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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든 정해진 날이든 자신만의 작은 학습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이뤄 가셨으면 합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날이 있어도 괜찮습니다.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했던 스무 살의 저는 왜 공부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도교수님의 권유로 학부연구생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교수님께서 고등학교 선생님처럼 공부를 가르쳐 주실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연구는 달랐습니다. 누군가 정해 둔 답을 찾는 대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왜?”라고 물어야 했습니다.

 

하나의 질문에 답하면 또 다른 질문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답을 찾아가다 보니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제 손으로 작은 길을 쌓아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도교수님의 전공을 따라 인간의 삶에 가장 필수적인 자원 가운데 하나인 ‘물’을 연구하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습니다.

 

연구실 생활은 생각처럼 낭만적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미생물을 다루는 실험에는 밤낮도, 주말도, 휴일도 없었습니다. 살아 있는 생물을 다루다 보니 계획대로 되지 않는 날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래도 수없이 실패한 끝에 주변의 도움을 받아 처음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던 순간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결과가 좋은 결실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얻은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은 이후 수많은 실패를 견디게 해줬습니다. 매일 조금씩 자신의 일을 이어가는 성실함과, 도움받은 만큼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 역시 그 과정에서 배웠습니다.

 

학위 취득 후에는 산업현장에서 깨끗한 물과 폐수를 다루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실험실처럼 통제된 환경과 달리 현장은 끊임없이 움직였습니다. 좋은 기술 하나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공정설계, 설비와 유지관리, 운영, 데이터 등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답을 찾아야 했습니다. 제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른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고, 그 과정에서 저 역시 더 넓게 문제를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학교로 향하게 된 이유는 교육과 연구에 대한 마음 덕분입니다. 학위과정과 산업현장에서 배운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방송대에 마음이 간 것도 비슷한 이유였습니다. 일을 하면서 공부를 이어가고, 자격증을 준비하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분들 가운데에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노력을 묵묵히 이어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그런 학우님들을 ‘보이지 않는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혜화의 대학 본부에 처음 왔을 때 느꼈던,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 지역대학 오리엔테이션에서 반짝이는 눈으로 인사를 받아주시던 학우님들의 모습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수업에서는 지식을 많이 전달하기보다 먼저 전체 구조를 볼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어떤 분야를 잘 알고 있든 처음 접하든, 전체 그림을 이해하면 문제를 어디서부터 풀어가야 하는지 조금은 수월하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학우님들이 느끼실 어려움과 고민에도 함께 답을 찾아가는 따뜻한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저보다 더 나은 제자들을 양성한 교수로 기억될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학우님들께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매일이든 정해진 날이든 자신만의 작은 학습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이뤄 가셨으면 합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날이 있어도 괜찮습니다. 저 역시 그런 순간들을 겪었고, 그럴 때마다 작은 목표를 다시 이어가며 이렇게 학우님들과 만나게 됐습니다. 저도 학우님들의 한 걸음 한 걸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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