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현대 명저 106선 해제

1976년 7월 20일, 화성 탐사선 바이킹 1호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화성 표면의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다. 칼 세이건(Carl Sagan, 1934~1996)은 그 사진을 보고 지구상 바위와 모래 언덕들이 즐비한 곳과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화성은 그저 황무지 같은 곳이었던 셈이다. 화성 탐사 계획은 그 당시 10억 달러 우주 프로젝트였다. 화성 탐사 등 여러 우주 탐사 계획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게 바로 칼 세이건이다. 그는 『코스모스』(1980)에서 “화성은 지구에서 그 표면을 관측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행성”이라고 썼다. 인류가 우주를 동경하는 이유는 우리와 다른 혹은 비슷한 ‘생명체가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 때문이다. 수많은 천문학도가 오늘도 우주를 꿈꾸는 건 광활한 우주에서 미지의 세계를 꿈꾸기 때문이다. 태양계와 은하계 너머 과연 어떤 세계가 펼쳐질까? 칼 세이건은 단순히 천문학자로서만 기억되지 않는다. 그는 모든 인류가 다 함께 잘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모두, 지구라는 행성에 함께 모여 있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책  『코스모스』에서 “우주에서 내려다본 지구에는 국경선이 없다. 우주에서 본 지구는 쥐면 부서질 것만 같은 창백한 푸른 점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우주 어딘가 있을지 모를 미지의 생명체를 찾아가는 여정은 우리를 더 잘 알고자 하는 노력이기도 하다. 그는 『코스모스』에서 “외계의 생명은 우리가 추구할 궁극의 목표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라고 적었다.  그의 업적은 직접 우주 탐사에 참여해 인류의 지평을 넓혔다는 데 있다. 그가 보여준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존경심이 여전히 그를 찾도록 하는 동력이 아닌가 한다.우주를 통해서 지구를 바라보다칼 세이건은 미국 시카고대에서 천문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부터 칼 세이건은 외계 생명의 가능성에 대해 학문적으로 천착하기 시작했다. “광활한 우주에 우리만이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 낭비”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그는 스탠퍼드대, 하버드대와 코넬대에서 유전학, 우주를 연구했다.칼 세이건과 그의 책 『코스모스』가 현재까지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세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허무맹랑하거나 예산 낭비로 치부될 수 있는 외계 생명체에 대한 연구를 수면 위를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지금도 UFO나 에일리언을 언급하면 공상과학 소설로 치부한다. 하지만 그는 우주 너머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외계 생명체를 탐사하는 일에 일생을 바쳤다. 특히 민간단체를 설립해 인류의 지적 호기심에 불을 지핀 장본인이 바로 칼 세이건이라 하겠다.  칼 세이건은 1980년 루이 프리드먼, 브루스 머레이과 함께 행성협회를 창설한다. 행성협회는 전 세계 125개국이 참여하는 비영리단체로서 천문학 관련 연구와 지적 호기심을 공유하고 있다. 행성협회는 최근 SF 우주 영화에서 종종 등장하는 태양 돛을 이용한 탐사선을 그 당시에 이미 제안한 바 있다. 행성협회는 여전히 태양 돛 탐사선 ‘라이트세일’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행성협회는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계획(SETI)’ 연구에도 적극 참여했다. 1984년 SETI 연구소가 설립됐다. 칼 세이건 역시 이 계획에 참여해 전파를 분석했다. 칼 세이건이 현재까지 인정받는 두 번째 이유는 과학대중화에 기여한 공로 때문이다. 1980년대 미국 PBS에서 방영된 「코스모스」 시리즈는 누구나 한 번쯤 접해봤을 것이다. 이 방송을 보고 배고픈(?) 천문학과에 가겠다고 한 학생들이 많았다. 누구나 칼 세이건처럼 멋지게 방송에 나와 우주와 미지의 세계에 대해 유창하게 말할 그날을 상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천문학은 천문학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고대의 수많은 학자들과 현재까지 우주를 탐사하는 모든 이들은 철학과 인문학, 수학과 물리학, 생명학과 의학 등을 아울러야 한다. 칼 세이건이 과학대중화의 최전선에서 보여준 지적 탐구와 호기심은 그 자체로 융합 지식인의 모습이었다. 세 번째는 과학을 하는 그의 태도다.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에서 “과학의 성공은 자정 능력에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만의 주장을 펼치지 않는다. 가령, 물과 생명체는 우리가 아는 한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그는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지만, 존재할 수 있는 외계 생명체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서술했다. 인류의 지식은 한계가 명확하다. 그 한계점을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그 너머를 탐구하는 길이 열린다. 현대 천문학은 참 더디게, 그리고 우여곡절이 많은 상황에서 발전해왔다. 칼 세이건이 서술한 과학자 중에 케플러에 대한 내용이 참 인상적이다. 케플러의 법칙은 여전히 우주탐사를 할 때 적용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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