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선택하는 수단의 하나로 브랜드 평판 가치가 중요해진 시대가 왔다. 방송대도 평판 기제가 작동한다. 단, 일반대와는 다른 특성을 지닌 방송대의 평판은 다르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내부 구성원과 외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방송대의 평판 간극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이들의 꾸밈없는 목소리를 통해 방송대 평판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대학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들어봤다.
학생 성취도·만족도, 평판에 영향 미쳐
방송대 평판을 형성하는 요소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국립대 프리미엄’이다. 국립대는 국가가 운영하는 대학이다 보니 등록금이 저렴하게 책정돼 있다.
그런데 외부 목소리를 들어보면 의외로 방송대의 한 학기 등록금이 30만 원대 수준이라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꽤 많다고 한다. 다른 사이버대 평균 등록금(130~140만 원)과 비교했을 때 5분의 1 수준으로 상당히 파격적이다. 학비에 민감한 학생들에게는 매력적인 포인트다.
방송대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에서도 이런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김예인 대외협력홍보과 홍보팀 직원은 “지난 1학기 입시 캠페인 때 입시홍보와 관련해 소셜미디어 채널로 여러 가지 데이터를 수집했다. 메신저로 받은 1천98건의 질문 가운데 무려 66%가 등록금이 얼마인지를 묻느냐는 내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국립대이면서 최적의 가성비를 갖춘 경쟁력 있는 학교라는 평판 구축 전략을 고려해 볼 만하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립대 프리미엄’에만 기대는 평판 전략에 좀더 효과적인 플러스가 필요한 시점이다. 신입생 및 재학생 충원율이 27.9%, 26.0%, 24.0%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추이 변화는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지원자 수 자체가 줄어든 원인도 물론 있지만 학생중심의 교육 서비스 변화, 개별 맞춤형 교육을 위한 대학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방증한다. 달리 얘기하면, 산업 수요와 학문 트렌드에 발맞춰 학과(전공)를 신설하거나, 학생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과정 개편 등이 대학 평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방송대도 ‘학생 중심’에 방점을 둔 교육 환경의 변화를 인식하고 있다. 학생들의 역량과 니즈에 맞는 교육 여건 향상을 위해 자구책 마련에 한창이다.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을 줄이기 위한 ‘형성평가’ 도입, 생활체육 관련 전문가에 대한 수요 증가 동향을 파악해 단행한 ‘생활체육지도과’ 신설 등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변화의 속도에 비해 발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는 아쉬움은 여전하다. 학내 A교수는 “학생들이 스스로 전공을 설계할 수 있는 자유전공학부, 맞춤형 전공 설계 같은 이슈에 대응하는 TFT까지 구성됐지만 성과가 지지부진했다. 시대가 급변한 만큼 학생들의 편의를 고려한 수시입학제, 집중이수제 등과 같은 방식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는 학생 성취도와 만족도가 대학 평판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로 작용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김영철 한국원격대학협의회 사무국장은 ‘대학 서열화’나 ‘전통적 대학 평판’에 균열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학생들의 니즈를 충족하는 것은 물론 삶의 질까지 높일 수 있는지 여부가 평판 관리를 잘 하는 대학의 척도가 됐다”며 “2~3년 전에 모 전문대에서 학생 모집이 어려워져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개(犬) 기숙사를 만들어 주목을 끈 적이 있다. 굉장히 특이한 사례긴 하나 그만큼 교육 수요자를 만족할 수 있는 차별화된 방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이버대 초창기에는 입학하는 20대가 5%도 안 되었으나 지금은 10%를 훌쩍 넘는다”며 “이들이 선호하는 공학계통 학과에 실습교육, 융합교육 과정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미래지향적 대학 운영을 고려해 기술·교육 투자를 늘려가는 추세”라고 전했다. 
“방송대 졸업했다”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탄탄한 동문 네트워크다. 방송대에는 각계각층 전문가와 리더로 성장한 75만 동문들이 있다. 최근 대학 입시홍보와 브랜드 평판의 중요한 전략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들 동문의 활약상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면서 지역과 학교를 빛내고 있는 동문들의 숨은 이야기는 학우들의 결속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동문 파워를 강조하는 것은 학교의 위상 제고는 물론, 재학생과 대학 구성원들에게 자긍심을 고취한다는 점에서도 평판 관리와 직결된다.
이와 관련 ‘국가인재DB 상위권, 인재들의 요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 ‘인재 요람’은 방송대 평판을 나타내는 결정체다. 실제로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17명이 방송대 출신이다. 지자체장까지 확대하면 방송대 동문의 존재감은 가히 압도적이다.
각 지역대학의 총학생회장이나 임원들을 보면 지역의 일꾼들이 상당수다. 김교호 충북총학생회 회장(미디어영상학과 4학년)은 “저 역시 방송대를 선택하기 전에는 사이버대 입학을 고려했으나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두드러진 활약이 돋보인다는 점, 다양한 직업과 연령층을 잇는 거미줄 인맥을 보고 방송대를 최종 선택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방송대의 평판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방송대를 대표하는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뜻있는 동문들의 지적이다. 전남장애인태권도협회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임기남 동문(행정학과)은 “방송대를 졸업한 사실을 숨기는 동문이 많다. 방송대에 편입하고 타 대학 대학원에 진학하면 방송대 학력은 쏙 빼놓고 말한다”며 “이름깨나 알려진 정치인이나 고위 공무원 동문들도 ‘나는 방송대 출신’이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할 때 방송대가 제 위상을 찾고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쓴 소리를 했다.
학생 참여 늘리면 평판 덩달아↑
평판 관리에서 ‘콘텐츠 활용’과 더불어 ‘관심과 소통’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이슈다. 요즘과 같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진 시대에 반드시 챙겨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방송대가 우수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대학이라는 점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방송대를 졸업하고 사이버대 교직원으로 근무하는 B씨는 “강의 콘텐츠의 질도 중요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식이나 수업의 편의성을 따져봐야 한다”며 “제가 몸담고 있는 대학에선 교수의 교재 제작 부담을 확 줄이고 커리큘럼이나 강의에 신경을 더 많이 쓰는 편”이라고 밝혔다. 
‘평생무료 수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숭실사이버대는 졸업생에게도 콘텐츠 활용의 폭을 넓히고 있는 대학이다. 졸업하더라도 학과에 개설되는 전공과목을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잠재적 재입학자원이 될 뿐만 아니라 대학 평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우호 세력이 될 수 있다.
‘캠퍼스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세종사이버대에서도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이 대학은 소셜미디어 활동, 동아리 활동, 학과 특강 및 행사 참여 등을 독려해 대학 평판 관리에 활용한다. 매 학기 말 포인트 점수를 적립한 참여 학생들은 평가를 통해 장학금 지급 또는 상응하는 금액의 문화상품권을 받게 된다. 우수 학생은 해외문화탐방 등 학교 제공 프로그램에 우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학생들의 참여를 높여 대학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지지자 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데 의미가 있다.
결국 대학 고유의 정체성, 학생의 성취도와 만족도, 동문 네트워크, 콘텐츠 활용, 커뮤니케이션 채널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대학 평판이 차곡차곡 쌓이고 브랜드 인지도에도 영향을 끼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방송대의 평판 엔진은 작동된다. 대학 구성원뿐만 아니라 외부인도 ‘평판’이라는 창을 통해 방송대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사실에서 힌트를 얻는다면, 새로운 50년을 상상하는 방송대가 이를 긴 도약에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