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리말에서 읽는 한국인의 심층

어디에 무엇이 있다 한국 사람은 ‘무엇’과 ‘어디’와 ‘있다’를 가지고, “어디에 무엇이 있다” 또는 “무엇이 어디에 있다”라고 말한다. 이를테면 사람들은 ‘여기’와 ‘사슴’과 ‘있다’를 가지고, “여기에 사슴이 있다” 또는 “사슴이 여기에 있다”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여기에 사슴이 있다”라고 말하려면, ‘무엇’이 꼴이나 일을 가진 어떤 것으로서 드러나야 한다. 사람들은 ‘무엇’에서 드러난 꼴이나 일이 ‘사슴’이 가진 것과 같을 때, ‘무엇’을 ‘사슴’으로 알아보게 된다.   사람들은 ‘무엇’을 ‘사슴’으로 알아보는 일이 일어나면, ‘사슴’의 있고 없음을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은 ‘무엇’이 ‘사슴’으로 드러나서 자리한 곳을 ‘여기’라고 밝혀서 말하고자 할 때, “여기에 사슴이 있다”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여기에 사슴이 있다”라고 말할 때, ‘있다’는 ‘사슴’이라는 것이 여기에 하나의 ‘~이’로서 자리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때 ‘있다’는 ‘이+ㅆ+다’로서, ‘이’는 무엇이 하나의 ‘~이’라는 것을 가리키고, ‘~ㅆ’은 무엇이 하나의 ‘~이’로서 드러나는 일을 가리키고, ‘~다’는 ‘무엇’이 하나의 ‘~이’로서 드러나는 일이 마침에 이른 것을 가리킨다. 한국말에서 ‘있다’, ‘없다’, ‘놀았다’, ‘먹었다’ 따위에서 볼 수 있는 ‘ㅆ’은 ‘ㅅ’, ‘사’, ‘시’와 뿌리를 같이 하는 말로서, ‘무엇’이 어떠한 일이나 꼴로 드러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를테면 ‘시키다=시+키+다’는 내가 남에게 어떤 일을 하도록 만드는 것을 말하고, ‘시들다=시+들+다’는 무엇에서 일어나는 일이 안으로 들어가서, 더는 일어나지 않게 되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여기에 사슴이 있다”라는 말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과 맞지 않을 때, “여기에 사슴은 있지 아니하다”라고 말한다. “여기에 사슴은 있지 아니하다”에서 ‘아니하다’는 ‘안+이+하다’로서, “여기에 사슴이 있는 일”은 마음의 ‘안’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이’로서 그치고, ‘밖’에 드러나 있는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아니하다’는 마음의 ‘안’을 잣대로 삼아서, 마음의 ‘밖’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한국 사람은 “여기에 사슴은 있지 아니하다”라는 말을 다른 말로 바꾸어서, “여기에 사슴은 없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여기에 사슴은 있지 아니하다”라고 말하는 것과 “여기에 사슴은 없다”라고 말하는 것은 판단을 내리는 잣대에서 다른 점이 있다.  “여기에 사슴은 없다”라는 말은 ‘무엇’이 ‘사슴’으로 드러나는 일이 여기에서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여기에서 그러한 일이 일어나 있지 않은 까닭으로 “여기에 사슴은 없다”라고 말한다. 이때 ‘없다’라는 말은 ‘업+ㅅ+다’로서, ‘업’은 이것과 저것이 업거나 엎어서 하나가 되는 것을 가리키고, ‘~ㅅ’은 업거나 엎어서 하나가 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을 가리키고, ‘~다’는 업거나 엎어서 하나가 되는 일이 마침에 이른 것을 가리킨다. 한국말에서 ‘없다’는 ‘업다’와 ‘엎다’와 뿌리를 같이 하는 말이다. ‘업다’는 이것이 저것을 업어서, 하나처럼 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윷놀이에서 이 말이 저 말을 업으면, 이 말과 저 말이 하나의 말처럼 움직인다. 그리고 ‘엎다’는 이것을 저것에 엎어서, 이것과 저것이 하나처럼 되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사람들이 과자그릇을 엎으면, 안에 있던 과자가 밑으로 쏟아져서, 과자와 바닥이 하나처럼 된다. 그런데 ‘없다’는 이것과 저것이 업거나 엎는 일을 통해서 하나처럼 되는 것을 넘어서, 이것이나 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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