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리말에서 읽는 한국인의 심층

무엇을 이름으로 일컫는 일사람이 말로써 생각을 펼치는 것은 무엇을 어떤 것으로서, 가리키는 일에서 비롯한다. 사람은 무엇을 어떤 것으로서, 가리킬 수 있어야, 그것에 기대어서 이렇게 또는 저렇게 생각을 펼쳐나갈 수 있다.  사람이 무엇을 어떤 것으로서, 가리키는 것은 사람이 무엇을 어떤 이름으로 일컫는 것으로 이뤄진다. 사람은 온갖 것을 어떤 이름으로 일컫는 일을 바탕으로 삼아서, 온갖 것에 대한 생각을 펼쳐나간다. 사람은 무엇을 어떤 이름으로 일컬을 때, 그냥 아무렇게나 일컫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 드러나도록 일컫는다. 예컨대 한국 사람은 ‘살려서 살아가는 것’이 잘 드러나도록 ‘무엇’을 ‘사람’이라고 일컫고, ‘짐을 지고 가는 것’이 잘 드러나도록 ‘무엇’을 ‘지게’라고 일컫고, ‘쓴맛이 나게 하는 것’이 잘 드러나도록 ‘무엇’을 ‘쓸개’라고 일컫는다. 한국말에서 ‘이름’과 ‘일컫다’는 사람들이 이름으로 일컫는 일이 어떠한 것인지 잘 보여준다. ‘이름’과 ‘일컫다’는 ‘일’에 바탕을 둔 말이다. ‘이름’은 ‘일훔’이나 ‘일홈’으로 말해왔는데, ‘어떤 일이 되게 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고, ‘일컫다’는 ‘일다’나 ‘일갇다’로 말해왔는데, ‘어떤 일과 같은 것’을 뜻하는 말이다. 예컨대 사람들이 ‘무엇’을 ‘지게’라는 이름으로 일컫는 것은 사람들이 ‘무엇’을 ‘지는 일이 되게 하는 것=지게’로 이름을 붙여서, ‘무엇’을 ‘지는 일과 같은 것=지게’로 일컫는 것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파랗게 빛나는 일을 바탕으로 ‘무엇’을 ‘파래’라고 일컫고, 개굴개굴 우는 일을 바탕으로 ‘무엇’을 ‘개구리’라고 일컫는 일을 한다.  사람들이 어떤 이름을 부르는 일은 다 같이 함께해야 한다. 사람들이 어떤 이름으로 다 같이 함께 불러주어야, 이름으로서 구실을 할 수 있다. 이런 까닭으로 사람들이 다 같이 함께 불러온 이름 속에는 그것을 함께 해온 모든 사람의 슬기가 하나로 어우러져 있다.  사람이 무엇을 어떤 이름으로 일컫는 일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살펴보면, 그들이 세상을 알아보는 방식이 어떠한지 잘 드러난다. 예컨대 한국 사람이 몸, 마음, 머리, 하늘, 바다, 해, 달, 땅과 같은 이름으로 일컫는 일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살펴보면, 그들이 세상을 알아보는 방식이 어떠한지 잘 드러난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중국말을 쓰는 중국 사람이나 영국말을 쓰는 영국 사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한국 사람이 무엇을 어떤 이름으로 일컫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이뤄진다. 하나는 한국 사람이 무엇에서 볼 수 있는 일이나 꼴이 잘 드러나도록 무엇을 어떤 이름으로 일컫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사람’, ‘지게’, ‘쓸개’를 비롯해서 한국말에서 몸, 마음, 머리, 하늘, 바다, 해, 달, 땅, 불, 불과 같은 말은 모두 어떤 것에서 볼 수 있는 일이나 꼴이 잘 드러나도록, 무엇을 어떤 이름으로 일컫는 것들이다.  다른 하나는 한국 사람이 무엇이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꼴이나 일이 잘 드러나도록 무엇을 어떤 이름으로 일컫는 것이다. 예컨대 아기가 태어났을 때, 사람들이 ‘길동’이라는 이름으로 일컫는 것은 좋은 일이 이어지는 사람이 되기 바라는 마음이 잘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고, ‘단비’라고 이름으로 일컫는 것은 단비와 같이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 되기 바라는 마음이 잘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집에서 기르는 개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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