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어서 11월 정도에는 집단면역이 형성된다고 한다. 계획대로 순조롭게 끝나기를 기대하지만, 한편으로 불안하기도 하다. 코로나19의 대유행에는 우리 사회의 취약하거나 느슨한 부분이 드러났다. 이 신종 감염병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방역에 관한 과학·의료 기술, 정책적 판단, 전문 인력의 역할 못지않게 시민의 참여도 중요하다. 이는 코로나19 상황 초기부터 강조됐다. 2020년 2월 18일, 범학계 코로나19 대책위원회는 국민에게 부탁드리는 6가지 수칙을 제시한 바 있다. 이 6가지 수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여전히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코로나19 종식이 불가능하다.
여기서 ‘어떤 시민은 방역 지침을 철저히 이행하고, 어떤 시민은 느슨하게 이행할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한 가지 조건으로 설명할 수 없겠지만, 건강정보이해능력(건강문해력, health literacy)이 조건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건강증진 용어집에 따르면 건강정보이해능력은 ‘건강 증진과 건강 유지를 위해 정보에 접근하고, 이해하고, 활용하는 개인의 동기와 능력을 규정하는 인지적, 사회적 기술’로 건강 행동, 질환 관리, 사망률 등 다양한 건강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국가 차원에서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한 의제로 건강정보이해능력을 채택하는 추세다. 한국에서도 건강증진종합계획 2030에 신규 목표로 추가됐다(2021년 1월). 한국 시민의 건강정보이해능력 수준은 적절한 건강정보를 얻고, 이해하고, 활용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노인과 취약집단에서 낮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는 건강정보이해능력에 따라 달라질까?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방송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했다. 연구 목적은 코로나19 건강정보이해능력이 방역수칙 준수에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분석해보는 것이다. 작년 12월 온라인 설문에 응답한 398명 중 76%가 지침을 항상 이행한다고 답했다. 결과변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통제한 후에 분석한 결과, 건강정보이해능력이 높을수록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수칙 준수가 유의하게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방역수칙 준수에 대한 피로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정보 활용능력은 방역수칙 준수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요인임을 확인한 것이다.
개인의 정보활용 능력은 감염병으로부터 개인을 보호할 뿐 아니라 공동체의 안전에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고 해석할 수 있고, 건강정보이해능력이 낮은 시민의 눈높이에서 건강정보를 전달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건강정보이해능력과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의 관계를 처음으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앞으로 방송대 학생과 국민을 대상으로 건강정보이해능력과 백신 접종 의향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 재원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 지원에 의해 이뤄진 「코로나19 위기대응 의사결정 향상을 위한 환자중심 건강정보 소통 전략 개발 및 효과평가 연구」의 일부이며, 지난 5월에 열린 제46회 E-보건학종합학술대회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