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우리 동네 평생교육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 ‘인생 참말로 고맙데이’. 칠곡군의 인문학 프로그램과 평생학습을 통해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쓰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칠곡 가시나들」(김재환 감독, 2019)의 포스터에 쓰인 카피다. 칠곡군의 평생학습 성인문해프로그램에 참여한 할머니들이 수천 장 종이에 꼭꼭 눌러 쓴 글에서 ‘칠곡할매서체’ 폰트를 완성해 무료로 나누고도 있다.

 

칠곡군은 ‘인문학’과 ‘평생교육’으로 이름이 높다. 2000년 설립된 칠곡군 교육문화회관은 꽃꽂이, 트로트 교실, 댄스 스쿨 등 이른바 대중적인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탈피해 마을신문 발행, 고효율 난로 제작 등 실용적인 프로그램들을 많이 운영했다 .

 

인문학 키워드로 똘똘 뭉쳐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칠곡군 특유의 ‘인문학 마을’ 문화다. 10년 넘게 마을에서 또는 협동조합에서 묵묵히 일해온 활동가들이 잘 살기 위한 운동이 아닌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쳤다. 키워드는 ‘인문학’. 마을협동조합을 만들기도 하고, 지역 활동가들이 모여 토크콘서트, 전시회를 수시로 연다.

 

경북 칠곡군은 2004년 칠곡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면서 기존의 사회복지와 문화예술 기능을 벗어나 평생학습 기능을 대폭 확충했다. 대표 사업으로는 △인문학 마을 만들기 △전국 대학생 인문학 활동 △칠곡 할매시집 발간 △마을인문학예술단 등이다. 특히 인문학 마을은 2013년 9개 마을에서 출발해 현재 30여 마을에 이를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매년 30여 지자체에서 견학을 올 정도다. 2017년에는 ‘인문학 마을’이 그 활동을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지역문화브랜드’ 우수상을 받았다.

 

전문학사, 학사 600여 명 배출
칠곡군 평생학습의 백미는 ‘칠곡평생학습대학’이다. 자격증과 더불어 (전문)학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하면서 평생교육의 지평을 한 단계 확장했다. 2005년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학점은행제 평가인정기관으로 선정됐다. △사회복지 △농업경영 △식품조리 △컴퓨터그래픽 등의 전공과정이 개설돼 있다. 학습자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학점은행제를 운영하는 타 대학보다 낮은 수강료를 책정했다.

 

2006년 14명의 지역농업인으로 구성된 농업경영 전문학사를 배출한 이래 현재까지 전문학사와 학사를 통틀어 600명 이상 배출하고 있다. 이중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방과 후 교사 등으로 400여 명이 취업했다. 지역을 키워가는 평생학습 선순환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수강신청일 전일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인문학 도시로 이름을 떨치던 칠곡군은 지난해 전국 9개 지자체와 함께 ‘예비문화도시’에 선정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문화도시’는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문화 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정된 도시’로 정의한다. 칠곡군이 올해 예비사업을 추진하면, 문화체육관광부가 법정 문화도시 지정 여부를 연말에 최종 결정한다. 칠곡군을 인문학 도시로 만든 평생학습이, 배움을 넘어 문화를 향유하는 ‘문화 도시’라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칠곡평생학습대학의 진화는 도시의 얼굴마저 변하게 했다는 점에서 지자체 중심의 평생학습관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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