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장웅상의 공부야, 놀자

글 싣는 차례
⑨ 과제물 제출 노하우
⑩ 자투리 시간 어떻게?
⑪ 청춘대학의 공부벌레들
⑫ 우분트 공부법

 

 

예전 출판 번역 일을 할 때 ‘essay’란 원문의 우리말 번역어를 놓고 잠시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상황과 문맥으로는 미국 대학의 ‘과제물(소논문, term paper, paper, essay)’이 분명한데, 한국 독자에게 보다 쉽게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선 리포트가 적당한 단어였다. 그러나 report는 영미권에선 보고서나 전언(傳言)을 뜻하므로, 이도 여전히 오해의 여지가 있으므로 완벽한 표현은 아니다. 일본학과에 다닐 때 알게 된 것인데, 일본어의 영어 번역 투(レポ?ト)를 그대로 수용하면서 자주 쓰다 보니 보편적 용어로 굳은 모양이다. 대표적인 콩글리시의 하나이며, 우리말의 정확한 표기도 리포트이다.


방송대도 리포트를 제출해야 할 때가 꽤 많다. 서술 형식의 과제로 평가가 따르므로 성적과도 직결된다. 사지선다형에는 익숙하지만 주관식에 약한 방송대 학우들이 꽤나 난감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해당 주제에 대한 암기 지식을 넘어 내용 전체를 이해해야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쓰기, 서술식 답안, 주관식은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어려워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답만을 요구하는 교육과정, 글은 미사여구를 동원해 장식해야 한다는 잘못된 믿음, 자기표현에 인색한 사회적 인식 등이 강박으로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글은 그저 표현수단이자 한낱 소통의 기호일 뿐이다. 내가 글쓰기를 지도할 때 ‘두려워 말고 일단 첫 문장을 써라. 잘 쓰려 하지 말고 말하듯이, 아는 만큼만 써라’를 내가 첫 번째로 강조하는 이유다.


방송대는 한 학기 한 번씩 필수적으로 리포트를 제출해야 하지만, 출석수업 후 시험이나 주관식 문제를 작성할 때도 꼭 필요하다. 리포트든 서술형 답안 작성이든, 글쓰기에도 노하우는 존재한다. 기본적인 방법은 학교 자료나 인터넷에 정보가 차고 넘친다. 이 글에서는 나만의 방법이랄까, 성적을 조금 더 잘 받을 수 있는 팁이랄까, 아니면 두려움 없이 과제에 달려들고 몰입하는 내 방법을 소개하기로 한다.


나는 글 작성 전에 출제 의도를 먼저 생각한다. 저절로 주제에 집중이 되며, 강의시간에 들었던 내용을 상기한다. 노트나 교재를 훑거나 더 깊이 읽다보면 이 과정에서 대충 출제의도가 감이 잡힌다. 그리고 해당 주제의 키워드를 뽑는다. 키워드를 중심과 갈래를 나눠 나열하면 대충 써야 할 얼개가 그려진다. 그리고 주제에 대한 내 생각을 머릿속으로 정리한다.


더 궁금한 것은 보충 자료를 찾아 공부하고, 나만의 주장을 서론의 주제나 결론으로 삼아 반드시 내용에 넣는다. 경험 상 강의를 잘 요약해 제출한 것보다 훨씬 점수가 잘 나왔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과제 주제를 절대 벗어나지 않아야 하고, 자신의 주장은 반드시 학문적 근거(출처)가 있어야 한다.
대체로 나는 과제물 분량을 최대화한 후 제시한 매수에 맞춰 줄이는 편이다. 놀랍게도 줄이고 압축하면서 오히방송대에서만 일곱 번째 학과인 법학과에 다닌다. 『공부가 하고 싶은 당신에게』를 썼다려 주제에 대한 내 지식의 양과 이해 정도가 선명하게 되고, 간결할수록 학문의 뼈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모양도 감상할 수 있다. 교수님들이 서술형 과제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 모든 과제는 교수님과의 학문적 소통이다. 예의는 기본, 주제와 상관없는 지식 자랑 글, 성의 없는 편집, 비학문적 용어나 유행어는 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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