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안귀옥 변호사의 부모면허증

부모면허취득시험

문제로는

행복한 가정환경이란

어떤 것인지

그것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금쪽 같은 내 새끼!’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 한 명의 아이를 건전한 정신과 건강한 신체를 겸비한 성인으로 키워낸다는 것은 특별한 행위다. 의사 면허를 아무나 받을 수 없듯이 부모도 아무나 될 수 없다. <위클리>는 양육과 교육에 대한 능력과 태도를 갖춘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총 10회에 걸쳐 안귀옥 변호사에게 들어본다.

 

최근에 이르러 이전보다 더욱 더 잔혹해진 아동학대가 언론에서 터져 나와 우리 마음을 우울하게 합니다. 요즘 핫이슈가 되고 있는 정인이. 16개월을 살다가 양부모의 학대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양부모는 EBS 다큐멘터리 입양 가족 프로그램에 출연해 행복한 모습을 연출했는데, 지속적인 학대로 아이가 사망해 국민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지난 9월에는 코로나로 등교를 하지 못했던 형제들이 집에서 라면을 끓이다가 불이 나, 동생은 결국 하늘나라로 떠나갔습니다. 어머니는 화재 전날부터 이 아이들을 두고 집을 비운 것으로 알려졌었죠.

 

이런 예에서 알 수 있듯, 아동학대란 보호자 또는 성인이 아동에게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을 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동을 돌보지 않고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도 포함합니다. 제가 아동학대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1997년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할 무렵부터입니다. 인천지역 최초의 여성변호사여서인지, 아동학대 관련 사건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아동학대심판위원, 솔루션위원, 학교폭력위원회 위원, 학교폭력예방교육강사 등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아빠는 가출하고 엄마 혼자서 7개월 아이를 키우는데, 게임에 빠져 아기가 영양실조에 걸려있었던 사례, 학교의 연락을 받고 방문하니 거대한 쓰레기통과 같은 방안에서 언제 씻었는지 모르는 불결한 냄비에 라면을 끊이고 있는 아이들, 기저귀를 갈아주지 않아 엉덩이가 온통 오줌독으로 새빨갛게 부어 있었던 아이들을 볼 때마다 저는 너무나 화가 났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아동학대가 일어나는 주된 장소가 가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부모 자격이 있기나 한 걸까 

학대는 대부분 부모가 자식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서 방치된 상태로 있다가 지인이나 이웃의 신고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도저히 키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결정되면, 일단 아이들을 부모로부터 분리해 아동보호시설로 보내게 됩니다. 그러나 아이들을 돌보는 방법조차 몰라서 방임 아닌 방임을 하는 경우에는 부모로 하여금 일정한 기간 동안 상담이나 교육을 받게 하고, 아동보호기관 담당자나 지자체 담당공무원이 수시로 방문해 상황 변화를 점검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친생부모가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다행히 부모들이 이런 여러 조치들에 잘 따라주는 경우에는 그나마 아이들이 변화되는 환경에 적응하면서 정서적인 안정을 찾고 원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생활할 수 있으나, 부모들이 내가 내 자식을 어떻게 키우든 왜 그걸 국가에서 간섭 하느냐며 거부반응을 보이고 협조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심각한 상황이 연출돼 난감하기도 하죠. 이럴 때마다 또 생각이 듭니다.

 

국가에서 부모 면허를 줘야 하는 거 아닐까 

우리나라 아동복지법 제1조는 ‘18세 미만의 아동이 건강하게 출생하여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라나도록 그 복지를 보장함을 목적으로 제정되었음을 선언하고, 22항에서는 아동은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위하여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라나야 한다고 기본 이념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844조의 [부모와 자]에서는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식으로 추정한다는 규정을 두고, 912[친권행사] 1항에서는친권을 행사 함에 있어서는 자의 복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913[보호, 교양의 권리의무]에서는친권자는 자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의무가 있다, 915[징계권]에서는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하는 것과 같이 부모가 자식을 보호하고 양육할 때 자의 복리를 우선적으로 두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아동복지법과 민법의 규정들에 근거해서 부모의 자격과 역할을 굳이 따져보자면, 부모의 자격은 형식적으로 혼인 중에 자식을 낳은 사람이고, 실질적으로는 부모가 하고 싶은 대로가 아니라 자녀의 입장에서 자식의 복리를 최우선에 두고 보호하고 교양해서자식이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이 되도록 행복한 가정환경을 조성해 줄 수있어야 합니다. 아동을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라나게 해야 할 1차적인 의무자는 친권자인 부모인데, 그 부모가 부모로서의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알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수행할 능력이 없거나 수행할 의사가 없다면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형식적·실질적인 부모의 자격을 가진 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가진 자격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가늠해 보기 위해 테스트라도 해서 부모면허증을 발급해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아동들이 부모에 의해서 방임되고 학대당하고 폭력으로 죽거나 다치는 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방송대 덕에 사법고시를 패스했다는 안 동문은 인천시 1호 여성변호사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아동 인권 향상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 예상되는 부모면허취득시험 문제로는, 자녀의 복리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어떻게 하는 것이 자녀의 복리를 위한 것인지, 자녀에게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행복한 가정환경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그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상정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예상문제들의 답은 차회부터 하나씩 풀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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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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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0
  • somi***
    변호사님의 다음 글이 기대됩니다
    2021-01-27 23:13:53
  • vr2c***
    귀중한 생명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사랑과 관심으로 올바르게 자랄수 있도록 보호하고 만드는게 어른들의 가장 중요한 의무와 책임인 것 같습니다~
    2021-01-27 00:26:10
  • lubs***
    가끔 부모가 될 준비가 안되었는데 부모가 갑작스럽게 되어 가족 구성원이 안좋은 영향을 받는걸보니 부모면허취득 더 와닿네요
    2021-01-26 23:25:18
  • stc1***
    글 잘읽고 갑니다 조수철
    2021-01-26 20:02:06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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