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광장   [방방톡톡]

방송대는 거대한 둥지와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 다양한 사회 경험을 지닌 많은 이들이 ‘공부’를 매개로 서로 만나 선후배가 되기도 하고 동기가 되기도 한다.
나는 방송대에서 서울지역동아리연합회 회장 일을 맡아 했다. 사회적 배경도 다른데다가 방송대 전공마저 달라서 더욱 생소했지만, ‘동아리’라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활동을 인연으로 서로 어깨를 맞대다보니, 처음 가졌던 이질감은 눈 녹듯 녹아버렸고 이제는 눈빛만 봐도 서로 통할 정도의 사이가 됐다. 방송대 인연이란 게 그렇다고 생각한다.
동아리연합회 일을 하면서 새삼스레 학과 생활도 좀더 다른 시각에서 보게 됐다. 좋아하는 동아리 활동을 하듯, 공부도 학과 생활도 즐길 수 있는 안목을 넓혔다고 해야 할까. 한 선배님이 그런 경험을 내게 선물했다.
교육학과를 졸업하신 선배님이다. 연세는 78세다. 그 선배님은 교육학과에 적을 둔 우리 모두에게 우상과 같은 분이기도 하다. 선배님은 초중고를 모두 검정고시로 마치고 방송대 교육학과를 선택했다. 젊은 사람들도 일과 공부를 병행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은데, 하물며 그 선배님은 어땠을까. 공부가 너무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정말로 많았다고 어느 자리에서 고백하시는 걸 보고 가슴이 뭉클한 적이 있었다.
선배님의 학업 완주에는 다른 비결이 없었다.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라는 마음으로 불철주야 공부에 힘을 쏟아 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고 한다. 17년 만에 이룬 졸업이었다. 선배님의 이야기는 화제가 됐고, 우리 모두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17년 만에 꿈에 그리던 빛나는 영광의 졸업장을 가슴에 앉고 뜨거운 감격의 눈물을 흘리셨다. 그 눈물은 우리들의 눈물이기도 했다. 
그 선배님을 보면서 새롭게 교육학과를 선택할 미래의 후배님들을 생각해본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서로에게 모두 일정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더욱더 좋은 선배로서 멘토 역할을 하고 싶다.

곧 설이다. 선배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들에게 ‘엑기스’ 같은 역할을 부탁드린다.

 



2좋아요 URL복사 공유
현재 댓글 0
댓글쓰기
0/300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