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광장   프리즘

국내 대학교에서 재학생들에게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서울대와 이화여대에서 ‘학생지도연구소’를 설립한 1962년부터다. 1980년대에 들어 고등교육법에 ‘학생생활연구소’ 설치가 의무화됨으로써 교내 학생상담 서비스는 전국으로 확장됐다. 그러나 ‘학생생활연구소’ 설치 의무화의 폐지, 2004년 교육인적자원부의 종합인력개발센터 설치 계획으로 많은 대학에서 교내 상담센터를 학생지원 또는 취업지원 부서와 통폐합하면서 학생상담 서비스는 축소되고 말았다.


방송대는 1983년 ‘학생생활연구소’ 설립을 통해 교내 학생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조직 개편으로 원격교육연구소 부설 ‘심리상담실’로 개칭된 이후, 지역대학 4곳에서 심리상담실을 운영하기도 했고, 몇 년간은 온라인 상담만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1년 조직 개편으로 학생통합서비스센터 내 ‘진로심리상담실’로 개칭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학생상담 서비스가 정부 정책에 따라서 확장과 축소,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온 것은 학생상담이 학생 유치나 대학서열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령인구의 감소, 대학 정원 축소 등 대학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대학생들의 심리적인 문제는 그 동안 학생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소홀히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

 

방송대 진로심리상담실 자체 조사에 의하면,

학생상담 신청자 중에서 상담을 받은 학생의 다음 학기

등록률(78%)은 받지 않은 학생의 등록률(61%) 보다 높았다.
방송대의 교육이념에 맞는 학생상담 서비스 정책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학생들의 우울, 불안, 자살 사고 및 시도 등은 꾸준히 증가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교육부는 2017년 대학구조개혁평가 지표에 교내 상담센터 운영에 대한 항목을 신설했다. 현재 타 대학에서는 심리적 위기에 처해있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신입생 전체를 대상으로 심리검사를 실시하거나, 병원 진료비 지원 예산을 책정하는 등 학생상담에 대한 지원을 늘려가고 있다.


방송대에는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폭넓은 연령대와 다양한 사회·경제·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공존하고 있다. 즉 방송대 학생들의 심리적 위기는 우리나라 고등교육 인재들의 심리적 위기와 직결된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재학생이 10만명 이상인 원격대학이라는 이유로 그 동안 방송대는 학생상담 정책에 대해서 미온적인 태도를 취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요즘은 공공 상담 서비스가 잘 돼 있어 교내 학생상담보다는 접근성이 좋은 지역사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각 대학에서, 심지어 사이버대학에서까지 교내 상담센터를 운영하는 이유는 학생에 대한 대학의 책무성 때문이다. 특히 학생상담 서비스는 교내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과 연대감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가장 안정적으로 학생들의 심리적 위기를 예방하고 학교생활 적응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방송대 진로심리상담실 자체 조사에 의하면, 학생상담 신청자 중에서 상담을 받은 학생의 다음 학기 등록률(78%)은 받지 않은 학생의 등록률(61%)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방송대 등록률이 66% 였던 것을 감안하면, 학업중단의 위기에 처한 학생들에게 교내 상담센터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진로심리상담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정서, 대인관계, 진로, 성격, 학업 및 적응 문제 각각에 대해서 얼마나 어려움을 느끼는지를 조사한 결과, 상담 이후에 학생들은 정서, 진로 등 모든 영역에서 어려움이 감소됐다. 이는 통계적으로도 의미 있는 뚜렷한 성과였다.


서강대는 규모가 작은 대학이지만 국내에서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는 상담센터를 1965년부터 지금까지 정부 정책의 변화와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정택 전 서강대 이사장은 한 토론회에서 서강대의 교육이념이 학생 한명 한명에 대한 ‘personal care’이기 때문에 교내 상담센터 운영에 대한 총장들의 굳은 의지가 그 바탕이 됐다고 말한 바 있다. 방송대가 서강대의 학생상담 정책을 따라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방송대의 교육이념에 맞는 학생상담 서비스 정책에 대한 좀 더 본격적인 논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1좋아요 URL복사 공유
현재 댓글 0
댓글쓰기
0/300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