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들어, 정지안(김혜준)”이라는 대사를 무한 반복했던 ‘정진만’(이동욱)이 ‘살아 돌아왔다’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1 에피소드1에서 차가운 주검으로 등장했던 정진만은, 2년 만에 공개된 시즌2 에피소드1에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액션을 선보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지만, 이제 주객이 전도됐다. 정지안은 “잘 들어, 삼촌”이라고 선언하며 킬러들의 세계를 떠나 평범한 대학생으로 돌아가려 한다.
7월 22일 1·2회를 공개한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연출 이권, 각본 지호진‧이권)은 공개 첫날 기준 전 세계 디즈니플러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한국 콘텐츠 가운데 최다 시청 기록을 세우며 전작의 인기를 뛰어넘었다. 2024년 공개된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1은 미국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024 최고의 인터내셔널 TV쇼’와 <타임>지가 뽑은 ‘올해의 한국 드라마 톱4’에 이름을 올리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시즌에서는 죽음을 위장했던 진만의 숨겨진 이야기와 목숨 건 반격에 나서는 지안의 강렬한 변신이 그려질 예정이다. 두 사람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머더헬프의 최강 전력인 ‘민혜’(금해나), ‘파신’(김민), 팀의 브레인 ‘브라더’(이태영)가 다시 뭉쳐 한층 막강해진 팀워크를 선보인다. 진만을 향한 복수심으로 질주하는 빌런 ‘베일’(조한선)을 비롯해 바빌론 동아시아지부의 핵심 인물인 ‘쿠사나기’(정윤하), ‘큐’(현리), ‘제이’(오카다 마사키)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시즌2의 스케일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8년차 배우지만, 분량에 연연하지 않고 늘 새로운 캐릭터, 장르에 끌린다는 이동욱 배우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2년 만에 시즌 2로 돌아왔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다려주신 팬들에게 너무 감사드리고요. 어쨌든 시즌 1에 대한 사랑이 바탕이 돼서 시즌 2가 제작돼서 정말 기쁘고요, 정진만을 한 번 더 연기하게 돼서 좋았습니다.
시즌 1에서는 ‘정지안’ 역을 맡은 김혜준 배우가 신인이기도 했고, 삼촌과 조카라는 설정이 어울렸는데, 2년이 흘러서 김혜준 배우 인지도도 올라가기도 했고, 느낌이 좀 달라졌을 거 같아요.
그런 거는 전혀 없고요. 왜냐하면, 지가 인지도 많아져 봐야(웃음). 농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 1, 2의 주인공은 정지안이라고 생각해요. 김혜준 배우가 많은 부담을 짊어지고 가는 작품이라 저는 그냥 잘 붙자는 마음으로 했죠.

시즌 2 제작한다고 했을 때, 감독님이 어떤 방향, 키워드를 준 게 있나요?
감독님이 “시즌 2 할 거야” 딱 한 마디 했어요. 그게 끝이었습니다. 그다음은 각자 알아서 하는 거죠. 감독님은 글 쓰고 구상하고, 저는 다시 정진만 되기 위해서 외적으로는 정진만 몸으로 돌아가려고 증량하고요. 시즌 1 다시 보면서 어떻게 연기했나 리마인드 했죠. 글이 나올 때까지 덤덤히 기다렸어요. 2년이 지나서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데, 「구미호뎐1938」 때처럼 가능해지더라고요. 인간은 역시 적응의 동물이 아닌가 싶었죠(웃음).
시즌2는 시즌1 마지막 장면에서 시작되죠.
시즌1 마지막에 정진만이 살아 돌아오는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시즌1 찍을 때 감독님이랑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정지안이 집 안에서 고군분투할 때 정진만은 뭐했을까?” 하고 물어봤더니, “베일이랑 싸우고 있었겠지, 베일까지 여기 오면 안 되니까”라고 말하더라고요. 이미 염두에 둔 부분이라 크게 어렵진 않았고요. 다만, 구체적으로 뭘 보여줄까,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어떻게 해소시켜 드릴까가 더 중요했습니다.

시즌1에서는 정진만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는데, 시즌2 시작하자마자 살아나서 긴장감이 떨어질 수도 있잖아요.
시즌2 에피소드1 제목이 그래서 ‘정진만의 그날’입니다. 정진만이 그날 뭘 했는지 깔끔하게 시청자들에게 해소하고 가는 게 감독님 의도였어요. 그래야 다음 이야기로 넘어갈 수 있으니까요. 언제까지 죽은척하면 지루하죠. 그 뒤에 정진만과 정지안을 새롭게 위협하는 세력이 등장하는데, 지안이가 평범한 삶을 꿈 꿔서 섬으로 가요. 과연 킬러들이 지안이를 그대로 둘 것인지, 아니라면 정진만은 지안이를 지키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그렇게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시즌1의 정진만은 시즌1과 비교할 때 달라지나요?
달라진 게 없어요. 시즌2 에피소드1도 시즌1 에피소드1의 연장선에 있잖아요. 정진만의 새로운 모습보다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성격 자체가 흔들림이 없잖아요. 그걸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죠. 어떤 상황, 위기가 닥쳐도 시청자들은 ‘정진만은 이 위기를 헤쳐나갈 거야’라고 믿을 거로 생각해서, 든든한 캐릭터로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시즌1에서도 정진만 비중이 크진 않았는데, 시즌2는 어떤가요?
비슷합니다. 요 정도가 좋습니다(웃음). 촬영할 때 좋죠. 제가 그래서 늘 이야기 하는 게 “정지안이 주인공”이라고(웃음). 작품 선택할 때 분량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은 거 같아요. 제가 표현할 수 있고, 그게 시청자에게 어떻게 각인되는가가 더 중요하죠.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1,2에서 정진만의 분량, 극 중 활약도 역시 감독님이 생각하기에 가장 적절한 분배 아니었을까 싶어요. 올해로 28년차인데, 분량 욕심을 언제까지 낼지, 염치 없지 않나요(웃음).
분량은 적지만 존재감이 짙어요.
감독님이 글을 그렇게 잘 써주셔서요.
그래도 배우가 살려야 하는 거잖아요.
그렇게 살렸어요. 제가(웃음)!

액션이 좀 더 커지겠다는 예상은 들더라고요. 액션 준비는 어떻게 하셨어요?
항상 많이 받는 질문인데요. 제가 그때마다 너무 죄송한 게, 준비를 하는 게 정말 없어서요. ‘석달 정도 트레이닝했어요!’ 이런 답을 기대하셨을 텐데, 저는 예전에 그런 과정을 다 겪어서, 그냥 합니다(웃음), 저는 액션은 첫째는 무조건 안전이라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누구도 다쳐서는 안 된다는 거죠.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 스턴트 액션팀도요. 두 번째는 왕도가 없다. 끝임없이 반복, 연습밖에는 답이 없지 않을까 싶어요.
캐릭터마다 액션 스타일이 다른 것도 관전 포인트더라고요.
감독님, 무술감독님 모두 염두에 두신 부분이 바로 그건데요. 캐릭터마다 액션 스타일이 달라야 한다는 점이었죠. 상성과 상극이 맞았을 때 오는, 예상치 못한 쾌감이 있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게임 캐릭터 같은 느낌도 들어요. 누구는 단검, 누구는 장검 2개로 액션을 하니까요. 그런 게 우리 시리즈의 매력 포인트고, 대중이 좋아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정진만의 액션 스타일은 군더더기 없는 동작의 깔끔함이죠. 총 쏘는 것도 그렇고요. 무력의 정점은 오히려 베일이나 새로 등장하는 일본인 캐릭터일 수 있어요. 다만, 정지만은 그들이 가지지 못한 지략과 지혜를 가지고 있는 거죠. 감독님이 잘 설정하신 거 같아요. ‘힘 대 힘’으로 부딪혀서는 절대 끝낼 수 없다는 걸 정진만이 잘 알고 있다는 거죠.

증량도 하셨죠?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1 때도 평소 체중보다 7~8㎏ 늘렸죠. 아무래도 용병이고 킬러잖아요. 지안의 든든한 버팀목이어야 하니까 증량할 수밖에 없었죠. 어쨌든 해야 하는 거니까 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3~4개월 동안 매일 네 끼, 다섯 끼 단백질 위주로 먹고, 운동 강도도 높여가면서요. 시즌2 준비라면 그 정도겠네요.

1회에서 베일 역을 맡은 조한선 배우의 액션씬이 스타일리쉬하더라고요.
조한선 배우에게 미안했어요. 1인 2역을 하는 입장이 된 거니까요. 뭐, 사실 감독님이 미안해야 할 일이긴 하지만(웃음). 조한선 배우가 제게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정진만의 걸음걸이, 액션 스타일을 많이 연구했어요. 아마 눈치 빠른 시청자는 캐치했을 텐데, 베일인 척 하는 정진만과, 평소 베일의 액션이 달라요. 그 시퀀스를 거의 6일 정도 엄청 고생하면서 찍었는데, 저는 또 마지막 장면에서 가면만 휙 벗는 걸로 나오면 되니까, 미안했습니다(웃음).
김혜준 배우의 액션도 훨씬 정교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져요.
육체적으로 시즌2 액션 퀄리티가 더 좋아졌어요. 총기 다루는 것도 시즌1보다 잘하더라고요. 모니터 보다가 “야, 너 이제 정말 잘한다”라고 저도 모르게 말이 툭 튀어나왔다니까요. 기특하고 좋았어요. 혜준 배우의 태도를 보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시리즈에 대한 무게감이 클텐 데 덤덤히 받아들여서 한 발 한 발 나가더라고요. 꾀도 부리지 않고, 진중하게요.

시즌2에서는 외국 배우들도 등장하는데, 호흡은 어떠셨어요?
새로운 캐릭터죠. 일본인 연기자가 합류했어요. 사실 소통에 대해 걱정을 조금 했는데, 준비를 너무 많이 해오셨더라고요. 시즌1 성공 이후 합류하면 부담감이 없지 않을 텐데, 그래서인지 더 철저하게 준비를 해오셔서 별 어려움 없이 촬영했습니다. 4월에 촬영을 시작했는데, 한국에 1월에 와서 준비를 했대요. 그런 게 진짜 액션 준비죠. 전 그냥 한 거고(웃음). 현장에서도 귀를 많이 기울이더라고요. 융화하려는 노력이 보였달까요? 감독님 말씀, 동료 배우 이야기를 들으면서 의견을 받아들이려고 해서 굉장히 고마웠어요.

몸으로 대화하는 액션 씬은 어떠셨어요?
제가 뭘 가르친 건 없고요(웃음). 아무래도 액션 경험이 몇 번 있으니까. 단순히 주먹 내지르고 발 차고 총 쏘는 거보다는, 그 안에 제이가 정진만을 어떻게 생각해서 주먹이 나오는지 생각해보자고,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액션을 하다 보니, 할수록 액션은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진만이 베일을 상대할 때는 죽을 힘을 다해요. 이 싸움을 끝내기 위해서죠. 네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라는 생각으로 하죠. 그런데 그런 감정이 아닌 걸로 하는 액션이 후반부에 있습니다. 적당히 방어하면서요. 상대방과 어떤 관계인가에 따라 액션의 방법, 깊이가 달라지는 거 같아요. 할수록 더 느껴져요. 그래서 점점 더 어려워지는 거 같고요. 예전엔 동작을 배워서 상대 배우와 합 맞추는 게 끝이었다면, 지금은 한 발짝 더 들어가서 생각하고, 여기서는 내가 주먹을 한 번 더 뻗겠다, 피하겠다 같은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습니다.
액션도 액션이지만, 인물들간 디테일한 감정선, 관계성에도 눈길이 가더라고요.
역시 시즌1의 연장선이라 생각해요. 머더헬프팀, 베일이라는 거대한 적도 그대로라 이어가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새로 나오는 적과 정진만의 관계는 후반부에 밝혀질 겁니다. 기본적으로 머더헬프팀은 배우들이 친구 이상의 두터움, 끈끈함이 있는 느낌으로 촬영했어요. 굳이 말하자면, 정진만은 그래도 책임을 지는 캐릭터라는 생각했어요. 첫째로 조카의 안위가 중요하지만, 파신과 함께 쇼핑몰 차리면서 위기를 헤쳐나가고, 동료를 데려오는 것들 모두 주변인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는 거죠. 그 안에서 정진만 캐릭터가 빛을 발합니다. 그런 능력 때문에 맞서 싸울 수 있고요.

끈끈함을 유지하기 위해 현장 밖에서 배우들끼리 모이기도 했나요?
거의 없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고요. 너무 고마운 게, 머더헬프팀 배우들이 다 저를 정진만 캐릭터로 대해줬어요. 그게 메쏘드 연기인지를 물어보진 않았지만, ‘우리의 리더’, ‘우리의 대장’ 같은 느낌으로 저를 대해줘서 저 역시 그 속에 자연스럽게 동화됐죠.
책임감이 컸겠습니다.
제일 늙고, 선배죠. “지안아, 이 드라마는 니 드라마다”라고 늘 혜준 배우에게 말하면서(웃음).현장 편하게 하려고 괜히 농담도 하고, 쿠사나기 연기한 정윤하 배우는 새로 합류했는데 정말 많은 부담이 있었거든요. 기본적으로 3개 국어를 해야 하는 캐릭터인데, 일본어는 어두운 세계의 닌자 같은 말투, 영어는 또 다른 느낌, 한국어도 또 다르게 준비해서 하더라고요. 1인3역 같은 연기로 힘들어하길래, 좀 다독거려줬어요. 그렇게 오지랖을 좀 부렸죠, 뭐.

2년 만에 다시 만난 배우들은 어떠셨어요?
다행스럽게도 그들이 성장한 게 이 작품 시즌1이었어요, 촬영장에서 애티튜드가 변질되지 않았더라고요. 저는 되게 기뻐요. 시즌1 통해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금해나 배우가 상도 받고, 대중에게 알려져서, 지금도 끊임없이 작품 찍고 있더라고요. 너무 좋아요. 시즌1에서 지안에게 진만의 죽음을 알려주는 형사 역할을 한 배우는 13~14년 만에 만난 건데요. 시즌1에서 너무 짧게 나왔는데, 시즌2에서 감독님이 더 확장시켜 주셔서 너무 좋았죠. 감독님께서 그렇게 캐스팅을 적재적소에 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덕에 배우들이 더 빛을 발하지 않았나 싶고요.
「학교」 시리즈에서 같이 연기한 조인성 배우는 극장에서 활약 중인데, 혹시 액션 경쟁한다는 생각은 안 드세요?
경쟁하는 느낌 전혀 없어요. 「HOPE」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 인성이가 저랑 동갑인데, 수술한 몸으로 액션하기 쉽지 않았을 거예요. 해본 입장에서 느껴지거든요. 그 친구도 저도 건강하게 오래 하면 좋겠습니다. 사실 학교 시리즈 같이 한 배우 중에 현역에서 활발한 사람은 저랑 인성이 둘뿐이어서, 더 활발하게 하면 좋겠다 싶어요.

「핑계고」 같은 예능에 출연하면서 배우가 아닌 신선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어요.
10회 출연해서 명예계원이 됐는데요. 배우로서는 1호입니다. 이걸 좋아해야 할지(웃음). 예전에는 배우 이동욱이었는데, 지금은 ‘욱동이’라는 캐릭터로 또 다른 콘텐츠가 생긴 건데요. 시청자들이 친밀하게 느끼시는 거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걸 공감해 주기도 하시고요. 올해 활약이 좀 미진했는데, 그렇다고 너무 기대는 하지 마세요. 부담스러워요(웃음). 촌캉스 다녀왔는데, 지금 스케줄 조율 중입니다.
예능에서 비치는 모습처럼 약간 심드렁하면서도 열심히 하는 성격이신가요?
지금 인터뷰는 전혀 심드렁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웃음). 「핑계고」에서 보이는 심드렁함은, 제 캐릭터라기보다는 일상에서의 제 모습 같아요. 애초에 감정 기복이 그렇게 큰 사람이 아니거든요. 표현이 크고 많은 사람도 아니라, 사람들이 그런 제 모습을 보면서 심드렁하다고 하는 것 같아요. 시청자들이 그런 모습을 좋아해 주시고, 웃어 주셔서 저야 좋죠.

28년차라고 하셨는데,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롱런하는 비결 중에 그런 성격도 한몫한다고 생각하게요?
그런 성격이 바탕이 되는 거 같기도 해요. 아주 예민하지 않다는 건 아닌데, 뭔가에 깊이 빠져드는 사람이었다면, 지금까지 수많은 실패 속에서 헤어나지 못했을 겁니다. 슬럼프도 겪어봤고, 부침도 겪었는데, 결국 나를 깨우는 건 내가 움직이는 거밖에 없더라고요. 주변인에게 고민을 거의 이야기하지 않아요. 해결되지 않거든요. 결국엔 제가 부딪혀서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직 못한 장르, 캐릭터가 너무 많아요. 뭔가 탐험하는 느낌으로 기다리고 있고요. 그런 기회가 오면 즐겨봐야죠.
기대만큼 성과가 안 나올 때도 특유의 심드렁함으로 극복하는 편인가요?
아니죠. 당연히 아프고 힘들죠. 책임감이 없을 수 없거든요. 작품이란 게 묘해요. 어떻게 배우 혼자, 감독 혼자, 제작자 혼자 책임을 지겠어요? 다 맞물려 있어요. 그럼에도 타이틀롤이란 걸 제일 많이 했으니, 그에 대한 책임감, 아쉬움, 아픔, 슬픔이 있죠. 근데 거기에만 빠져 있다면, 그렇게 실패한 채로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걸 심드렁이라고 표현한다면, 그렇겠지만, 빨리 빠져나오는 방법은 최대한 몸을 움직이는 거예요. 루틴처럼 매일 운동하고, 남들 보기에 ‘왜 저렇게 안 쉬어?’ 할 정도로 계속 작품을 하는 거죠. 쉬면 뭐 하나요, 늙기만 하지(웃음). 찾아주실 때, 기회 주어졌을 때 열심히 해야죠. 이렇게 계속 성실함 가지고 사는 게 제게는 의미 있는 인생 같아요.
28년차라 분량 욕심 언제까지 내겠냐고 하셨는데, 그러면 지금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뭔가요?
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안 해본 캐릭터가 좋아요. 그런 의미에서 「킬러들의 쇼핑몰」이 즐거운 작업이었고요. 물론 액션을 많이 했지만, 각종 화기, 총, 칼을 종류별로 써볼 수 있는 캐릭터를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쉽지 않거든요. 그런 면에서 재밌는 작업이었고요. 「킬러들의 쇼핑몰」이 가진 독특한 세계관도 그런 점에서 마찬가지죠. 늘 염두에 두는 건,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캐릭터나 장르인 거 같아요. 아직도 안 해본 게 많아요. 형사 역할은 했지만, 본격 수사물이나 정치 드라마도 아직이고요.

시즌1부터 영화 「아저씨」랑 비교됐죠.
너무 좋죠. 홍보팀장님이 댓글을 하나 보내줬는데요. ‘전 세계에서 건드리면 안 되는 3명은 리암 니슨 딸, 아저씨 옆집 꼬마 그리고 정진만 조카’ 너무 좋았습니다(웃음)
이권 감독님은 시즌 2 키워드를 ‘반격’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시청자들에게 관전 포인트 하나 알려주신다면요.
놀이기구에 탄 심정으로 신나게 즐겨주시면 좋겠어요. 재미는 저희가 보장할게요. 정진만과 정지안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습들이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요?

시즌 3에 대한 논의는 하고 있나요?
전혀 없죠. 진짜 없어요. 시즌 2도 사실 시즌 1의 성공을 바탕으로 찍게 된 거라서요. 시즌 2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무도 모르니까, 감독님도 그런 언급을 안 하시죠.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요. 디즈니+ 마음도 아무도 모르고요. 만약 한다고 하면, 저야 하죠! 집에서 놀면 뭐해요, 늙기만 하지(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