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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 국립수목원은 요즘 한창 수련이 만개하고 있다. 그 모습이 잠을 자는 것 같다 하여 잠잘 수(睡)를 써서 ‘수련(睡蓮)이란 이름을 얻었다.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꽃대가 나선형으로 감기면서 꽃을 물 밑으로 끌어들인다. 씨를 보호하려는 전략이다.


1883년 프랑스 파리의 한 기차역에서 클로드 모네는 열차에 몸을 싣고 교외 마을로 떠나게 된다. 가족과 함께 프랑스 서북쪽 1시간 남짓 거리에 위치한 곳에서, 오랜 로망이기도 했던 수련 연못이 있는 전원생활을 실행하기 위해서였다.

 

오스카 클로드 모네(Oscar-Claude Monet)는 프랑스 인상파 화가로 인상파 양식을 창시했다. ‘빛은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끝까지 고수했으며 연작을 통해 동일한 사물이 빛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탐색했다. 말년에는 녹내장을 앓아 시력을 잃으면서도 250점의 ‘수련 연작’을 완성했다. 이 ‘수련 연작’은 자연에 대한 우주적인 시선을 보여준 위대한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네의 눈은 매 시간, 매 분, 매 초마다 빛의 변화를 잡아냈다. 그는 태양이 뜨고 질 때까지 캔버스를 바꿔가며 하나의 대상에 매달렸다. 모네는 하루 종일 빛을 직접 보면서 작업한 탓에 시력을 크게 손상당했다. 그럼에도 그의 그림 그리기는 멈추지 않았다. 이 열정은 그가 열망하던 지베르니 정원에서 86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이어졌다.


2021년 5월 12일 세계 최대의 경매회사인 소더비가 진행한 ‘현대미술’과 ‘인상파 및 모던아트’의 메인 이브닝 세일이 뉴욕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수련 연못(Le Bassin aux Nympheas)이 7천40만 달러(약 800억 원)에 낙찰됐다고 하니, 과연 세계가 알아주는 명작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다양성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차별화된 포인트를 찾아내 하나하나 구체적인 조사와 관찰과 탐구를 통해 자신의 일과 직업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대다. 직업과 일과 창직의 과정에서도 작은 차이를 계속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작은 차이 하나가 지속적 탐구라는 커다란 수레바퀴와 만나게 되면 급진적인 발전을 거듭해 결국은 새로운 창조에 이르게 된다. 빛에서 새로운 시대의 양식을 만들어낸 화가 모네처럼 말이다.


수목원에는 대자연(mother nature)이 만들어낸 명작품이 즐비하게 전시돼 있다. 매일 매일 색상과 채도와 명도 대비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그야말로 생동감 돋는 전시장이다. 이런 초록의 숲에서 우리는 다양한 삶의 생동감을 만나면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다. 누구나 접하는 일상의 모습들에서 빛의 변화와 느낌을 관찰해 이를 회화의 세계로 재창조핸 모네처럼, 혹은 참새목에 속하는 나이팅게일의 울음소리를 듣고 뛰어난 세레나데를 작곡한 슈베르트처럼, 우리도 우리 눈앞의 이 현실에서 창조를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빛이 비추는 수련 꽃을 정면에서 보면 순광이지만 반대로 보면 역광이고, 물에 비친 수련은 또 다른 내면세계고려대를 나와 연세대 대학원에서 공학석사를 마치고, 폴란드 바르샤바대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광릉 국립수목원 영어 숲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글로벌 청년사업가 GYBM 태국 멘토단 단장, (사)미래경영협회 이사를 겸하고 있다. 의 꽃이 되는 것처럼, 우리가 대하는 일상의 오브제(Objet)에 더 깊은 관심을 갖고 상상의 날개로 즐겁게 호기심을 발휘해 본다면, 폭염의 이 여름 더위도, 코로나19도 다 떨쳐내고 새로운 시야를 열 수 있지 않을까?


“물을 보거든 마음을 씻고, 꽃을 보거든 아름다운 마음을 품어라. 산을 보면 마음의 문이 열린다(觀水洗心 觀花美心 觀山開心).” 장자의 사유(思惟)가 언뜻 떠오르는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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