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는 나의 자랑스러운 모교다. 나는 그동안 배출된 75만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동문을 대표하는 전국총동문회의 회장직을 맡아 일을 하고 있다. 내년이면 방송대 개교 50주년이 된다. 사람으로 치면 ‘지천명’, 곧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가 된다고나 할까? 나의 자랑스러운 모교 방송대도 ‘지천명’의 지혜를 좀더 발휘했으면 좋겠다.
올해는 우리 방송대로서는 전환기적인 해다. 「방송통신대법」이 시행되고, 후반기엔 총장 선거도 예정돼 있다.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중요한 시점에 치러지는 총장 선거는 구성원 전체의 축제의 자리가 되는 게 마땅하다. 그래서 ‘지천명’의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요즘 우리 방송대에서는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규정 개정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동문들은 불편한 마음이 크다. 그 중요한 자리에 아무도 참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동문이 참여할 수 있는 선거권에 대한 논의는 아예 한마디도 나오고 있지 않다.
75만, 참으로 아름다운 숫자다. 이 숫자를 현재 인구와 단순 계산해보면, 대한민국 국민 약 70명 중 1명이 방송대를 졸업한 것이 된다. 그렇다면, 방송대 총장 선거는 우리나라의 작은 ‘국민투표’라고 봐도 무방하다. 국민투표가 축제의 장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 얼마나 애석하고 불행한 일일까?
우리 동문들은 1976년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그동안 대한민국 고등평생원격교육의 발전을 위해 음지에서 양지에서 많은 노력을 해 왔다. 매 학기 입시철이 되면, 방송대 입학생을 1명이라도 늘리기 위해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 또한 방송대에서 공부해 정치·경제·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등평생교육의 필요성과 수월성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방송대 동문은 다른 대학의 동문과는 다르며, 이들은 곧 ‘국민’으로 치환될 수 있다. 방송대법이 시행돼 국민의 세금과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방송대가 ‘국민’인 동문을 배제하고 총장 선출에 관한 규정을 세우고, 또 동문의 참정권조차도 논의하지 않는다면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다.
현재 많은 국·공립 대학에서는 동문 및 재학생, 직원의 총장 선거권 비율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송이 벌어졌고, 소송에서 지기도 했으며, 선거 보이콧도 있었다. 지난해 부경대에서는 교수 1표에 학생 0.0011표의 불합리한 비율로 학생들이 반발해 총장선거가 무산됐으며, 경북대도 소송이 일어나고 있다. 전남대도 동문회가 선거인으로 참여하지 못해 갈등이 있었다.
우리 방송대 동문들은 무엇보다 지난해 방송대법 통과를 위해 각자가 처해 있는 상황 속에서 역량을 한데 모으는 데 최선을 다했다. 2016년부터는 ‘평생학습 행복나눔 박람회’, 2018년부터 시행됐던 ‘방송대 가족 한마음 대축제’ 등을 통해 꾸준히 방송대 발전에 앞장섰던 동문들이다. 전환기적 시기에 치러지는 중요한 총장 선거에 동문들이 참여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동문의 힘이 필요할 때는 찾다가 중요한 일에서는 결정권을 주지 않는다? 이것은 동문들을 기만하는 행위로 비쳐질 수 있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구성원 전체의 지혜를 모아 합리적이면서 서로 환대하는 축제의 자리가 되는 총장 선거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리 동문들의 목소리도 경청해야 한다.
동문들과 동문회의 발전은 곧 방송대의 성장으로 이어지며, 모교의 성장은 동문들에게 더없는 영광으로 선순환된다. 올해 총장 선거가 구성원 전체의 열망을 담아내는 축제의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