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재레드 다이아몬드를 좋아하지만 그의 저작을 젊은이들이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뛰어난 학자지만 책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보니 책이 아주 장황하다. (번역은 최고다!) 나만의 생각이 아니다. 매년 뛰어난 과학책을 선정하는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가 새로운 과학고전 리스트를 작성할 때도 만장일치로 『총, 균, 쇠』는 과학고전에서 제외했다.굳이 다이아몬드의 책을 읽고 싶다면 『왜 인간의 조상이 침팬지인가』(노승영 옮김, 문학사상, 2015)을 읽으시라. 신뢰가 안 가는 제목이다. 원제를 직역하면 '청년을 위한 제3의 침팬지'쯤 된다. 다이아몬드의 3부작은 이 책의 확장 해설판이라고 할 수 있다. 3부작을 모두 합하면 2천 페이지도 넘지만 이 책은 320쪽에 불과하다. 혹시 『총, 균, 쇠』를 읽다가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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