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광장   時與知 시대를 여는 지식 네크워크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을 이르는 공부는, 사람이 보다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노력이다. 그러니 공부에 어찌 너와 내가 있고, 나이가 있으며, 끝이 있겠는가? 사람은 누구나 열심히 공부하며 각기 인생을 설계하고 개척해 나가야 한다.

 

 “옛날에 배우는 이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공부하였거늘, 오늘날 배우는 이들은 다른 사람을 위해 공부한다(古之學者爲己, 今之學者爲人, 『논어』 「헌문」).” 이는 그 옛날에 성인 공자가 당시 사람들의 그릇된 배움의 자세를 질타한 말이다. 한데 어쩌면 이리도 지금의 우리를 나무라는 말 같단 말인가? 공자의 질타는 곧 ‘옛날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공부했는데, 요즘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 공부한다’는 일갈(一喝)이니, 예나 지금이나 사람은 매한가지인가 보다.


오늘날 우리는 대개 진학과 취업에 유리한 조건과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너나없이 열심히 공부한다. 그러면서 그때그때 우리를 평가하고 심사하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학문적 성과와 인격적 성장을 ‘보여주기 위해’ 불철주야 매진한다. 그것은 이 시대와 사회가 요구하는 삶의 지향이니, 어느 누구라서 감히 거스르랴? 기실 이러한 자세와 지향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한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남을 위한’, 즉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에 매몰돼 있다. 어려서부터 힘들게 공부하며 물질적 향유를 꿈꾸고, 또 나름의 성공을 구가하기도 한다. 현실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 기준에 따라, 우리는 열심히 노력해 일정한 성취를 이루고, 또 그것을 지키고 키워간다. 하지만 치열한 생존경쟁의 와중에 인간성의 상실과 가치관의 혼란이 심각한 사회 환경 속에서, 우리는 삶의 의미나 보람, 즐거움을 누리기는커녕 삶의 고단함에 지쳐 허덕이며 힘들어한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세상 탓, 현실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공자가 이르기를, “군자는 일의 탓이나 해법을 자기에게서 찾는다(君子求諸己,『논어』「위영공」)”라고 하지 않았던가? 세상 현실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건 실로 난망한 일일 테니, 우리 스스로가 생각을 바꿔 출로를 모색해야 한다.


사실 공자는 당시 사람들뿐만 아니라 후세 사람들을 위해서도 배움과 공부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준 것이다. 이제 우리도 우리 자신을 위한, 곧 ‘나를 위한 공부’에 눈을 돌려야 한다. 이는 물론 ‘남을 위한 공부’를 하지 말란 말이 아니다. 다만 ‘남을 위한 공부’에 매몰된 안목을 높여 보다 멀리 향하게 해야 한다. 그리하여 나 자신의 의식과 사고의 깊이와 넓이를 더하는 공부를 하고, 나아가 삶의 참된 의미와 보람과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은 『주역』의 ‘둔괘(遯卦)’나 『노자』에서 일깨운 ‘물러남으로써 나아감(以退爲進)’의 지혜를 발휘해, 인생을 한껏 멀리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공자가 말한 대로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는 생각이 없으면, 반드시 눈앞의 근심 걱정에 휩싸이게 마련이다(人無遠慮, 必有近憂,『논어』「위영공」).”


인생에 대한 원대한 안목을 기르는 공부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고전을 읽고 공부하는 것만 한 지은 책에는 『공자와 논어, 얼마나 바르게 알고 있는가?』 등이 있으며,  『장자』, 『주역』 등 다수의 고전을 번역했다. 정년 후에도 고전 공부에 주력하고 있다. 게 없다. 그중에서도 철학 고전, 특히 동양 철학 고전이면 더 좋다. 왜냐하면 그것은 대개 옛 성현들이 거룩한 인류애와 선지(先知)·선각(先覺)의 통찰을 바탕으로 인생의 올바른 길을 깊이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고전 읽기를 어려워만 할 일이 아니다. 의지와 끈기만 있으면 된다. 어려서부터면 참 좋을 것이고, 나이 들어서부터는 더더욱 각자의 여건에 맞는 ‘고전 공부’로 스스로를 가꾸어 나가야 한다. 내 인생은 내 하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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