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제44회 방송대문학상

예심을 거쳐 모두 아홉 편의 작품이 본심에 넘어왔다.
강수지의 코로나19와 마녀는 차분하게 자신의 경험과 내면의 생각을 풀어나가면서 코로나 사태의 역경 속에서도 긍정적인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진정성을 보여주었다.
박건희의 가족은 나의 힘은 교정시설에 수감된 지 7년이 된 사람으로서 방송대에 입학해 새로운 마음으로 학업에 매진하는 모습을 잘 그려주었다. 코로나 사태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등장하지만 그것이 수필의 전체 맥락 속에 조화롭게 융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박보라의 다정한 마지막 인사를 위하여는 사태 때문에 겪었던 에피소드,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잡지 발간이 정지되면서 일자리를 잃게 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글의 마무리에서 이 수필의 전체 맥락을 압축적으로 매듭짓는 역할을 효과적으로 해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반충환의 잃은 것과 얻은 것은 코로나 사태의 발생, 그리고 딸과 외손주와의 동거 생활에서 느끼는 즐거움 등을 잘 설명하고 있지만, 글의 논지가 상식선 상에서 도출될 수 있는 것이라서 참신함이 다소 부족해 보였다.
육근숙의 바람이 지나가릴 기다리며는 외손주와 함께 한 등산을 통해 얻은 여러 느낌들을 표현한 것은 좋았지만 그러한 체험에서 발생한 성찰과 깨달음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했더라면면 좋았을 것이다.
이상근의 가족은 코로나 사태 때문에 일감이 끊긴 아들이 서울에서 본가로 내려오면서 생긴 일을 차분하게 전개한 글이다. 필자와 잠시 귀향한 아들 사이에는 건너기 힘든 심리적 거리감이 존재하는데 이들의 어색한 관계는 늙은 개 쭈쭈 때문에 극적으로 해결된다. 이 글은 코로나 사태가 감염시키고 있는 죽음의 이미지, 인간 사이의 심적 거리감의 이미지, 쭈쭈라는 노견을 살리기 위해 산소 호흡기를 갖다 대는 아들의 마음을 유기적으로 잘 연결시킨 수작이다.
조인환의 글은 제목이 없어 아쉬웠다. 글의 논지와 문제의식은 설득력이 있으나 필자의 실제적인 삶의 체험에서 생성되는 성찰이나 사유 결과가 상대적으로 약해 수필 문학으로서의 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한동석의 차근차근 천천히!는 코로나 사태에서 새롭게 깨닫게 된 삶의 본질을 사유하는 부분에서 공감을 얻은 글이었다. 다만 새롭게 마주한 일상의 체험을 좀 더 성찰적으로 들여다보는 시도를 해보았으면 좋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허경희의 온 가족이 함께 겪는 COVID-19는 3명의 자녀들이 모두 외국에서 살고 있는 필자가 느낀 코로나 사태에 대한 느낌을 표현했다. 자녀들의 해외 생활 에피소드와 필자가 방송대에 입학해 공부하는 에피소드가 하나의 주제로 긴밀하게 연결되지 못한 점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강수지의 코로나 19와 마녀, 이상근의 가족 두 편을 두고 오래 고민했다. 글쓰기의 압축성과 상징성, 진솔한 삶의 체험과 그로부터 얻게 된 삶의 지혜 등을 자연스럽게 펼쳐낸 이상근의 가족을 당선작으로, 강수지의 코로나 19와 마녀를 가작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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