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겨울방학 독서 캠프

와, 방학이다! 일과 학업을 병행했든, 공부만 했든, 방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해방감의 무게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다. 열심히 준비해 기말시험을 마치고 나면 ‘방학 때는 좀 쉬어야지’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여러 이유로 뒤늦게 시작한 공부에 대한 열정이 조금 식기도 한다. 이런 방송대 학우들을 위해 <KNOU위클리>에서 방학을 뜻깊게 보낼 방법을 제안한다. 바로 ‘학과장들의 겨울방학 추천도서는?’ 소개다. 학과장들이 추천하는 전공교양 도서 목록을 눈여겨보고, 그간 직장일, 시험공부 등의 이유로 읽고 싶었지만 미뤄뒀던 책의 첫 장을 넘겨보는 건 어떨까? 제1편으로 인문교육 과학대 학과장 들의 추천도서를 소개한다. 

 

도서 추천에는 인문과학대 학과장들의 참여도가 가장 높았다. 임유경 국어국문학과장은 전공 분야 도서로 『문학과 이데올로기(최인훈 전집 12)』(문학과지성사, 1979)를 추천했다. 이 책은 『광장』의 저자로 잘 알려진 작가 최인훈의 비평문을 엮어 만든 책이다. 임 학과장은 “작가가 『광장』을 고쳐 쓴 까닭에서부터 평소 지니고 있던 창작상의 고민과 미학적 지향, 나아가 문학·정치·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에 이르기까지 문학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을 폭넓게 접할 수 있다. 최인훈의 비평 세계를 경험하는 것은 물론이고, 과연 ‘우리에게 문학은 무엇이었는가’를 찬찬히 질문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임 학과장은 교양도서로 『저항의 인문학-인문주의와 민주적 비판』(에드워드 사이드 지음, 김정하 옮김, 마티, 2008)을 추천했다. 그는 추천의 이유로 “탈식민 이론 연구를 주도한 대표적 학자이자 지식·문화·권력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는 명저 『오리엔탈리즘』의 저자이기도 한 에드워드 사이드가 말년에 쓴 책이다. 오랫동안 학자로 또 교육자로 살아온 저자는 ‘공존과 나눔으로서의 인문주의적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인문주의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역사에서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이었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삶 속에서 인문학이 어떠한 현재적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인문학의 현재적 의미 생각해 보는 시간
박동우 영어영문학과장이 추천한 전공도서는 방송대 출판문화원에서 출간한 『번역 문장 만들기』(김보원 지음, 에피스테메, 2020)이다. 박 학과장은 “영어 텍스트를 한국어로 번역한다는 것과 영어 텍스트를 한국어로 해석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일이다. 영어를 한국어로 제대로 번역하기 위해서는 영어뿐만 아니라 한국어의 언어적 특수성 또한 고려해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표현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대일로 대응되는 표현이 없을 때, 의미를 가장 잘 반영하는 표현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이 책은 번역할 때 필요한 이런 기술과 고려사항을 잘 담아 냈다”라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교양도서로는 『언어본능』(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외 옮김, 동녘사이언스, 2008)을 꼽았다. 추천 이유로는 “인간은 누구나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유아기에 받는 특정한 교육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들려오는 언어를 무의식적으로 규칙화해 별다른 노력 없이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인간이 태어날 때 갖고 태어나는 본능임을 밝히고, 언어 규칙이 어떻게 우리 마음 속에 저장돼 있는지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내 안에서만 완전한 ‘나’를 찾으려 괴로워하기보다
추운 겨울, 저자의 따스한 문장과 함께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보이는 다양한 모습의
‘나’를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장희재 중어중문학과장은 『낙타샹즈』(라오서 지음, 심규호·유소영 공역, 황소자리, 2008)를 전공도서로 추천했다. 이 책은 중국에서 첫 번째로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은 라오서의 대표작이다. 장 학과장은 “이 책은 인력거꾼 샹즈의 삶을 통해 중국의 격동하는 근현대사를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눈물을 머금은 웃음’으로 표현되는 유머러스하고도 따뜻한 작가의 휴머니즘적 시선이 잘 드러나는 작품으로, 추운 겨울 마음을 풍성하게 해 줄 중국 소설”이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그는 교양도서로는 방송대 출판문화원에서 발간한 『인문학자가 보여주는 새 이야기』(서정기 지음, 지식의날개, 2020)를 추천했다. 장 학과장은 “저자가 직접 새를 관찰하고 촬영한 총천연색 사진과 인문학적 단상들이 어우러져 삶에 여백을 선사하는 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몸과 마음이 답답해졌거나 독서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 청량한 힐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과 교수진의 학문적 고민과 연구 농축
선영아 프랑스언어문화학과장은 전공교양 분야 도서로 학과 교수진이 번역에 참여한 책들을 추천했다. 전공도서로는 방송대 출판문화원에서 발간한 『프랑스 대혁명의 철학』(베르나르 그뢰퇴유젠 지음, 이용철 옮김, 에피스테메, 2020)을 추천했다. 선 학과장은 “우리가 사는 세계는 평등한가? 프랑스 대혁명의 이념과 그것이 남긴 과제들을 통해 이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양도서로는 역시 출판문화원에서 출간한 『아마두 쿰바의 옛이야기』(비라고 디오프 지음, 선영아 외 옮김, 지식의날개, 2021)을 꼽았다. 추천 이유로는 “아프리카인이 들려주는 아프리카의 옛이야기를 다룬 책으로, 아프리카 구술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꼭 읽어야 할 작품”이라고 말했다.

 

김보경 일본학과장 역시 전공도서로는 학과 교수진들이 집필하거나, 번역에 참여한 책들을 꼽았다. 『동아시아 역사학 선언』(강상규 지음, 에피스테메, 2021)과 『인구위기국가 일본』(정현숙 지음, 에피스테메, 2021)를 추천했다. 김 학과장은 “두 분 교수님이 그동안의 학문적 고민과 연구를 정리한 저서들이다. 학기 중에 강의와 교재로 만났던 교수님들과 잠시 떨어져 지내는 방학 동안, 관련 전공 분야에 대해 수업 시간에는 다 들을 수 없었던 더 넓고, 깊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을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이라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교양도서로는 『나란 무엇인가: 진정한 나를 깨우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철학 에세이』(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21세기북스, 2021)를 추천했다. 김 학과장은 “일상에서 내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는 순간보다, 인간관계와 상황에 맞춰 행동하는 순간이 훨씬 많을 것이다. 그리고 어쩐지 그런 자신의 모습에 대해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이런 건 진짜 내 모습이 아니야’라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일이 많다. 이처럼 ‘진정한 자신’이 단 하나라는 사고방식에 얽매여 괴로워하는 우리에게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는 새로운 인간관을 제시한다. 내 안에서만 완전한 ‘나’를 찾으려 괴로워하기보다, 추운 겨울, 저자의 따스한 문장과 함께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보이는 다양한 모습의 ‘나’를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라고 권유했다.

 

형제복지원과 한센인
교육과학대학에서는 우선 김재형 문화교양학과장이 올해 저자로 참여한 두 권의 책을 추천했다. 첫 책은 『절멸과 갱생 사이: 형제복지원의 사회학』(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형제복지원연구팀, 서울대 출판문화원, 2021)이다. 2021년 세종도서 학술부문과 한국대학출판협회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책이다. 김 학과장은 “부제에도 알 수 있듯이 형제복지원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어떤 일들이 발생했는지를 추적하며 한국 사회에서 빈민들이 어떻게 대우받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책”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책은 『질병, 낙인』(김재형 지금, 돌베개, 2021)라는 책이다. 그는 “‘무균사회와 한센인의 강제격리’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한센인들이 그동안 어떻게 질병 때문에 낙인찍히고, 차별받으며 강제격리 됐는지를 역사·사회학적으로 추적한 책”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생활체육지도과장은 현재 학과 재학생이 1학년만 있는 관계로 『스포츠 리터러시 에세이』(최의창 지음, 레인보우북스, 2021) 한 권을 추천했다. 그는 “인간은 유희적 활동을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유희적 활동 중에서 신체활동을 기초로 한 운동을 마다하는 현대인은 없다. 다만,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 알기는 쉽지만은 않다. 이 책은 스포츠 리터러시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코로나19 시대 스포츠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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