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균주의 교육의 종말= 교육신경과학 분야의 선도적 사상가로서, 하버드대 교육대학원에서 지성·두뇌·교육 프로그램과 개개인학연구소를 맡아 이끌고 있는 토드 로즈 교수는 스위스 생체모방공학연구소에서 부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가 2015년에 펴낸 『평균의 종말: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나』(정미나 옮김, 21세기북스, 2018)는 미래 교육의 변화와 관련해 의미 있는 진단을 제공하고 있다.
토드 로즈는 기업계와 다를 것 없이 (미국의) 고등교육 시스템의 교육 모델도 테일러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의 대학들은 앞선 시대로부터 물려받은 평균주의 시스템의 관리인 구실을 하면서 평균주의 시스템이 개개인보다 더 중요하다는 확신을 더욱 강화시키고 모든 교육과정의 표준화를 강요하고 있다. 우리 교육 시스템의 단점들(교육 비용은 물론, 다른 무엇보다 큰 문제인 졸업생들의 소양과 구직에 요구되는 소양 사이의 격차)은 오래 전에 자리가 잡혀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런 평균주의식 구조 때문이다.”
‘평균주의 교육 시스템의 종말’을 예고한 그는 기존 시스템의 평균주의 구조에서 학생 개개인을 중요시하는 시스템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학위가 아닌 자격증 수여 △성적 대신 실력의 평가 △학생들에게 교육 진로의 결정권 허용하기라는 세 가지 개념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던진 제안의 전체적인 틀은 교육정책 전문가들이 좀더 고민해야 하겠지만, 몇 가지 아이디어들은 평생교육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는 당장에라도 검토할 수 있을 것 같다.
방송대의 혁신적 교육 콘텐츠= 지난 5월 2일(목) 개최된 개교 47주년 기념 심포지엄 ‘방송대, 공존과 성장의 미래를 말하다’에서 김영석 경상대 교수(일반사회교육과)가 발표한 「공유형 대학 네트워크과 방송대의 역할」도 토드 로즈 교수의 ‘평균주의 교육 시스템의 종말’ 연장선에서 고민할 수 있는 제안을 담고 있다. 이날 김 교수는 이렇게 지적했다.
“교육의 콘텐츠 측면에서도 방송대는 전통적 대학에 비해 수요자에게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혁신적 교육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다. 즉, 방송 강의, 인터넷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강의, 출석수업, LOD(Learning on Demand) 방식을 혼합한 다양한 교육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특히 원격대학의 기능과 면대면 출석수업을 결합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방식은 원격교육의 일방향성을 극복한 대안적 교수-학습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공유형 대학네트워크가 수반하는 물리적 거리의 제약을 극복하는 데 필수적인 혁신적 교육콘텐츠를 선도적으로 공급해온 것이다.”
물론, 김 교수의 이런 진단은, 방송대가 공유형 대학체제로 운영할 수 있는 ‘원격교육 인프라 구축’에 최적화돼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지만, ‘학사제도 개혁과 유연화’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13개 지역대학의 상호 네크워킹 교육 시스템의 총화인 방송대가 21세기형 공유형 대학체제로 탈바꿈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경고’로도 읽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일본방송대학의 유연한 학사제도 운영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다양한 학습자들이 강의 수강의 현실적 제약을 넘어설 수 있게 함으로써 실질적인 ‘공유형 대학체제’를 지향해줄 것을 제안했다.
그렇다면, 김 교수가 눈여겨본 방송대의 ‘혁신적 교육콘텐츠’는 어디서 제작되는 걸까. 방송대의 역량이 녹아있는, 자부심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이 ‘혁신적 교육콘텐츠’를 생산하는 곳은 바로 디지털미디어센터(DMC)다. 방송대의 모든 강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각종 매체에 콘텐츠를 송출하며, TV, PC 및 모바일 등 원격학습을 지원하는 방송대만의 특수성 있는 교육기본시설이다. 그러나 특수한 시설임에도 법적 근거가 없어 현재 학칙으로 ‘부속시설’로 규정되고 있다. ‘방송대법’은 바로 이 특수 교육기본시설에 대한 체계적 지원을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원격교육 플랫폼을 혁신하려면= 앞서 살폈듯, ‘제4차 평생교육진흥 기본계획(2018~2022)’은 평생고등교육의 확대를 전제로 한 것이다. 그렇다면, 방송대 DMC를 운영하고 있는 현행의 인력(130여명)과 시설만으로는 계속 증가하게 될 원격평생고등교육의 공급과 수요를 감당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DMC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인력과 시설로는 학부강좌, 대학원강좌, 프라임칼리지강좌, TV강의 및 교양프로그램 등을 제작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방송대 DMC를 통해 제작되는 교육 콘텐츠의 수혜자가 방송대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이는 평생고등교육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임에 틀림없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미래 평생고등교육을 위한 DMC의 역할 재정립과 국가의 재정지원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 환경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 방송대는 세계적 수준의 원격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혁신적인 플랫폼의 도입과 구축이 필요하다. 지능형 학습 플랫폼, 오픈마켓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혁신한 후 이를 개방·공유해 한국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제안을 흘려 들을 수 없다. 2018년 현재 방송대의 플랫폼은 약 11만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고, 1천여개 내외 교과목을 운영하는 등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국내 어느 플랫폼도 갖지 못한 양질의 평생고등교육 관련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국가·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는 평생교육 공적지원시스템의 중추적 역할을 다하고, 정부의 정책 방향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방송대 교육의 기본 인프라인 원격교육 플랫폼을 혁신하고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의 예산지원이 필요하다. 방송대는 국립대임에도 불구하고 원격교육이라는 특수성을 이유로 각종 국가제도 및 사업에서 대부분 배제되거나 차등 지원을 받아 왔다. 평생고등교육 콘텐츠의 생산기지인 DMC를 학교 내의 단순 시설로 취급하는 것은 축적된 역량의 낭비라고 밖에 할 수 없다. DMC의 혁신을 통해 한국 평생고등교육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수 있다면, 이제는 보다 적극적인 인력·예산을 국가가 충분히 마련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할 때다. ‘방송대법’은 이러한 요청을 담고 있다.
토드 로즈는 기업계와 다를 것 없이 (미국의) 고등교육 시스템의 교육 모델도 테일러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의 대학들은 앞선 시대로부터 물려받은 평균주의 시스템의 관리인 구실을 하면서 평균주의 시스템이 개개인보다 더 중요하다는 확신을 더욱 강화시키고 모든 교육과정의 표준화를 강요하고 있다. 우리 교육 시스템의 단점들(교육 비용은 물론, 다른 무엇보다 큰 문제인 졸업생들의 소양과 구직에 요구되는 소양 사이의 격차)은 오래 전에 자리가 잡혀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런 평균주의식 구조 때문이다.”
‘평균주의 교육 시스템의 종말’을 예고한 그는 기존 시스템의 평균주의 구조에서 학생 개개인을 중요시하는 시스템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학위가 아닌 자격증 수여 △성적 대신 실력의 평가 △학생들에게 교육 진로의 결정권 허용하기라는 세 가지 개념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던진 제안의 전체적인 틀은 교육정책 전문가들이 좀더 고민해야 하겠지만, 몇 가지 아이디어들은 평생교육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는 당장에라도 검토할 수 있을 것 같다.
방송대의 혁신적 교육 콘텐츠= 지난 5월 2일(목) 개최된 개교 47주년 기념 심포지엄 ‘방송대, 공존과 성장의 미래를 말하다’에서 김영석 경상대 교수(일반사회교육과)가 발표한 「공유형 대학 네트워크과 방송대의 역할」도 토드 로즈 교수의 ‘평균주의 교육 시스템의 종말’ 연장선에서 고민할 수 있는 제안을 담고 있다. 이날 김 교수는 이렇게 지적했다.
“교육의 콘텐츠 측면에서도 방송대는 전통적 대학에 비해 수요자에게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혁신적 교육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다. 즉, 방송 강의, 인터넷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강의, 출석수업, LOD(Learning on Demand) 방식을 혼합한 다양한 교육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특히 원격대학의 기능과 면대면 출석수업을 결합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방식은 원격교육의 일방향성을 극복한 대안적 교수-학습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공유형 대학네트워크가 수반하는 물리적 거리의 제약을 극복하는 데 필수적인 혁신적 교육콘텐츠를 선도적으로 공급해온 것이다.”
물론, 김 교수의 이런 진단은, 방송대가 공유형 대학체제로 운영할 수 있는 ‘원격교육 인프라 구축’에 최적화돼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지만, ‘학사제도 개혁과 유연화’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13개 지역대학의 상호 네크워킹 교육 시스템의 총화인 방송대가 21세기형 공유형 대학체제로 탈바꿈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경고’로도 읽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일본방송대학의 유연한 학사제도 운영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다양한 학습자들이 강의 수강의 현실적 제약을 넘어설 수 있게 함으로써 실질적인 ‘공유형 대학체제’를 지향해줄 것을 제안했다.
그렇다면, 김 교수가 눈여겨본 방송대의 ‘혁신적 교육콘텐츠’는 어디서 제작되는 걸까. 방송대의 역량이 녹아있는, 자부심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이 ‘혁신적 교육콘텐츠’를 생산하는 곳은 바로 디지털미디어센터(DMC)다. 방송대의 모든 강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각종 매체에 콘텐츠를 송출하며, TV, PC 및 모바일 등 원격학습을 지원하는 방송대만의 특수성 있는 교육기본시설이다. 그러나 특수한 시설임에도 법적 근거가 없어 현재 학칙으로 ‘부속시설’로 규정되고 있다. ‘방송대법’은 바로 이 특수 교육기본시설에 대한 체계적 지원을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원격교육 플랫폼을 혁신하려면= 앞서 살폈듯, ‘제4차 평생교육진흥 기본계획(2018~2022)’은 평생고등교육의 확대를 전제로 한 것이다. 그렇다면, 방송대 DMC를 운영하고 있는 현행의 인력(130여명)과 시설만으로는 계속 증가하게 될 원격평생고등교육의 공급과 수요를 감당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DMC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인력과 시설로는 학부강좌, 대학원강좌, 프라임칼리지강좌, TV강의 및 교양프로그램 등을 제작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방송대 DMC를 통해 제작되는 교육 콘텐츠의 수혜자가 방송대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이는 평생고등교육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임에 틀림없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미래 평생고등교육을 위한 DMC의 역할 재정립과 국가의 재정지원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 환경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 방송대는 세계적 수준의 원격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혁신적인 플랫폼의 도입과 구축이 필요하다. 지능형 학습 플랫폼, 오픈마켓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혁신한 후 이를 개방·공유해 한국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제안을 흘려 들을 수 없다. 2018년 현재 방송대의 플랫폼은 약 11만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고, 1천여개 내외 교과목을 운영하는 등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국내 어느 플랫폼도 갖지 못한 양질의 평생고등교육 관련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국가·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는 평생교육 공적지원시스템의 중추적 역할을 다하고, 정부의 정책 방향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방송대 교육의 기본 인프라인 원격교육 플랫폼을 혁신하고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의 예산지원이 필요하다. 방송대는 국립대임에도 불구하고 원격교육이라는 특수성을 이유로 각종 국가제도 및 사업에서 대부분 배제되거나 차등 지원을 받아 왔다. 평생고등교육 콘텐츠의 생산기지인 DMC를 학교 내의 단순 시설로 취급하는 것은 축적된 역량의 낭비라고 밖에 할 수 없다. DMC의 혁신을 통해 한국 평생고등교육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수 있다면, 이제는 보다 적극적인 인력·예산을 국가가 충분히 마련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할 때다. ‘방송대법’은 이러한 요청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