본 것이 계기였다. 벌통 주변을 분주히 오가는 꿀벌과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꿀은 어린아이의 눈에도 신비로운 세계였다. 그는 부모님에게 한 달 넘게 졸랐고, 결국 작은 벌통 하나를 얻으며 ‘꼬마 양봉인’이 됐다. 그 경험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평생의 방향이 됐다.
벌은 그에게 생계 이상의 의미를 가르쳐줬다. 꿀벌은 혼자 일하지 않고, 자연을 거스르지도 않는다. 꽃이 피는 시기를 기다리고, 환경이 허락하는 만큼만 꿀을 모은다. 그는 벌을 보며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태도를 배웠다고 말한다. 무리하지 않고, 욕심내지 않으며, 제 몫을 다하는 삶. 그것이 그가 오랜 시간 지켜온 원칙이다.
이런 삶의 태도는 ‘꿀며든다’라는 말로 정리된다. 꿀과 함께 자연 속으로 스며든다는 의미를 담은 이 표현은, 그가 살아온 시간을 가장 잘 설명한다. 빠른 성과보다 시간과 정성이 천천히 배어드는 과정을 소중히 여기고,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믿음이 이 말 안에 담겨 있다.
그는 좋은 꿀을 고르는 기준 역시 복잡하지 않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맑거나 인위적으로 향이 강한 꿀보다는, 계절과 꽃에 따라 색과 맛이 조금씩 다른 것이 자연에서 거둔 꿀의 특징이다. 차가운 곳에 뒀을 때 결정이 생기는 것도 이상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산 과정이 투명한지, 벌과 환경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채밀했는지 여부다. 그는 “좋은 꿀은 단맛보다 먼저 향과 여운이 남는다”라고 설명한다.

가족 부양 마치고 늦깎이 대학 생활
이처럼 현장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그가 대학에 진학하게 된 계기는 다소 늦은 ‘자기 차례’였다. 젊은 시절 그는 가족을 부양하며 동생들의 학업과 자녀 교육을 우선에 두고 살아왔다.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고, 모두 출가시키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그는 “그때가 되니까 이제야 제 차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부를 못 해봤으니까, 이제는 내가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라고 말한다.
최근 그는 또 하나의 도전에 나섰다. 수십 년간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돌아보고, 스스로의 전문성을 점검하기 위해 양봉 분야 최고 수준의 ‘마이스터’ 자격에 도전했다. 몸으로 익힌 기술을 이론과 시험으로 다시 마주하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그는 1차 시험에 합격하며 그간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현재는 까다로운 2차 역량 평가를 앞두고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적으로 아직 단 한 명도 배출되지 않은 이 자격은, 매년 필기 합격자조차 열 명 남짓에 불과할 만큼 문턱이 높다.
그는 누구보다 바쁜 일상을 보내기에 공부 시간은 주로 밤이다. 모두 잠든 새벽, 하루 두세 시간 남짓이 그의 공부 시간 전부다. 농번기와 온라인 판매 성수기에는 새벽 2시까지 작업을 마쳐야 다음 날 택배를 준비할 수 있어 체력적인 부담도 크다. 그럼에도 그는 공부를 멈추지 않는다. “그 시간이 아니면 할 수가 없어요.” 그의 말은 담담하지만, 그 안에는 오랜 시간 쌓아온 책임과 의지가 묻어난다.
방송대서의 배움은 그의 삶에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이 강의실에서 만난 이론과 연결될 때, 그는 농업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배움은 젊은 학생들만의 몫이 아니라, 삶의 어느 시점에서든 스스로를 확장할 수 있는 힘이라는 사실을 그는 학생의 자리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는 또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제공자로 3년째 참여하며, 자신이 지켜온 농업의 가치를 지역사회와 나누고 있다. 꿀을 매개로 이어지는 이 활동 역시 자연과 사람을 잇는 또 하나의 방식이다. 석곡마을의 들판에서 시작된 그의 삶은 농부로서 여전히 벌을 돌보고, 땅을 가꾸며,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동시에 학생으로서 배우고 질문하며, 자신의 삶을 다시 정리하고 있다.
꿀처럼 천천히, 그러나 깊게 스며든 시간.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그 업을 다시 배움으로 확장해 나가는 그의 이야기는 농업이 과거에 머무는 일이 아니라 현재이자 미래가 될 수 있음을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창원=박영애 학생기자 tellto2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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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1***
    김동찬대표님은 온화적인성격으로 학우들과 세심 배려를 갖춘 리더자 입니다 방통대 농학과 항상 최선을 누구보다 앞장서는 선구자적 역활을 수행하며 모범적인 학생입니다 농학도로서 양봉업을 어릴적부터 배워 50어년을 종사 해온 양봉업의 대가이며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수출을하고 있으며 향상 제일을 목표 로 수행하고 있으며, 최고가 되리라 밉습니다.
    2026-07-27 16:02:49
  • bos0***
    주경야독이 방통대인의 숙명이라지만 건강관리하며 하시길 빕니다 양봉마이스트 꼭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2026-07-27 13:41:04
  • hsal***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끝내 꽃을 피워 오신 김동찬 대표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남은 필기 시험도 합격하셔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꿀의 장인이 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대표님의 열정과 도전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농학괴의 큰 자랑이자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 될 것입니다. 진심으로 합격과 앞으로의 더 큰 성공을 기원드립니다. 인터뷰 기사 써 주신 박영애 기자님 수고하셨습니다.
    2026-07-27 13: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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