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사회안전망이
굳건한 복지국가의 형태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빵과 장미’를 위한
평생교육체제가
뒷받침돼야 한다.
2015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스코틀랜드 출신 경제학자 디턴(Angus Deaton)은 인류가 달성한 ‘위대한 탈출’은 빈곤과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기대수명이 50세를 넘어선 것은 1900년대에 접어들면서 부터다. 수천 년의 역사 동안 ‘백세(百歲 )수명시대’를 이야기하게 된 것은 길지 않은 시점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배고픔만 해결하면 되는 것이 전부였던 단선적이고 단편적이던 수동적 삶이 인간의 본질적 삶이 아니라는 것을 자각했다는 뜻이다. 한 아기가 태어나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거치며 ‘삶의 목표’를 정하고, 왕성한 청년기와 중장년기에 ‘삶의 목표’를 향해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면서도 ‘행복한 삶’을 달성할 수 있다는 예측 가능한 인생설계가 50세 이후로도 펼쳐질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주어진 것이다.
이와 같은 사회적 환경은 최근에서야 마련됐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설계된 복지국가(Welfare State)는 인류가 빈곤과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대탈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행복한 삶을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개인 차원이 아닌 사회적 차원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을 국가라는 공동체 차원에서 구축했다.
평생에 걸쳐 삶이 행복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은 일상의 위험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막아내고, 공동체적 공간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일을 준비할 수 있고, 1년 후를 계획할 수 있으며, 10년 후의 목표를 설정하고, 은퇴 이후의 삶을 꿈꿀 수 있다. 이것이 평생사회안전망이다.
복지국가는 생애주기에 발생하는 모든 이벤트를 위험으로 인식하고 공동체 차원의 대응체계를 마련한다. 새로운 구성원의 탄생은 가족에게 축복된 일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경제적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사회적 위험(social risk)’으로 규정된다. 노동시장에서 은퇴하더라도 공동체에 이바지했던 삶에 대한 사회적 연대 차원의 노후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서비스를 구축한다.
복지국가는 공동체를 위한 중심운영 체제로 정부(state)와 시장(market)을 둔다. 가족과 개인의 행복을 위해 정치경제가 조정과 통합의 사회정책기제를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 것을 국가 운영의 최대 목표로 한다. 폴라니(Karl Polanyi)는 시장의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사회 속에 묻어 있는 시장을 강력하게 주창했다.
사회(society)는 국가가 개인과 가족을 억압하거나 희생시키지 않도록 민주주의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킨다. 시장과 국가에 대한 견제와 감시, 조정과 통합은 복지국가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사회권을 강고하게 지켜내기 위한 ‘빵과 장미’로서의 시민권 발현을 의미한다. 사회 곳곳에서 정치경제를 견제하는 세력으로 시민들이 성장하는 시작점이 바로 평생교육 현장이다.
몇 차례의 세계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유럽 복지국가는 사회통합을 유지하는 면모를 보여줬다. 시민들이 ‘빵과 장미’를
양손에 들 수 있도록 평생교육체제를 도처에 마련했으며, 국가가 굳건하게 지원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평생사회안전망이 굳건한 복지국가의 형태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빵과 장미’를 위한 평생교육체제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방송대가 차지하는 사회적·시대적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시대를 이끌어갈 시민의 성장을 위해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학교와 함께 있음을 최근의 우리 사회를 보며 더욱 느끼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