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정년교수 퇴임 인터뷰

“우리 대학 졸업생인 류수노 총장께서 방송대 개교 50년 만에 등장해 앞으로 50년의 발전 기반을 확실하게 마련해주신 덕분에 안심하고 떠날 수 있어 행복합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게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1982년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방송대와 인연을 맺은 백삼균 교수는 퇴임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근 40년 가까이 ‘비전과 철학’에 방점을 치고 강의해온 그는 이제부터는 막중한 업무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활짝 웃었다.
백 교수가 부임하던 무렵, 방송대의 대외적 이미지는 낮았고 교육 여건은 열악했다. 그를 아는 이들은 모두 방송대에 오래 머물지 말라고 했다. 잠시 있다가 더 좋은 대학으로 가라는 권유가 이어졌다. 그런데도 그는 이런 주변 권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방송대를 선택했다.

방송대 비전을 보고 교수로 부임
“방송대의 미래, 즉 비전을 본 것이죠. 존 나이비스트의 『메가트렌드』라는 책에서 산업화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의 변화를 감지했고, 앨빈 토플러 등 여러 미래학자의 예측도 방송대의 미래를 밝게 볼 수 있도록 했죠. 제가 직접 현장에서 느낀 것도 그들의 예측과 유사해 이곳에서 평생을 지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는 지금도 당시의 이 결정에 대해 ‘참 잘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한다.

자신의 현실에 학습한 이론을 적용해 보는 게 학습의 기본
배우기만 하는 소모적인 삶보다는 배운 것을 실천하는
생산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흔히들 스승과 제자는 함께 성장한다고 말한다. ‘비전과 철학’이라는 독특한 가치를 견지해온 백 교수에게 제자란 사회개혁운동을 함께 해나가는 연대의 벗들이다. 그는 강의 때마다 학생들에게 항상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비판적 문제의식을 지니고 각자가 처해있는 현실에서 학습한 이론을 적용해 보라’고 주문했다. 백 교수는 이걸 ‘학습의 기본’이라고 지적하면서, ‘배우기만 하는 소모적인 삶보다 배운 것을 실천하는 생산적인 삶을 살자는 주장’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것을 모든 강의에서 계속해 왔다. 일종의 ‘사회개혁운동’으로 이해했던 것.
“저 혼자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수 있지만, 제자들과 함께 한다면 이 세상은 점차 밝아질 것으로 생각했어요. 급하게 추진하는 혁명적인 운동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변화를 이뤄나가는 사회개혁운동이 방송대에서 가능하다고 보았던 거죠. 경영학과 학생수가 많다 보니 연 2만여 명 정도가 제 강의를 수강하고 있더군요. 퇴직까지는 수십만 명의 수강생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소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교실에서 강의하는 다른 대학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비전입니다.”
그런 그에게 가장 기억나는 강의는 어떤 것일까? 백 교수는 주저하지 않고 ‘비전과 철학이 있는 리더십’ 특강들을 꼽았다. 학생회 지도자나 동문,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이 특강은 영향력이 큰 강의로 입소문이 나 있었다. 특강을 듣고 힘을 얻고 간다는 이들에서부터 각오를 다지고 가는 이들, 강의내용을 실천해 가정을 바꾸고 회사를 바꾸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렇기에 백 교수는 ‘내 인생을 바꾼 대학’ 방송대의 교수로서 역할을 어느 정도 했다고 자부한다.
“특강을 통해 좋은 경험을 하신 분들의 성공사례가 학보에 종종 소개되기도 했고, 이메일로나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피드백되기도 했어요. 그런 긍정적인 피드백 덕분에 지치지 않고 힘을 내어 평생 비전과 철학이 있는 경영, 리더십을 강조할 수 있었어요. 저에게 힘을 주신 모든 분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그가 방송대 교수로 참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들은 몇 가지 더 있다. 무엇보다 방송대를 비전과 철학이 있는 대학으로 만드는 사업을 주도한 것을 빼놓을 수 없다. 한완상 총장이 재직하던 1997년, 방송대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UI(University Identity) 사업을 컨설팅했고, 이후 기획실장으로 이를 실천하는 과정을 다졌다. 비전과 철학을 중심으로 하는 심볼마크, 로고타입, 캐릭터, 교가 등 다양한 상징을 만들어서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학생 여러분, 방송대에서 삶의 기본 마련하세요”
백 교수는 방송대가 개교 50주년을 넘어 다음 50년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길목에 서 있다고 보면서 두 가지를 주문했다. ‘일하면서 공부하는 방송대’라는 특성을 이해한다면 그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 대학의 정체성 확립 전략을 새롭게 함으로써 방송대 대외 이미지를 제고하고 대내 단결력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는 당부다.
그는 재학생들에게도 덕담을 건넸다. “여러분들의 방송대 선택에 찬사를 보냅니다. 정말 현명한 판단을 하셨습니다. 정말 방송대는 좋은 대학입니다. 최근 들어 자주 언급되는 ‘자기주도적 학습’도 방송대가 일찍이 시도한 것이고 ‘거꾸로 학습’도 방송대가 일찍부터 시도해 온 것입니다. 이렇게 앞선 대학이 방송대입니다. 방송대학 가족이 된 것을 정말 잘했다고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삶의 기본을 방송대학에서 마련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백 교수는 방송대 기획실장, 경기지역대학장, 서울지역대학장, 출판문화원장 등을 거쳤다. 가는 곳마다 ‘비전과 철학’을 강조하다 보니 어느 순간 그에게 ‘비철교 교주’라는 별칭도 따라붙었다. 지은 책에는『학습조직 본질의 이해』『4차산업혁명과 공유가치 창조 경영』등이 있으며, 40년 가까운 강단 생활을 마감하면서 홍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3좋아요 URL복사 공유
현재 댓글 0
댓글쓰기
0/300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