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왜 이래?” 조선 시대 낙서에도, 수메르 시대 점토판에도 기록됐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익숙한 말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이 말이 사회적으로 진지하게 다가온 적이 있을까? 최근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MZ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 이야기다. 물론 특성 세대를 몇 줄 글로 이해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세대 구분 자체가 자의적이고 임의적인 측면이 있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궁금한 건 어쩔 수 없다. 커버스토리 1면에서는 MZ 세대의 특징과 성향을 알아보고, 2~3면에서는 방송대를 찾은 20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본다.

우리 사회에서 언제부터 MZ세대가 화두가 됐을까? 청년 실업, 일자리 양극화 등 청년 세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늘 있어 왔지만, 언론이 MZ세대에 초점을 맞춘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사회학과)는 “기존 청년 관련 보도는 2010년대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언론은 2021년 보궐선거 기사에서부터 MZ세대를 집중적으로 노출하고 있음이 드러난다”라고 분석했다. 다소 정치사회학적 접근인 부분도 있지만, 언론은 물론이고 학계에서도 MZ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MZ세대의 특성을 살피기에 앞서, 특정한 연령대가 당연히 유사한 사회적 특성을 가진 집단이라는 ‘세대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전쟁조차도 다르게 경험하는 이른바 ‘비동시성의 동시성(the contemporaneity of the uncontemporary)’ 측면에서는, 같은 연령대의 MZ세대라고 해도 삶의 조건, 경험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신 교수는 “사회 현실을 세대적 관점으로 과장하거나 왜곡해 단순화하는 선정주의가 발생하거나, 자칫하면 정치적, 이념적, 상업적 목적으로 특정 세대를 낙인찍어 세대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라고 경고한다. 모든 586세대가 같은 집단은 아님에도, 586세대를 ‘꿀 빨아먹은 세대’, ‘사다리를 걷어찬 세대’ 등으로 비하하며 MZ세대와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 바로 이 같은 세대주의의 함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계 중독 스트레스 ‘싫어요’
‘신인류’들은 시대마다 출현해 그들만의 세대명을 획득해왔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에 앞장 선 386세대, 1990년대 대중문화와 소비 고급화의 주역이었던 X세대 등이 있었다. 최근 한 언론을 통해 소개된 MZ세대를 표현하는 용어인 ‘살코기 세대’는 다소 섬찟하게 들린다. 살코기 세대는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최소화하는 세대라는 의미다. 이른바 인생의 기름기를 쫙 뺀 세대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80%는 혼밥, 혼술 등 혼자 보내는 시간에 긍정적이며, 타인과 관계를 맺더라도 필요한 것 이상을 주지 않는다. 이들에게 오프라인 관계는 더 이상 필요조건이 아니다. 대학생들은 혼자 밥을 먹으며 공부하는 ‘밥터디’를 한다.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혼자 하는 자기 계발’이 일상이다. 기성세대는 이런 현상을 N포세대의 슬픈 자화상으로 분석하기도 했지만, 정작 이들은 관계 중독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선택한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이은형 국민대 교수(경영학과)가 분류한 ‘주요 이슈에 대한 기존 세대와 MZ세대의 가치관’에 따르면, 상사 지시에 대해 기존 세대는 ‘시키는 대로 따라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반면, MZ세대는 ‘이유는 알고 따라야 한다’라고 생각한다. 기존 세대가 ‘회사의 발전은 나의 발전’으로 생각하지만, MZ세대는 ‘나와는 별개’로 둔다. MZ세대에게 부서 회식은 ‘업무의 연장’이 아니고 ‘점심 때, 비싼 걸로 먹는 것’이며, 디지털 발전은 기존세대가 생각하는 ‘낯설고 두려운 것’이 아니라 ‘신나고 편한 것’이다.
평생 직장이 사라진 세대, 워라밸의 중요성 등은 MZ세대의 성향을 결정짓는 주요한 요인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이에 따라 비대면을 선호하는 MZ세대를 위한 무인점포의 증가 등 사회경제적 지형도 바뀌고 있다. 그런 면에서 MZ세대는 소비에서도 기성세대와 차이를 보인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불고 있는 ‘비거니즘’(Veganism, 채식주의) 열풍에는 친환경, 동물보호, 가치소비라는 윤리적 신념이 뒷받침돼 있다. 기성세대 비건(육류, 어류, 달걀, 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을 일절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 중 상당수가 건강을 생각해 채식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콜 포비아’ 이면에 숨겨진 불안
한편 MZ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근 몇 년간 이들 사이에 심화하는 ‘콜 포비아’ 현상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콜 포비아는 전화 통화를 두려워하는 공포증을 의미한다. 문자 메시지에 익숙한 청년 세대 사이에 특히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지우 문화평론가는 청년 세대의 수평적 소통 구조 역시 콜 포비아와 관련이 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청년 세대는 온라인 등에서 세대 간, 직업 간, 직책 간 우열 없이 항상 수평적으로, 익명으로 소통하는 것에 익숙하다. 반면 실제 현실에서는 상대와 나 사이에 어떤 권력 구조가 있는 게 일반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청년 세대의 콜 포비아를 넘어선 대면 ‘대화 포비아’의 핵심에는 불안 혹은 압박감이 있다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한다.
20대, 방송대생 중 25.6%
그렇다면 이제 방송대로 시선을 돌려보자. 방송대를 찾는 MZ세대 중 20대들은 얼마나 되고 또 어떤 생각으로 방송대를 찾은 것일까? 연령대별 방송대 신편입생 변동 추이를 매 학기 조사하고 있는 원격교육연구소(소장 윤태범, 원격연)의 「신편입생 실태조사 연구」를 살펴봤다. 2014학년도부터 2021학년도 1학기까지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2014년에는 신편입생 비율이 30%대를 유지하다가 이후 소폭 등락을 거듭하면서, 직전인 2021학년도 1학기에는 25.6%를 기록했다. 원격교육연구소의 남나라 연구원은 “최근 신편입생 전체 등록자 수가 줄어들고 있고, 2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도 줄어들고 있다. 연령대로 구분하면 전체적으로 방송대를 찾는 20대 이하 세대는 감소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대 방송대 신편입생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2021학년도 1학기 신편입생 실태조사 연구」(남나라, 2021.07)에서 유의미한 대목을 발견할 수 있었다. 2021학년도 1학기 신편입생을 연령대별로 살펴봤을 때, 전체 신편입생 수에서 2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이 25.6%(8천247명)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40대가 24.1%(7천760명)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2020학년도 1학기 20대 연령 비율(24.3%, 7천862명)보다 다소 높아진 것이다. 적어도 20대는 최근 8년 간 방송대 신편입생 구성에서 1/4 비율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최근에는 가장 많은 구성비를 보여주는 연령대인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대들이 방송대를 선택한 동기는 △상대적 입학 수월 △상대적 졸업 및 학위 취득 수월 △학비 저렴 △시간, 장소 상관없이 학습 △일반대보다 실용적인 교육과정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교육방법과 제도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방송대 진학 시 결정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에는 △일반대와 다른 사회적 시선 △교육내용의 실질적 도움 여부 △학비부담 △원격교육방식 적용 여부 △공부시간 내기 △관심에 맞는 전공 찾기 △교과내용을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 △가족이나 주변의 지지 여부 순으로 나타났다.
방송대 학생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40~50대다. 40대 이상으로 확장하면 과반을 넘는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한 학과를 졸업하고 다른 학과로 편입하며 배움의 기쁨, 만남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반면 방송대 문을 두드리는 20대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어떤 이유로 방송대를 찾았는지, 원격대학 시스템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소통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등을 알아볼 필요는 분명히 있어 보인다. 학교 차원에서도 역시 미래의 중요한 입학 자원인 이들에 관한 심도 깊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자, 이제 준비가 됐다면 페이지를 넘겨 20대 방송대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자. 추후 미래적 관점에서 30대가 본 방송대도 다룰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