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리말에서 읽는 한국인의 심층

사람은 바람이 나게 되면, 바람에 이끌려서, 절로 어떤 것을 느끼거나, 알거나, 바라거나, 이루는 일을 하고자 한다. 사람들은 속에서 절로 힘이 솟구치는 바람을 ‘신바람’이라고 말한다.  누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온통 하나로 이어지고 있어서, 이쪽의 일과 저쪽의 일이 따로 나눠지거나, 앞쪽의 일과 뒤쪽의 일이 따로 나눠지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러한 일을 느끼고, 알고, 바라고, 이루는 대상으로 삼기 위해서, 온통 하나로 이어지고 있는 일을, 이쪽의 일과 저쪽의 일로 나누거나, 앞쪽의 일과 뒤쪽의 일로 나누어서, 낱낱의 일처럼 알아보는 일을 한다. 사람들이 온통 하나로 이어져 있는 일을 낱낱의 일처럼 나눠서 알아보는 것은 어떤 일에서 볼 수 있는 이것과 저것에 바탕을 두고 있다. 사람들은 이것과 저것에 기대어서, 이쪽의 곳에서 일어난 일과 저쪽의 곳에서 일어난 일을 나누거나, 앞쪽의 일과 뒤쪽의 일로 나누어서, 이런 일과 저런 일을 알아보게 된다. 첫째로, 사람들은 온통 하나로 이어져 있는 일을, 어떤 곳을 잣대로 삼아서, 이쪽에서 볼 수 있는 일과 저쪽에서 볼 수 있는 일을 나눠서, 이쪽의 이런 일과 저쪽의 저런 일을 따로 알아보게 된다. 예컨대 사람들은 어떤 광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하나의 일을 놓고서, 이쪽에 자리한 것에서 볼 수 있는 어떤 일과 저쪽에 자리한 것에서 볼 수 있는 어떤 일을 서로 다른 것으로 여겨서, 나눠서 보게 되면, 이런 일과 저런 일이 따로 하게 된다. 둘째로, 사람들은 온통 하나로 이어져 있는 일을, 어느 때를 잣대로 삼아서, 앞선 것에서 볼 수 있는 일과 뒤진 것에서 볼 수 있는 일을 나눠서, 앞에서 일어난 이런 일과 뒤에서 일어난 저런 일을 따로 알아보게 된다. 예컨대 사람들은 어떤 광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하나의 일을 놓고서, 앞서 일어난 것에서 볼 수 있는 어떤 일과 뒤에 일어난 것에서 볼 수 있는 어떤 일을 서로 다른 것으로 여겨서 나눠서 보게 되면, 이런 일과 저런 일이 따로 하게 된다. 사람들이 어떤 일을 깊고 넓게 알기 위해서는 이쪽 일과 저쪽 일을 함께 아울러서, 일이 비롯하는 까닭을 알아야 하고, 일이 흘러가는 흐름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어떤 일이 비롯하는 까닭과 흘러가는 흐름을 알게 되면 어떤 것을 느끼고, 알고, 바라고, 이루는 일을 더욱 잘 할 수 있다. 이런 까닭으로 사람들은 어떤 일이 비롯하는 까닭과 흘러가는 흐름을 묻고, 따지고, 풀고자 한다.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최치원의 풍류『삼국사기』에 있는 최치원의 글에 따르면, 신라에는 일이 비롯하는 까닭과 흘러가는 흐름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고, 푸는 사람들의 무리가 있었고, 그들이 묻고 따지는 학문의 이름을 ‘풍류(風流)’라고 말한 것을 알 수 있다. 최치원은 난랑(鸞郞)이라는 화랑(花郞)을 기리는 비(碑)의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아득하고 그윽한 도리(道理)가 있는데, 그것을 풍류(風流)라고 일컫는다. 풍류라는 가르침이 베풀어진 바탕은 선인(仙人)들을 적어놓은 책에 잘 갖추어져 있다. 풍류는 그 안에 유교와 도교와 불교라는 세 개의 가르침을 모두 담을 수 있는 것인데, 풍류는 생겨나고 태어나는 모든 것이 그것답게 되도록 하는 가르침을 말한다. 풍류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이러하다. 사람들이 안에 들어와 집안에 효도하고, 밖으로 나가 나라에 충성하는 일은 공자가 가르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애써 뜻하지 않아도 절로 이뤄지는 일에 바탕을 두고서, 말을 넘어서는 가르침을 이루는 일은 노자가 으뜸으로 삼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온갖 모진 일을 짓지 아니하고, 온갖 어진 일을 받들어 이루는 일은 부처가 깨우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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