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리말에서 읽는 한국인의 심층

한국 사람은 누리에 널려 있는 온갖 것들이 함께 어울려서 끊임없이 벌어지고 일어나는 것은 모두 물과 불이 하는 일에 기대어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았다.정월대보름에 벌이는 쥐불놀이는 논이나 밭두렁에 불을 붙이는 정월의 민속놀이로 음력 정월 첫 쥐날(上子日), 밤에 농가에서 벌이는 풍속이다. 불기운을 통해 인간이나 식물을 깨끗이 정화하고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의 민속놀이지만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사진 출처=위키피디아한국 사람은 물에서 언제나 늘 볼 수 있는 일을 가지고서 물이라는 이름을 짓고, 불에서 언제나 늘 볼 수 있는 일을 가지고서 불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사람들이 물과 불에서 언제나 늘 볼 수 있었던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물, 무는 것한국말에서 ‘물’은 ‘물다’, ‘무르다’와 뿌리를 같이 하는 말이다. 물이 어떠한 바탕을 갖고 있는 말인지 알려면, ‘물다’와 ‘무르다’가 무엇을 뜻하는 말인지 알아야 한다.  한국말에서 ‘물다’는 방향이 서로 반대인 이쪽과 저쪽이 어떤 것을 물어서, 그것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개가 뼈다귀를 물었다”라고 말하거나 “붕어가 미끼를 물었다”라고 말할 때, ‘물다’가 그것이다.  개가 뼈다귀를 무는 일이나 붕어가 미끼를 무는 일은 때때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흘리고, 마시고, 뿌리고, 씻는 물은 어떤 것을 만나게 되면, 언제나 늘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무는 일을 해서, 물에서 벗어나는 일을 어렵게 만든다. 예컨대 파리가 물에 빠져서 죽는 것은 물이 파리를 물어서 벗어나는 일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은 물이 언제나 늘 무는 일을 하는 것을 가지고서, 물에 물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 그리고 사람들은 물에서 일어나는 무는 일을 바탕으로 ‘밀다’, ‘무르다’, ‘무겁다’, ‘가볍다’, ‘무섭다’와 같은 말을 만들어서 써 왔다.  한국말에서 ‘밀다’는 물이 물을 에워싸고 있는 것을 바깥으로 밀어내는 것을 말한다. 물은 언제나 늘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에워싸고 있는 것을 바깥으로 밀어내는 일을 한다.  옛날에는 용(龍)을 ‘미리’나 ‘미르’라고 불렀다. ‘미리’나 ‘미르’는 밀고 다니는 것을 뜻하는 말로서, 바다와 하늘 사이를 오르락내리락 밀고 다니는 동물을 일컫는 말이다. 사람들은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은하수(銀河水)’를 ‘미리내’라고 불렀는데, 이는 ‘미리’가 밀고 다니는 ‘내’를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말에서 ‘무르다’는 어떤 것이 물처럼 다른 것을 물 수 있게 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풋감처럼 딴딴한 것이라도 물러서 물렁해지게 되면, 어떤 것이 들어오면 그것을 물처럼 물 수 있게 된다.  한국말에서 ‘무겁다’와 ‘가볍다’는 물이 어떤 것을 무는 것이 무게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물은 무거운 것은 많이 물어주는 반면에 가벼운 것은 적게 물어준다. 어떤 것이 ‘무겁다’는 것은 물이 무는 일이 버거워서, 어떤 것이 물의 밑으로 가라앉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어떤 것이 ‘가볍다’는 것은 물이 무는 일이 버겁지 않아서, 어떤 것이 물의 가로 떠오르는 것을 말한다. 한국 사람은 물에서 볼 수 있는 무거움을 잣대로 삼아서, 어떤 것의 무게를 달았다. ‘무게’는 ‘물에 무거운 것’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말이다. 물보다 무거운 것은 물의 밑으로 가라앉게 되고, 물보다 가벼운 것은 물의 밖으로 떠오르게 된다. 한국말에서 ‘무섭다’는 사람들이 물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삼아온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사람들은 물에 빠지거나 물에 휩쓸리면, 물에 물려서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을 보게 되자 물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느껴서, ‘무섭다’라고 말을 쓰게 되었다.  불, 부는 것한국말에서 ‘불’은 ‘불다’, ‘불리다’와 뿌리를 같이 하는 말이다. 불이 어떠한 바탕을 갖고 있는 말인지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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