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새로운 교육문화를 이끌다]

‘공부해서 남 주자’라는 ‘비공식’ 모토가 있을 정도로, 방송대 재학생과 동문들은 지역 사회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시간이 많다. 각 학과의 학문 특성에 맞는 형태의 봉사 단체뿐만 아니라 공익기관과 연계해 활동하는 단체까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이런 활동은 성인학습자들이 교육을 통해 받은 교육서비스를 다시 사회에 환원하여 새로운 고등평생교육 문화를 형성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바야흐로 ‘평생교육의 시대’이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시ㆍ도평생교육진흥원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동사무소에서도 평생교육 강좌가 열리고 있다. 이러한 평생교육의 ‘붐’은 지식과 기술의 발전에 따른 생활양식, 직업과 직종의 변동 그리고 여가시간과 평균수명의 연장과 같은 요인을 그 배경으로 삼는다. 한국방송통신대학은 이 배경이 심화되기 훨씬 이전인 약 50년 전부터 ‘개방’ ‘고등교육’ ‘원격교육방식’으로 평생교육의 이념을 실현해 왔다.


평생교육-1965년 UNESCO

‘평생교육’이라는 용어는 1965년 유네스코의 성인교육 발전을 위한 국제위원회의 “출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일생을 통하여 행하는 교육의 과정-전체적으로 통합적이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교육과정-을 만들어 활동하게 하는 원리로서 평생교육이라는 구상을 승인해야 한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유네스코는 1970년 <국제교육의 해>를 선포하여 기본교육 사업으로 평생교육을 그 주제로 채택했다.
이러한 영향 아래, 1969년 세계 최초의 원격대학이자 개방대학인 OU(open university)가 영국에서 국립대학으로 개교했다. TV와 라디오, 우편 등을 이용하여 대학 공부를 할 수 있는 ‘혁명적’ 시스템이 갖춰지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1970년대부터 우리나라에서도 평생교육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되었다. 하지만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사회교육법’ 안에 ‘평생교육 진흥’에 관한 조문이 제정된 후, 1999년에 ‘평생교육법’이 입법되었다.
현재 지자체의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나, 대학에 설치된 평생교육원은 이 법에 근거하고 있다. 여기서는 지역적 특성 및 평생학습 수요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지역주민이라면 누구나, 근거리에서 평생교육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 경제활동을 위한 인력 양성 교육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연계된 자격 프로그램 등도 개설되어 있다. 예를 들자면, 외국어나 인문학 강좌뿐만 아니라, 바리스타 양성과정이나 파티쉐 같은 기술 자격 과정도 있다.
즉 평생교육이란, ‘교육 기회를 제공하여 개인의 잠재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라는 ‘교육’의 정의에 ‘누구에게나 어느 때’나 라는 ‘평생’의 의미가 합쳐진 새로운 개념으로 볼 수 있다. 평생교육은 일정한 시기가 되면 끝이 나는 학교 교육과는 달리, 평생 동안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여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그 목적을 둔다.


원격고등평생교육-1972년 KNOU

그렇다면 원격고등평생교육이란 무엇인가? 원격고등평생교육은 평생교육에 ‘원격고등’이 추가된 개념이다. 즉 ‘누구에게나 어느 때나’에 ‘어디에서나(원격)’와 취미나 교양으로서가 아닌, 고등교육으로서의 대학교육이 더해진 의미로 파악할 수 있다. 50여 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평생교육에 대한 담론이 시작되었을 경인, 1972년 3월 한국방송통신대학이 서울대학교 부설로 설립되었다.
‘한국 교육의 조용한 혁명’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방송대의 개교는 한국 교육사에서 교육의 이념과 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방송대는 서류전형에 의한 개방형 입학 제도로 문호를 개방하였으며, 방송통신 교육 방법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한국의 원격고등평생교육을 이끌어 가게 되었다. 고등교육기회로부터 소외되었던 ‘불우한 수재들’이 두각을 나타내었기 때문이다.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2회 사법고시 전체 수석을 차지한 조재연 씨의 이야기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이는 방송대가 능력 있는 개인이 제도적인 혹은 경제나 성별ㆍ연령을 이유로 교육기회가 박탈되어서는 안 된다는 교육의 이상을 실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21세기로 접어들어서도 방송대의 이러한 교육적 이상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방송대는 그 외연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20세기의 방송대 학생들은 개인의 성공으로 사회 공동체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1세기의 학생들은, 개인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지역대학의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공헌하고 있다. 이제 방송대는 평생교육을 넘어 원격평생고등교육을 통해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0좋아요 URL복사 공유
현재 댓글 0
댓글쓰기
0/300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