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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식 대주교가 방송대와도
나름의 인연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임명은
방송대인의 경사이기도 하다.

 


지난 6월 11일 로마교황청은 대한민국의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를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하며 대주교로 승품했다. 유흥식 대주교가 장관으로 임명된 교황청 성직자성은 가톨릭 사제들과 수도자들의 사목 전반과 복지에 관한 업무를 심의하고, 주교들에게 관련한 도움을 제공하는 교황청 부처다.


이에 대해 한국가톨릭 교회는 200여 년의 역사에서 매우 획기적인 경사로 생각하고 있지만, 실은 유흥식 대주교가 방송대와도 나름의 인연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임명은 방송대인의 경사이기도 하다. 2014년 9월 1일 자 <방송대신문> 제1774호의 16면 전체를 활용해 ‘사람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라는 제목으로 당시 방한한 프란체스코 교황의 메시지, 즉 “일어나세요, 희망을 도둑질하게 내버려 두지 마세요”라는 가슴 울리는 격려를 우리 학생들에게 전했기 때문이다.


한편, 유흥식 대주교는 사회적 기업, 특히 ‘모두를 위한 경제’로 의역되는 EoC(Economy of Communion)의 정신을 실천하는 기업들에 관심이 지대하다. 사람 냄새 나는 기업, 즉 사회적 기업이 자본주의의 폐해를 막으면서도 시장의 선순환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대안적 경제주체라는 희망을 사목활동을 통해 몸소 확산한 것이다. 그래서 당시 <방송대신문>에서 “더 많이 봉사하고 이웃을 위해 베풀 수 있는 공부가 된다면 더 좋겠어요”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방송대에도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적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조직에 관여하거나 관심이 큰 학우나 동문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적 경제조직의 본질은 무엇이며, 사람 냄새 나는 기업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일까?


국내에서 사회적 경제의 본질 관련 연구가 나름대로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하지만, 대다수 연구가 1944년 폴라니(K. Polanyi)의 거대한 전환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기본적으로 시장과 사회를 대립적으로 보면서, 자율조정 시장의 환상에서 벗어나 사회로의 복귀를 주장하기 때문이다.


폴라니가 탈피를 강조한 자율조정 시장의 환상이란 근대 이후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염두에 둔다. 그러나 사회적 경제조직이 진정으로 사람 냄새 나는 기업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경원시하면서 사회적 가치 창출을 불균형적으로 강조해서는 안 된다. 본원적으로 사회와 시장은 분리될 수 없으며, 시장 안에 사회적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은 사람 냄새 나는 조직이면서 동시에 ‘온전한’ 기업이어야 한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국내 사회적 경제조직들처럼 기업으로서의 창의성과 생존능력이 미미한 상태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정부 지원에 의존해서는 곤란하다.


핵심은 시장과 사회의 공존이며, 사회적 협동조합의 세계적인 권위자 자마니(S. Zamagni)의 표현에 따르면 생산과 분배의 동시적 실현이다. 생산이라는 경제적 작용 중에서 경영진과 근로자의 하나됨과 가치 정합을 통해 분배라는 사회적 작용을 완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답을 바라지 않고 먼저 내주는 무조건적 호혜성과 의도적 취약성의 실천이 필수다. 인간적이지만 거래적인 리더십을 뛰어넘는 변혁적 리더십이 긴요하다. 혼연일체를 이룬 가족처럼 온전한 공동체가 된 조직에서만이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


이제 8월이 되면 로마 바티칸시국에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직무를 시작하실 유흥식 대주교가 자랑스러워할 성공적인 사회적 기업인이 곧 방송대에서 배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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