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장웅상의 공부야, 놀자

오늘은 일찌감치 집으로 돌아왔는데 뭔가 낯설고 허전하다. 요즘 그간 못 만난 분들을 찾아뵙기도 했고, 강연, 사인회, 봉사 등 밖으로만 돌아다닌 탓일 것이다. 외부활동과 사람을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이지만, 너무 잦아 혼자만의 시간이 부족하면 이런 증상이 오곤 한다. 이럴 때에는 책장 앞으로 간다. 우울하거나 마음이 헛헛하면 책을 읽는다는 어느 지인의 말이 생각나서다. 그분에게 독서는 치유의 한 방법이라고 하는데, 웬만한 부정적인 감정은 책을 읽다 보면 마음이 평안해진다고 한다. 감히 그 경지에 이를 형편은 아니지만, 오늘은 나도 흉내라도 내볼까? 책장 앞에 서면 늘 압도당하는 느낌이다. 책장을 가득 채운 거대한 지식들의 도열, 세상에 알아야 할 것은 너무 많은 데 비해 나의 지식은 너무 초라하다. 책 욕심은 많아 눈에 띌 때마다 구해놓은 것이 책장에 가득하지만, 아직 읽지 않은 책도 많다. 유발 하라리 3부작도 그 중 하나다. 첫 출간된 그의 사피엔스를 읽고 탁월한 식견에 반해 두 번 이상 읽으며, 학우들과 토론을 벌이고 강연도 했다. 이어 나온 국내 출간 3부작까지 세트로 사놨는데 마지막 책은 머리말만 열어본 것 같다. 괜히 한숨이 나오고 더 우울해지려고 한다.  이럴 때 괜히 무거운 책보다 가벼운 책을, 예전에 한번 읽은 책을 재독하라는 지인의 충고가 떠올랐다. 책장을 옆으로 몇 칸 건너면 그간 다닌 10개 학과의 교재들과 참고서적이 가지런히 꼽혀 있다. 그 부근엔 방송대 추천도서도 따로 꼽혀 있다. 정확히는 학교 중앙도서관 추천도서인데 목록이 아주 좋다. 고전과 현대물, 번역서와 국내 저작물이 골고루 섞여 있고 난이도도 적절히 배치되어 있다. 분야도 다양한 편이다. 한 때 시중 베스트셀러였던 책도 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양서와 훈육에 천착해 근엄하지 않아 편안하다. 개인의 흥미나 학과 공부와 연계해 책을 고를 수 있지만, 누구나 교양으로 읽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한마디로 책을 읽고 싶은데, 뭘 읽어야 할지 모르는 학우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목록이다. 재학 중 이 목록만 다 읽고 졸업해도 대한민국 교양인의 꼭대기에 속할 것 같다. 나 또한 이 목록을 알게 된 후 졸업 전에 모두 독파할 것을 결심하기도 했지만, 내 서가에는 겨우 10권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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