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내가 방송대를 선택한 이유 ② 이혜진 청소년교육과졸·전 사회복지학과 조교

 

 

‘졸업, 할 수 있을까?’

 

 IMF 시절 경제적 사정 때문에 대학공부를 중단해야만 했던 제게 졸업은 결핍이자 풀어야 할 숙제였습니다. 결혼 후 엄마로서 몇 년의 시간을 정신없이 보내고 나서야,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더군요. 그 때 인생의 숙제를 풀고자 방송대 입학을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입학은 쉽지만 졸업은 어렵다’는 말이 저를 주저하게 만들었습니다. ‘끝까지 할 수 있을까?’란 걱정이 앞섰지요. 그런 제게 남편과 친정 식구들은 ‘도와줄게. 한번 해봐!’라며 용기를 줬습니다.


입학 후엔 함께하는 학우들의 존재 자체가 힘이 됐습니다. 지칠 때마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졸업할 수 있어!’라며 서로를 격려해줬기 때문이죠.


덕분에 참 신나게 공부했습니다. 설거지를 하며, 청소기를 돌릴 때도, 운전 중에도 강의 듣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제가 좋아서 시작했기 때문일까요? 공부란 놈이 좋아지기까지 하더군요. 그렇게 한 학기를 보내고 나니 제게 ‘전액 장학금’이라는 선물이 주어졌습니다. 게다가 주변 학우들이 ‘공부 잘하는 학우’라며 인정해주더군요. 처음 느껴보는 희열이었습니다.


졸업 후에도 꿈 같은 나날이 펼쳐졌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고민해왔던 제게, 신설되는 사회복지학과 조교로 참여하지 않겠냐는 제안이 온 것이죠.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석사 학위를 받고 지금은 사단법인 마중물이라는 시민단체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 교육 사업을 위탁받아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새로운 인생이 열린 셈입니다.


만약 입학을 망설였을 때 가족이 ‘도와줄게!’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포기하지 마!’라고 격려해준 학우들이 없었더라면… 저는 여전히 ‘대학에 진학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혹시 등록을 고민하고 있다면 일단 저지르세요. 그리고 함께 하세요. 주변인들이 나를, 그리고 내가 그들을 서로가 서로를 마지막까지 이끌어 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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