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대학’민국 新대학생

최종학력 중학교 졸업. 10여 년 전, 내 학력을 들킬까 나는 늘 움츠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주변에 알리지 않고 혼자 몰래 검정고시 학원에 다녔다. 그러나 한창 손을 많이 타는 아이들 뒷바라지에, 식당 일에, 공부는 무리였다. 깨끗이 포기했다고 생각했지만 공부에 계속 미련이 남았다. 미련을 숨기고 장사에 집중했다. 지역에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무렵 새마을금고 사외 이사 제의가 들어왔다.

 

나는 단호히 거부했다. 무엇보다 내 학력이 들통 나는 게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매번 제의가 들어왔지만, 그때마다 능력이 없다고 거부했다. 사람들이 내 학력을 알까 봐 조마조마했다. 4년이 지난 어느 날,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새마을금고 김재택 이사장님에게 속을 털어놓았다. 김 이사장님은 말해줘서 오히려 고맙다고 하면서, 검정고시 준비, 교육방송까지 꼼꼼히 챙겨주셨다.

 

옛날처럼 포기하지 말고, 오히려 떳떳이 알려 대학까지 가자면서 방송대 입학도 권유해주셨다. 응원 덕에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2018년 방송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저 높은 곳에 있는 줄 알았는데, 나처럼 공부하고 싶다는 사람에게 언제든지 문을 열어놓고 길을 안내해주는 방송대가 가까이에 있었다니. 영어도 컴퓨터도 잘 몰라 힘이 들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첫 출석수업에서의 감동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교수님께 직접 듣는 수업을 나는 하나도 허투로 흘리지 않았다. 이렇게 몇 학기가 지나자 뉴스에서 나오는 어려운 단어와 개념들이 잘 이해되기 시작했다. 내가 일상에서 쓰는 용어와 어휘력이 풍부해진 것도 스스로 느끼게 됐다. 그렇지만 자만심과 독단은 아니다. 오히려 사업상 어떤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도전이 필요할 때, 지인들의 의견을 더 주의해서 듣게 됐다.

 

만학도가 돼 행복한 순간이 있다. 나는 보통 승용차를 가지고 다니는데, 시험을 치러 지역대학에 갈 때는 지하철을 탄다. 약간의 소음 속에서 교재를 보며 온전히 집중해서 시험공부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또 어머니의 마음을 편하게 해 드릴 수도 있어 좋다. 가난 때문에 공부를 시키지 못했다며 미안하다고 아흔이 다 된 어머니가 등록금을 주신다. 나는 효도라고 생각해 어머니가 주시는 학비를 받는다. 이 때문에도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다.

 

아는 만큼 보인다!’ 나는 정말 이 말을 방송대에 다니면서 깨달았다.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론과 원리를 알면 그것을 응용해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것이 꼭 경영적인 부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식당 경영에서 가장 커다란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냥 신뢰와 신용으로 하던 장사의 차원을 넘어 이제 나는 분당과 판교 지역에 5개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방송대 공부를 하면서 하나씩 개업하게 됐다. 식자재도 내 고향 어르신들이 가꾸신 농산물을 직접 공수한다. 우리 식당에서는 믿을 수 있는 식자재여서 좋고, 고향 어르신들에게는 경제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하니 이렇게 좋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아들과 여동생에게도 방송대 공부를 권유했고, 그들은 이제 각각 4학년, 2학년에 재학하고 있다. 자신감 있게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계속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대학 공부가 여전히 녹록치는 않다. 그러나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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