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방송대 교재, 날개 달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온라인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준비 없이 맞이한 새로운 교육 방법을 놓고 대한민국 교육계가 휘청거릴 때, 방송대는 48년간 단단하게 뿌리내려온 원격교육의 힘 때문에 흔들림이 없었다. 영국의 OU(open University)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개교한 원격고등교육의 조상인 방송대.

 

방송대는 올 초 코로나19 광풍이 휘몰아칠 때 전국의 국립 및 사립 대학에 온라인 강의와 전자책 형태로 만들어진 교재를 무상으로 배포했다. 지금도 온라인 강의 방법을 문의하는 대학과 기관에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명실상부 국민의 대학으로 거듭난 방송대. 이제 온라인 플랫폼을 확장해 방송대 교재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입소문 난 방송대 교재, 구입 왜 어렵죠?”

얼마 전 사이버 강좌로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40대 후반의 김은주 씨는 보육교사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정보를 모으던 중, 관련 카페에서 방송대 교재와 워크북이 좋다는 댓글을 많이 봤다. 그런데 공공 도서관에서 쉽게 찾을 수도, 서점에서 구할 수도 없어 난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 교보문고에서 구입할 수 있다고 하던데, 부천에 살고 있어서 직구입을 포기한 적이 있다면서 방송대 교재 구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방송대 유아교육과를 중퇴한 A씨는 중등교사가 되기 위해 서울의 한 사립대 교육대학원에 진학했다. 그 역시 방송대 교재를 구입하는 데 적잖은 애로를 겪었다. “교육학 관련 방송대 교재가 우수하다는 것은 방송대 재학 중에 이미 확인했다. 졸업 논문을 쓰기 위해 도서관에서 방송대 교재를 검색할 때가 많았다. 문제는 방송대출판문화원에서 만든 교양학술 도서들은 잘 보이는데, 교재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온라인 서점도 제한적이어서 교보문고를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구입할 수 없었다. 방송대 출판문화원 홈페이지에서만 교재 주문이 가능한 시스템이어서 굉장히 불편했다.”

 

수원시에서 논술학원을 운영했던 B씨는 몇 해 전 특수목적고등학교에 다니던 고등학생 논술 지도를 위해 철학자나 사상가들을 소개한 책을 찾고 있었다.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탁자 위에 놓인 책을 보고는 이거다싶었다. 출판사 이름만 기억하고 집에 돌아와 그 책을 검색했더니 방송대출판문화원 홈페이지에서만 주문이 가능하다고 해서 어렵사리 구입했다며 알고보니 그 책은 친구의 시어머니가 방송대 문화교양학과에 재학할 때 사용하던 교재라고 했다.

 

지난 3, 4대 온라인 서점에 단독 론칭

방송대 교재는 방송대 출판문화원에서 제작과 판매를 맡고 있다. 대학 교재의 특수성으로 인해 방송대 교재는 출판문화원 홈페이지와 전국 지역대학 부근에 있는 오프라인 서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출판문화원에서 출판하는 교양도서와 학술도서 뿐만 아니라 방송대 교재도 대한민국 4대 온라인 서점인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그리고 인터파크에서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방송대 교재 판매 사실을 크게 부각하고 있는 온라인서점 교보문고의 신학기 이벤트(왼쪽 위), 알리딘의 대형 배너(오른쪽 위), YES24의 카테고리 추가(왼쪽 아래), 인터파크의 카테고리 추가(오른쪽 아래) 화면들.

방송대 출판문화원은 국내 대학 중 최초로 온라인 4대 서점에 방송대 교재 단독 코너를 론칭했다. 이번 온라인 서점 진출에 대해 김성주 출판문화원 전략마케팅 팀장은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방송대 교재를 필요로 하는 대학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주문을 선호하는 경향성 증대, 마지막으로는 일반인들도 방송대 교재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교재 제공 플랫폼을 확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방송대 농학과를 졸업한 후에 식물 관련 자격증 취득을 돕고 있는 전문 강사 C동문은 가르치는 학생들 가운데 농학과 교재 구입 방법을 문의하는 학생이 많았는데 이제는 별로 묻지 않는다. 방송대에 관심이 없어진 줄 알았는데 이젠 온라인 서점에서도 방송대 교재를 쉽게 구할 수 있어서 문의할 일이 없어졌던 것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평생·원격교육 관심과 위상도 상승

방송대 교재 온라인 론칭은 교재 접근성을 높여 방송대 인지도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교보문고 방송대 교재 온라인 담당인 이익재 차장은 교보문고 홈페이지에 방송대 카테고리를 만든 이유는 방송대 교재를 찾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와 비례해 판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인지 방송대 관련 문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문고 방송대 교재 담당인 권대영 차장은 교보문고뿐만 아니라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같은 다른 대형 온라인 서점도 홈페이지에 방송대 카테고리를 따로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온라인 서점들이 학기 초에 경쟁적으로 방송대 교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만큼 방송대 교재 판매에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 아니겠냐고 귀띔했다.

 

김성주 팀장은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 방송대 교재 판매가 증가하면 노출빈도와 함께 베스트셀러 순위도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런 추세는 결국 교재의 저자인 방송대 교수뿐만 아니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인지도도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런 선순환 구조는 강의와 교재의 질을 향상하는 데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온라인 강의나 교재를 자력으로 제작·출판하기 어려운 대학이나 기관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잊지 않았다.

 

방송대 출판문화원 이기재 원장은 방송대는 지난 50여 년간 한국 고등평생교육 발전을 위해 앞장서 왔다방송대가 지난 세기 동안 고등교육에 치중한 면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의 50년은 평생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방송대 교재를 더 쉽게 살 수 있도록 해 방송대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교양과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시대적 요청이라며 이를 통해 평생 및 원격교육의 위상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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