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장웅상의 공부야, 놀자

“족보 있어요?” 시험을 앞두고 학습관에서 만난 학우가 느닷없이 이렇게 물어올 때, ‘제가 인동 장씨 뼈대 있는 가문의 31세손입니다’라고 대답하면 상대는 아마 황당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 장소 등 맥락상 그가 물은 족보는 조상님의 핏줄 계보를 기록한 족보가 아니라, 과목 공부나 시험 족보임이 자명하다. 그래서 있다거나 없다거나 혹은 무슨 과목이냐고 대답하는 게 보편적인 대화이며, 그 자리에서 족보를 내어준다면 요즘 유행어로 ‘찐’ 학우다. 그 학교의 대를 거쳐 반복 출제된 시험문제 풀이, 혹은 잘 정리된 단원 요약 정도인 시험 족보의 역사는 오래된 가문의 역사만큼 유구하다. 대학 생활 내내 나도 시험 족보를 신줏단지처럼 모신 ‘찐’ 애용자이기도 하고, 나름 내가 요약 정리한 노트가 아직도 학과에서 족집게 족보로 소문난 족보 생산자이기도 하다. 어리바리에겐 그것도 가문의 영광이라고 뿌듯한 기분이 드는데, 시험 후 족보를 중심으로 ‘복습’하면 오랫동안 안 잊어버릴 수 있는 학습법임을 굳게 믿고 있다. 시험에 자주 나오는 것, 즉 족보에 담은 것은 그만큼 해당 단원에서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며, 학문의 뼈대로 압축한 경우가 많다.  족보 중심으로 복습하면 오래 기억해덧붙여 ‘찐’ 공부를 원하는 학우들에게 시험 후 공부가 진짜 공부라며, 나름 과목 정리 요약 노트 만들기를 꼭 권하기도 한다. 시험 후 복습은 시험문제를 중심으로 단원을 살피기도 하고, 요약정리 본의 뼈대를 따라 다시 살을 붙이는 공부다. 희한하게도 내용이 시험 전보다 훨씬 쏙쏙 들어오고, 용어도 잘 외워진다. 심지어 해당 단원의 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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