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날씨는 해가 떴다가 비가 왔다가, 춥다가 덥다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마음먹고 밖을 나설 때마다 낭패를 보기 마련이다. “아이 참 날씨가 왜 이래!” 불평이 불쑥 튀어나온다.
올봄도 어김없이 방송대와 함께했다. 방송대에서의 학업은 결코 쉽지 않다. 개강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출석수업 기간이 찾아온다. 출석수업은 보통 한 주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데, 주말이면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수업에 참여한다. 온라인 수업뿐만 아니라 조별로 모의수업을 준비하는 시간도 상당하기에, 그 주는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수두룩하다. 출석수업을 무사히 마치고 나면 중간과제물, 그리고 기말과제물이 해일처럼 몰려온다. 강의와 교과서를 찬찬히 살피고, 관련 문헌을 찾아 인터넷을 헤맨다. 올바른 인용을 위해 점 하나까지 신경 쓰고, 말 바꾸어 쓰기는 제대로 했는지 계속해서 검토한다. 많은 분량을 작성하기 위해 오랜 시간 앉아 있다 보니 허리가 뻐근하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이런 어려움 가운데 묘한 즐거움이 나를 은은히 감싼다는 것이다. 모의수업 때마다 나는 현장에서 실제로 수업을 진행하는 나 자신을 상상하며 설레기도 하고, 조원들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다채로운 아이디어에 웃음 짓기도 한다. 모두가 잠든 새벽, 팔락팔락 교과서 넘기는 소리와 시계바늘 소리만이 내 방을 채울 때는 왠지 모를 고요한 기쁨이 스민다. 그리고 출석수업 기간엔 진달래가, 중간과제물 기간에는 벚꽃이, 기말과제물 기간에는 장미꽃이 활짝 피어 지친 내 마음을 싱그럽게 한다.
남은 세 학기에는 교육실습과 교육봉사로 지금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될 것이다. 힘이 들더라도 불평하지 않고 성장통을 견디기로, 곳곳에 숨겨진 즐거움을 누리며 주어진 시간의 단면을 온전히 만지기로 다짐해본다. 지금은 미래의 내가 무척이나 그리워할 소중한 순간일 테니 말이다.
띠리링. 마지막 기말과제물이 잘 제출됐다는 확인 문자가 왔다. 나는 기지개를 한번 쭉 펴고 나갈 준비를 한다. 오늘 날씨가 어떻든 상관없다. 작은 우산 하나, 가디건 하나를 챙겨 산뜻한 발걸음으로 문을 나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