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김옥렬의 미술로 읽는 세계사

사진 분리파 운동은 20세기의 회화와 사진의 교차점을 넘어서는 역사적인 운동이다. 20세기초 회화주의 사진에 반대하고 순수한 사진 자체만을 추구하는 사진가들에 의해 사진을 회화에서 분리시켜 하나의 새로운 예술체계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했다.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 1864~1946)가 찍은 한 장의 사진, 그것은 1917년 출품했지만 거부당했던 뒤샹의 레디메이드 샘이었다(김옥렬의 미술로 읽는 세계사 ⑩ 뒤샹편 참조). 이 사진은 뒤샹의 샘으로 불거졌던 ‘당시의 사건’을 입증하는 중요한 기록이다. 당시의 사건이란, 1917년 4월 10일부터 5월 6일까지 열린 ‘독립미술가협회(La Socit des Artistes Indpendants)’전에서 작품 배치위원회의 위원장이었던 뒤샹이 ‘R. 무트(R. Mutt)’라는 가명으로 남성용 소변기에 샘이라는 제목을 달아 출품했다가 거부당한 사건을 말한다. 샘을 놓고 위원들은 격렬한 논쟁을 벌였고, 결국 예술작품이 아니라고 판단해 전시를 거부했다. 뒤샹은 전시가 끝난 뒤에 이 배제됐던 작품 샘을 직접 변론했다. 전시회에서 내려진 샘은 스티글리츠의 스튜디오에서 촬영이 이뤄졌고, 다다 전문 잡지였던 <더 블라이드 맨(The Blind Man)>지에 게재됐다. 뒤샹의 변론도 이곳에 실렸다.  다게레오 타입이라는 사진술원본도 없이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한 장의 사진으로부터 위로를 받기도 하지만 위협을 당하기도 한다. 사진이 인류 역사에서 인물화를 대신하기 시작한 것은 181년 전이었다. 사진은 그림에 비해 풍경이나 인물 그리고 사건을 쉽게 기록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1839년 8월 19일 프랑스학술원에서 열린 과학아카데미와 미술아카데미의 합동회의 석상에서 최초로 다게레오 타입(daguerro-type)이라는 사진술을 공표했다. 이때부터 오늘날까지 인물이나 풍경 혹은 여러 가지 사건들이 사진으로 기록돼 왔다. 이렇게 시작된 사진이 미술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을 것은 자명하다. 그것은 회화가 독점해온 사실적인 묘사방법을 벗어나도록 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의 탄생은 새로운 회화의 탄생을 의미했다.  사진의 아버지로 불리는 다게르(Louis-Jacques-Mand Daguerre, 1787~1851. 프랑스의 사진가로 촬영 시간을 크게 단축한 사진술인 다게레오 타입을 발명했다)는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어두운 방’이란 뜻으로 상자 한 쪽 면에 있는 작은 구멍을 통해 빛을 통과시키면, 반대쪽 벽면에 외부의 풍경이나 형태가 거꾸로 투사되어 나타나는 현상을 기계장치로 만든 것)를 고안했다. 이후 회화는 현실을 보는 안목을 달리한 풍경과 인물을 그렸다. 그런데 19세기의 사진은 회화적인 사진을 추구했다. 그리고 19세기 중반 이후 사진의 영향으로 회화는 실내를 벗어나 빛을 찾아 밖으로 향했다. 사진기술이 발달할수록 회화는 사진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회화 자체의 변화를 보다 빠르게 촉진했다.    사진이 단순히 기록에 그치지 않고 예술로 발전해 갈 수 있었던 것은 회화와 사진의 교차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서로의 가치를 발견하는 다양한 시도들 중에서 인상주의 미술은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특히 인상주의는 사진의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그 근거로 제1회 인상파 전시가 1874년 4월 파리 카푸신느 거리에 있는 사진작가 나다르(Nadar, 1820~1910)의 2층 스튜디오에서 열렸다는 점을 들 수 있다.스티글리츠가 “인상파 화가는 엄밀하게 말해 사진적인 구조에 집착한다. 그들은 생활을 조각조각 단편적으로 그린다”라고 지적한 것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사진 영상의 자유분방한 트리밍 기법, 그리고 공간구성의 변화에 따른 원근감의 상실 등은 인상파 화가가 빛의 성질에 대한 광학적인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사진 이야기(On Photography), 수잔 손탁 지음, 유경선 옮김, 해뜸, 1988).사진가들은 인상적인 풍경을 담고자 여행을 떠났다. 스티글리츠는 30세가 되던 1893년 2월 22일, 그의 유명한 사진 5번가의 겨울, 바로 그 본연의 순간을 포착하려고 눈보라 속에서 3시간 동안 서 있었다. 스티글리츠는 사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 사진이 다른 예술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의미심장한 시도를 했던 사진작가였다. 그는 1938년 사진의 발명 이후, 회화 같은 사진을 지향했지만, 사진다운 것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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