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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건강한 시민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다시 배우는 사람일 것입니다.

 

예로부터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자 수학(修學)의 시기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맞이하는 배움의 가을은 조금 특별합니다. 세상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깊게 변하며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로 들어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방송대의 가을에는 저마다 다른 삶의 시간들이 와글와글 모여있습니다. 출퇴근길에 강의를 듣는 사람, 늦은 밤, 일을 마치고 책상 앞에 앉는 사람, 오래 품어온 꿈을 다시 꺼내 든 사람, 퇴직 이후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사람, 해외의 다른 시간대에서 공부하는 동포들까지. 살아온 시간도, 공부하는 이유도 다르지만 한 가지는 같습니다. 오늘의 나에 머물지 않고 내일의 나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인류는 지금 거대한 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정보를 찾고 글을 쓰고 일하는 방식은 물론, 지식을 생산하고 소통하는 방법까지 바꾸며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에 배운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AI가 수많은 답을 빠르게 제공할수록 중요한 것은 더 많이 기억하는 능력이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무엇을 질문할 것인가, 무엇이 중요한지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 우리가 가진 지식과 기술을 어떤 삶과 사회를 만드는 데 사용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힘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정보가 넘쳐날수록 사실과 거짓을 가려내는 비판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개인의 경계가 단단해질수록 다른 사람의 생각과 아픔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중요합니다. 세계가 촘촘히 연결될수록 다른 역사와 문화,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하고 협력하는 열린 자세가 절실합니다.

 

그래서 방송대의 공부는 지식의 축적이나 학위를 얻는 과정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역사를 배우며 오늘의 세계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묻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며 인간과 미래의 관계를 생각합니다. 문학 작품을 읽으며 타인의 삶을 상상하고, 사회와 문화를 공부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구조를 깊이 이해합니다. 배움은 결국 세상을 다르게 보는 눈을 키우고, 끊임없이 묻고 성찰하며 서로를 연결하는 일입니다.

 

특히 AI 시대에는 ‘교양의 힘’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교양은 단지 많이 아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세계를 넓게 바라보고, 서로 다른 가치를 이해하며, 자기 생각을 성찰하는 힘입니다. 여기에 정해진 답 너머의 가능성을 그려보는 상상력이 더해져야 합니다. 기술이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면, 그 미래를 인간다운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결국 우리의 상상력과 소통하는 능력, 연대하는 힘일 것입니다.

 

미래의 건강한 시민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다시 배우는 사람일 것입니다. 다른 생각에 귀 기울이고, 익숙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넘어 낯선 세계를 배움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사람일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인간이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한 시민의 시선은 자신의 울타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국경과 언어, 세대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 세계를 향해 열린 눈을 갖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 세대의 삶까지 생각합니다. 배움은 개인을 성장시키는 힘인 동시에 더 나은 공동체와 세계를 만드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 다시 찾아온 이 소중한 계절에, 학우 여러분 각자에게 더 넓은 세계와 새로운 미래를 향한 경이로운 여정이 시작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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