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광장   時與知 시대를 여는 지식 네크워크

모바일과 네트워크 시대 인류 생활의 중요한 순간들이 데이터가 되어 쌓이고 있다. IBM에 따르면 하루 약 25억GB(기가바이트) 즉 20조비트가 생산되고 있으며, 미국 저장장치업체 시게이트(Seagate)는 2025년 전 세계 데이터 양이 175ZB(제타바이트, 1ZB는 1021 바이트)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오늘날 산출되는 데이터는 단순히 양(volume)만 많은 것이 아니다. 생성되는 속도(velocity)도 갈수록 빨라지고 데이터 유형도 다양(variety)하다. 따라서 데이터를 수집, 저장하고 유통, 분석하는 데는 보다 진보한 기술과 수단이 요청된다. 이에 전 사회적으로 발달된 ICT의 필요성이 갈수록 절실해진다. 데이터 관련 교육과정이 수시로 도처에서 개설되고, 전공과 나이, 직군을 불문하고 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인다.

 

그뿐만이 아니다. 과거 인류의 문화와 지식을 보여주는 자료들도 데이터의 영역에 포섭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이 동서고금을 막론한 인류의 생활을 이해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성장하고 있다. 데이터과학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인문학도들에게도 ‘검색만 있고 사색은 없다’고 말하며 경계하거나 ‘검색되지 않을 자유’만 외치는 것을 넘어 자명한 현실이 되어버린 빅데이터 시대를 보다 정면으로 대면하는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

 

빅데이터 시대를 현명하게 살기 위한 미덕은 바로 ‘덜어내기’다. 많은 이들이 배우고자 하는 데이터 처리 기술은 실상 막대한 양의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는 기능이 핵심이다. 시간과 역량은 한정돼 있고 데이터의 양은 정반대로 늘어만 가는 상황에서 데이터의 내용을 일일이 읽거나 재현하기란 불가능하다. ‘덜어내기’는 데이터에 묻히지 않고 데이터를 나의 지식으로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방법이다.

 

아무리 학습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방대한 양의 기사나 테이블을 단시간 내에 읽고 기억하기란 어렵다. 영상자료도 2~3배속 재생 신공을 발휘한들 늘어나는 정보량에 대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덜어내기’가 중요해진 시대 박식함을 내세운 ‘걸어다니는 사전’은 이미 철지난 지식인상이 됐다. 그보다는 막대한 데이터를 필요한 정보와 지식으로 조직하고 가공하는 일종의 ‘디지털 편집’ 능력이 더욱 절실해 보인다.

 

데이터 처리는 지식의 객관성 확보를 위한 작업이다. 객관성 확보를 위해서는 정보 ‘덜어내기’와 함께 의식의 ‘덜어내기’도 필요하다. 이는 모바일시대가 낳은 또 다른 과잉과도 관계가 있다. 모바일은 모두가 미디어가 되는 시대를 열었다고도 할 수 있다. 개방과 자유로운 의사표현은 소통과 개방을 가능케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자의식의 과잉도 낳는다. 이러한 자의식 과잉은 불통과 대립을 낳는다. 그 증상이 심해질수록 해소의 길도 요원해진다.

 

모바일 시대 자의식 과잉의 부작용은 정보의 편식, 검증되지 않은 지식과 정보의 확산과 여기서 조성된 ‘확고한 주관’이 결합해서 조성된다. 따라서 정보의 더미 속에서 비정상적으로 커진 자의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의식의 덜어내기가 필요하다. 덜어내기가 자신의 선입견, 중국현대사상을 전공했다. 디지털인문학을 사상사 연구와 결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지식에 대한 확신을 내려놓고 객관적 인식과 건전한 행위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덜어내기는 정보와 자의식이 넘쳐나는 시대에 현대인이 정신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지혜다. 빅데이터 시대는 우리에게 하루 한번쯤 오랜 세월 몸에 베인 공부 방식, 굳어진 생각을 내려놓고 나와 주변을 끊임없이 돌아보는 미덕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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