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우리가 방송대다

'KNOU위클리' 100호를 기념해 방송대 재학생과 대학원 졸업생 등에게 방송대는 어떤 의미인지를 물었다. 방송대 문학상 등에 응모하는 등 자기계발에 매진 중인 4명과 제39대 서울총학생회(서총)에서 학우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4명이 그 주인공들. 각자 서 있는 자리는 다르지만, 저마다의 위치에서 공부하고 나누며, 방송대와 동행하고 있는 8명이 생각하는 방송대의 모습은 무엇일까? 8월 22일, 일요일 오후에 온라인으로 만난 이들은 방송대를 찾게 된 이유, 방송대에서 겪은 시행착오들, 방송대의 강점과 더불어 개교 50주년을 앞둔 방송대에 바라는 점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참석자: 반충환 국문 3, 이규해 서총 실무부총학생회장, 장학순 서총 문화교양학과 학생회장, 정수민 서총 법학과 학생회장, 조인환 영문 4, 한동석 대학원 실용중국어학과 졸업, 함영희 서총 유아교육과 학생회장, 허경희 영문4, 이하 성명만 표기).


방송대 문을 두드린 계기가 궁금해요
장학순 수십 년 사이에 우리나라 문화가 해외에까지 영향을 주는 문화강국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특별한 전공보다 품격, 교양, 지혜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문화교양학과를 찾았어요. 
함영희 같은 유아교육 직종에서 일하는 지인 소개로 왔어요. 유치원 교사는 아니고 유아 관련 업체에서 일하는데요, 현재 일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허경희 주변에 방송대를 졸업하고 열정적으로 사는 지인을 보면서 저도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왔어요.
한동석 몇 년 전 ‘별마당 도서관’에서 김성곤 중어중문학과 교수님 공개강연을 우연히 들었어요. 다른 건 기억이 안 나는데 “학비 싸고 잘 가르친다”라는 말씀에 꽂혀 지원했습니다.

 

막상 와보니 만족하시나요?
반충환 처음엔 겁이 났죠. 국어국문학과는 졸업률이 30%도 안 된다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그런데 공부하는 데 시공간적 제약이 없다는 것이 상당히 좋더라고요. 제가 예전에는 지하철에서 이어폰 끼고 있는 사람 좋지 않게 봤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이어폰 끼고 강의를 듣고 있지 않겠어요?(웃음)
허경희 아침에 눈을 뜨면 30년 동안 해 온 주부의 일이 아닌 해야 할 일, 그러니까 과제나 공부할 게 있어 좋아요.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고 배움이 있어 즐겁거든요. 장학금을 받은 두 번째 학기보다 편입하고 모든 게 낯설었던 첫 학기 중간고사 만점이 더 짜릿한 기억이에요.
함영희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 만족하죠. 10대, 20대부터 70대, 80대까지 정말 다양한 분들이 같은 목표를 갖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다시 공부하게 됐다는 점에서 정말 좋아요.
장학순 방송대 하면 졸업이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잖아요? 늦게 공부를 시작한 저로서는 과연 4년 안에 졸업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공부였기에 열정을 쏟을 수 있었고, 지금 생각해도 전공 선택을 잘했다고 만족하고 있어요.
한동석 사실 전 다른 대학 중어중문학과를 마쳤어요. 1990년대에 중국에 진출했을 때 전 중국 전문가였습니다. 그런데 2000년에는 여러 사람 중 하나가 됐어요. 2010년이 되니 뭣도 모르는 ‘꼰대’가 돼 있더라고요. 중국 출장을 가면 긴 밤 동안 할 일이 없는데, 책을 봐도 막연하더라고요. 굉장히 목말라 하다가 방송대 대학원에 진학해 이 문제를 해결했어요. 자신을 속이며 수십 년 전 공부한 걸 우려먹으며 평생 살려고 했는데, 그걸 방송대에 와서 극복한 거죠.

 

방송대만의 장점을 이야기해 보죠
한동석 방송대만큼 절차적 정당성을 가진 학교는 없다고 봅니다. 과제 제출하고, 시험 보고, 결과에 이의 신청도 하며 꼼꼼히 진행되는 걸 보면서, 한국의 모든 대학이 이렇게만 한다면, 가짜학위 같은 신문 기사는 사라지지 않을까요? 방송대에서는 그 누구도 예외 없이 정해진 절차를 평등한 조건에서 통과해나갑니다. 저는 그 시간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조인환 동의해요. 제가 방송대를 자랑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강의, 시험, 채점 등 모든 절차에서 결과까지 공정하다는 점이에요. 그런 면에서 방송대의 위상은 등록금만 내면 졸업하기 쉬운 다수의 대학과는 분명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장학순 국립대학인 방송대의 수준 높은 강의질과 더불어 시간적, 경제적 부담이 덜하다는 건 모두가 하는 생각일 것 같아요.

 

졸업 후 다른 학과로 재입학하는 학생이 많은 이유는 뭘까요?
허경희 일단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는 분들이 입학을 하고,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강의를 들을 수 있으며, 교수님들 강의 수준이 높다 보니, 만족감을 느껴 방송대 타 학과로 재입학하는 것 같습니다.
조인환 20대에는 취업 준비가 공부의 목적이었어요. 완전히 수단으로만 사용되는 공부였죠. 전 방송대에서 문화교양학과,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영어영문학과를 다니고 있는데요. 하나의 전공에 국한하지 않고 공부하다 보면, 삶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자신이 성장해가는 걸 느낄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가능하다면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교육학과에 재입학 할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이규해 저도 마찬가지예요. 일반대를 졸업한 편입생에게 방송대는 학원보다도 가격이 저렴하고 강의 질도 우수해요. 다른 사람들은 서울대 졸업하고 하버드대 가는데, 방송대 졸업하고 하버드대 갈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공부 자체가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학위도 주니까 일석이조인 셈이죠.
장학순 늦게 공부를 시작한 제 생각에는 전공 불만족보다는 더 많은 분야를 공부하고 싶은 열정이 아닐까 생각해요.
함영희 공부를 이어가는 방법이 그전보다는 어렵지 않게 됐어요. 또 학문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부분도 재입학을 고려하는 중요한 요소 같아요.

 

주변에 방송대를 추천하세요?
정수민 제가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 중인데요, 방송대 다니면서 변화하는 제 모습을 손님들이 보세요. 그래서 이번 학기에도 4명이나 추천했죠(웃음). 추천하는 이유를 말하자면요, 20년 만에 다시 학생이 돼 공부하다 보니, 자녀를 이해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되더라고요. 제가 공부하다 느낀 걸 손님들과 이야기하는 거예요. 제 자녀도 대학에서 배우고, 저도 배우니 소통이 정말 잘 된다고 말하면 손님들이 방송대를 찾게 되더라고요.
장학순 1960년대를 살아온 저희 또래는 대부분 공부를 하기 어려웠어요. 늘 마음에 공부하고 싶단 생각만 있었죠. 늦게 방송대에 왔는데 공부하는 맛이 너무 좋은 거예요. 용기를 못 내는 또래들에게 적극적으로 방송대 입학을 권하죠. 컴퓨터 사용을 비롯해 과제 제출 등 땀을 뻘뻘 흘리는 언니들도 있지만, 열정으로 버티는 지인들을 보면 배움에 대한 우리 세대의 ‘한’ 같은 게 있나 보다 생각해요.
함영희 추천까지는 못해요. 사실 유아교육과 특성상 자격증 2개 취득을 목표로 하는데, 정말 어려워요. 공부할 양이 많은데다 실습도 해야 하거든요. 저도 방송대 다닌다고 하면 주변에서 놀라요. 이렇게 바쁜데 할 수 있느냐고요.
허경희 지인에게 권해요. 요즘처럼 쉽게 외출하기 어려운 시절에 공부하고 과제를 하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지를 몰라요. 기억력도 좋아지면서 뭔가를 해낸 것 같아 자존감이 높아지는 걸 느끼거든요.
한동석 저는 방송대 대학원에서 새롭고 체계적인 지식을 충전했고, 도태되지 않고 성장할 동력을 얻었습니다. 그러니 주변에 방송대를 추천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공부하며 힘들었던 점도 있었겠죠
함영희 다양한 정보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 투자가 필수라는 점이 우선 있고요. 온라인 정보의 특성상 정보를 찾고 확인하더라도, 어느 시점에서 수정사항이 생기기 쉬운데, 그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해요. 이럴 때면 난감하죠.
한동석 처음 접하는 온라인 수업 방식에 적응하기까지 고생을 좀 했습니다. 교수님 강의를 들어도 꼭 TV를 본 것처럼 몇 번을 들어도 머리에 안 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강의 내용을 노트에 전부 수기로 적었어요. 그다음에 다시 강의를 들으니 감이 잡히더라고요. 과목 수만큼 노트가 늘면서 지금은 석사‘님’이 됐습니다(웃음).

방송대 박사과정 설치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동석 당연히 설치돼야 한다고 봐요. 방송대만큼 폭넓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학생들로 구성된 학교는 없어요. 이런 다양한 학문적?사회적 경험을 수렴할 최고 학위 과정이 방송대에 없다는 건 국가적 낭비죠. 덧붙여 방송대에서 학문적 성취와 함께 연륜이 더해진 새로운 유형의 박사들을 배출한다면, 개인적 성취는 물론 그동안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박사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순기능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조인환 일반대학원과 특수대학원이 다르잖아요. 특수대학원에 다니는 지인을 보면, 그렇게 하고도 학위를 받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학부에서는 방송대가 일반대에 뒤처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연구, 탐구 등 좀 더 심화해서 들어가는 박사과정은, 절차나 시스템이 완전하게 준비돼 있느냐가 선결 과제 아닐까요?

 

방송대 학생회는 타 대학 학생회와는 다르죠. 학생회 활동이 공부에 꼭 필요할까요?
장학순 인생에는 지식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지혜로움도 필요하죠. 학생회 활동은 사회적 통로 역할이라고 봐요. 즉, 도우미, 멘토, 매니저 역할까지 연계되는 선후배 간의 실질적 통로인 셈이죠. 동아리 활동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함영희 유아교육과의 특성상 학과 공부에 필요한 자료를 많이 챙겨야 하는데요. 홈페이지에 일차적으로 고지되긴 하지만, 학과에서도 학생회를 통해 좀 더 많이 홍보하도록 하기도 해요. 학과 공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 사실이죠.
한동석 대학원은 원우회죠. 온라인 교육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당연히 필요하고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원우회를 통해서 학과별 스터디는 물론 석사학위 취득의 전제 조건인 영어시험과 학위취득 자격시험도 미리 준비할 수 있어, 중도에 낙오할 위험을 줄일 수 있어요.

 

공부하려면 스터디가 있잖아요
정수민 학교의 정식기구인 학생회 임원으로 활동하는 건 철저하게 봉사하는 거예요. 자기의 공부시간을 쪼개 노하우를 신편입생에게 알려주고, 학과의 크고 작은 행사를 추진하기도 해요. 다만 1년 임기인 학생회와 수년 간 회장을 이어가는 스터디랑은 조금 다르다고 봐요. 학생회에서 봉사하며 공부에 도움을 받을 수 있긴 하지만, 스터디와 학생회 사이에서 간혹 알력 다툼이 일어나면 당황스럽죠.
이규해 대부분 스터디가 건전하게 운영돼요. 극히 일부 사례긴 하지만, 입회비, 월회비, 기타 등등으로 몇 만원에서 몇 십만원을 걷는 스터디도 있어요. 5천 원 학생회비를 내는 학생회보다는 큰돈을 투자한 스터디다 보니 운영에 문제가 드러나기도 합니다. 몇몇 스터디의 이런 행태는 분명 공부를 위해 방송대를 찾은 학생들에게 큰 실망을 줄 거예요. 자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봐요.

 

방송대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걸 꼽자면요?
장학순 이해와 배려죠. 교수와 학생, 선후배, 총학생회와 학생회 관계가 20대가 주인 일반 대학생이 아닌 사회생활을 주로 하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방송대 아니겠어요? 이해와 배려가 없으면 얼마나 삭막할까요?
함영희 아무래도 기능적인 목표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자격증 취득이죠. 힘들긴 하지만 방송대 졸업했다고 하면 주변에서도 그만큼 높이 봐주는 것도 있거든요.
허경희 공부에 대한 열정 아닐까요?

 

학생 수가 줄고 있는데, 많은 이들을 방송대로 오게 할 묘안이 있을까요?
허경희 'KNOU위클리'에서 연세 드셨지만 열정적인 학생들 이야기를 많이 접하면서 감동을 받았어요. 이런 걸 방송매체를 통해 홍보하면 어떨까요?
장학순 학생이 줄어드는 건 당연하죠. 이제는 대학 문턱이 예전만큼 높지 않고, 저출산 시대에 접어들기도 했으니까요. 사이버대를 위시해 일반대도 온라인 영역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는데요. 방송대는 이 분야에선 독보적이니까 그걸 활용하면 좋을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각 동아리방을 확대해서 공무원반, 기업체반, 유학반 같은 전문 동아리방을 만들고 학교에서 적극 지원하면 어떨까 생각해요. 방송대를 졸업하고 사회 진출이 용이하도록 직업을 매칭할 수 있는 대학이 돼야 하지 않을까요?

 

신편입생에게 슬기로운 방송대 생활을 위해 한말씀 해주세요
반충환 공부는 엉덩이가 합니다. 오래 버티고 앉아서 열심히 강의 들으시면 됩니다.

이규해 초심 잃지 말고 꾸준히 하세요!
장학순 기왕에 시작했으니 즐기세요!
정수민 서당 개 삼년에 풍월한다고 하죠? 포기하지 마세요!
조인환 죽기살기로 애쓰시지 마시고, 공부하는 삶을 제대로 즐기시길 바랍니다~ 내면이 아름다운 방송대인 화이팅
한동석 절대 포기 하지 마세요! 우리학교에서는 꼭 목표하시는 성과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믿으세요!
허경희 열심히 즐겁게 공부하세요. 파이팅입니다!
함영희 학생회 활동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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