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인생을 바꾼 평판의 힘

국내 모 항공회사의 ‘땅콩회항’ 사건을 기억하는가. 재벌 2세 갑질의 전형적인 사례로 대중들에게 선명하게 각인됐다. 이 사건으로 결국 해당 기업은 오너리스크에 대한 톡톡한 대가를 치렀다. 이른바 “한방에 ‘훅’ 가더라”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건이다. 평판의 중요성은 비단 기업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개인도 ‘평판’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을 인식하고, 평판 관리에 적절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전문가가 제시하는 개인을 위한 평판 관리 전략을 소개한다.

평판이란 조직이나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내리는 평가의 총합 개념이다. 기업이 비즈니스를 수행할 때나 한 개인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긍정 평판을 구축해갈수록 비즈니스 성과가 좋아지고 인생도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평판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지만 왜 소수의 기업과 사람들만이 긍정적 평판 구축을 통해 달콤한 열매를 맛보게 되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의 이미지

이미지라고 하는 것이 즉각적이고 단편적이며 따라서 쉽게 변하는 것이라면, 평판은 앞선 정의에서 보듯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종합적 평가다. 따라서 평판이라고 하는 것은 특정 기업이나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실제 모습에 매우 근접해 있는 주위 사람들의 인식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긍정 평판을 구축하려면 실제 상대방을 배려하는 생각이나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평소의 말과 행동들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마주 앉아 몇 년에 한 번 맥주 한잔하는 사진을 언론에 대대적으로 노출하면 ‘쇼통령’, ‘이미지 메이킹한다’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지만, 임기 내에 여러 차례 계속한다면 ‘기업인들의 고충을 잘 들어주는 대통령’이라는 평판을 확보하고 퇴임 후에도 그런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다. 이처럼 평판을 관리한다는 것은 기업이나 개인이 매사에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염두에 두고 행동해야 하므로 생각보다 세심하고 큰 노력이 요구된다. 이런 원리로 인해 좋은 평판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대신 어느 정도 구축된 평판은 그것을 만들어 가는 데 걸린 시간 이상으로 상당한 생명력을 가지고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제품 판매량 증가에도 직·간접적으로 이바지하고, 위기 시에는 탄탄한 방어막 역할도 수행한다.

일례로 유한킴벌리는 1984년부터 환경과 나무 심기의 소중함을 지속해서 알리면서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금도 대한민국에서 기업 평판을 묻는 각종 설문조사에서 최상위권 랭킹을 기록하며, 사회공헌활동의 대명사 기업처럼 각인됐다. 캠페인 초창기와 비교해 지금은 환경 관련 활동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나 사람들이 내리는 평판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유한킴벌리 기저귀에서 이물질이 발견되어 크게 이슈화가 된 적이 있는데, 이슈 발생 이후 기저귀 매출액이 평시 상황으로 회복되는 속도가 타 유사 기업 사례 대비 두 배 정도 빨랐다는 분석도 있다. 평판이 좋은 이른바 ‘착한 기업’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긍정적 평판 구축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점차 필수 사항이 되고 있다.
70만 팔로워 정용진, 기업 평판에 약일까 독일까
한 개인에 있어서도 긍정 평판은 커다란 자산이 될 수 있다. 재계 대표 인플루언서가 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SNS를 통해 일상 공유뿐만 아니라 자사 상품을 알리기도 한다. 그의 SNS에 게재되는 콘텐츠들은 수시로 기사화될 정도로 그 영향력이 커졌다. 그의 거침없는 입담과 소탈한 일상은 인스타그램에서 70만 명을 훌쩍 넘는 팔로어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에 ‘용진이형’이라고 부르는 팬덤까지 형성됐다. 하지만 개인이 평판을 구축해가는 과정에는 위기나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지난 6월 자신의 SNS에 연달아 쓴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표현이 세월호 사태를 연상케 한다며 연일 논란이 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에 이마트 주주들이 종목토론방에서 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논란이 되는 표현을 멈춰 달라고 한 바 있다. 개인의 평판은 평소 상호작용하는 하나하나의 말과 행동들, SNS를 통해 소통하는 콘텐츠 하나하나가 퍼즐처럼 모여 형성된다. 어떤 행동들은 플러스가 되기도 하고, 어떤 행동들은 마이너스가 되기도 하며, 여기서 특정 행동들의 경우 매겨지는 점수도 각각 다르다. 이런 과정을 통해 평판은 서서히 만들어져 간다.
단기 성과보다 지속가능성에 집중
이처럼 기업이나 개인에게 매우 중요한 평판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평판이 무형의 자산이라고 하나 평판을 구성하는 요소가 성격적인 요인으로 국한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학자들에 따라 분류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기업의 경우 제품·서비스, 혁신, 지속가능한 성장, 일하기 좋은 직장, 성과, 비전·리더십 등이 기업의 평판을 구성하는 주요 구성 요소들이다.

개인의 경우에도 평판을 높이기 위해서는 능력, 성품, 신뢰 등 여러 구성 요소들을 충족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통상 생각하는 좋은 인격을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직장에서는 직급이 높은 구성원 및 낮은 구성원들에게 본인이 가진 역량을 어떻게 잘 보여주고, 지지를 확보할지가 포함된다는 말이다.
코콤포터노벨리 전략연구소 이사를 거쳐 2016년 대표이사로 취임해 6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올 1월부터 제21대 한국PR기업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앞서 얘기했듯 평판을 구축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보통 기업이나 사람들은 이러한 시간을 들이려 하지 않고 단기간에 비즈니스 성과나 돈을 모으는 것에 집중한다. 그것이 더 쉽고 당장 유리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거나, 주위 사람들의 지지를 통한 풍요로운 인생을 살려면 중장기적으로 자산이 되는 ‘평판’에 관심을 가져보자. 평판을 고려해 행동한다면 오늘 누군가를 위해 내가 쓴 몇 만 원이 1년 이내에 혜택이 되어 바로 돌아오진 않겠지만 시간을 두고 직·간접적으로 꼬박꼬박 몇 만 원씩 지속해서 내 인생에 반복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평판의 생리다.


1좋아요 URL복사 공유
현재 댓글 0
댓글쓰기
0/300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