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전이라면 심신이 지쳤을 때, 어디로든 훌쩍 혼자서 혹은 여럿이 함께 여행길에 올라 자신에게 위로를 건넬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마저 쉽지 않게 됐다. 다른 계절의 여행과 달리 겨울여행은, 그 자체가 ‘결단’과 ‘인내’ ‘치유’의 여정이기도 하다. 방송대 학우, 26대 전국총동문회 동문통신원들이 이 겨울, 코로나19 일상에 지쳐 있을 방송대 가족을 위해 ‘내가 찾는 명소’를 소개한다.

제주 1 고산리 수월봉 바닷길 산책코스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에는 바닷길을 따라 산책코스가 있다. 30여분 남짓 걸을 수 있는데, 어느 쪽으로 걸어도 괜찮다. 특히 이곳 수월봉에는 겨울바람이 대단하다. 이 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바다는 정말 장관이다. 포구에는 오징어와 한치를 말려 파는 가게도 있고, 선상 체험도 가능하다. 한치 한 마리 사서 질겅질겅 씹으며 바닷길을 걷는 것도 재미있다. 수월봉 일대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을 정도로 특이한 지층을 이루고 있다. 고산리는 신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미정 일본학과 4

제주 2 한라산과 쇠물깍 무지개다리 등
한라산의 빼어난 절경은 어느 미술작품보다 뛰어난 가치를 지니고 있어서, 제주도의 보물 중 보물이다. 사계절의 한라산이 다 독특하지만 특히 개인적으로 눈 오는 겨울 한라산의 경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외 요즘 사진 찍기도 좋고, 혼자 찾아가 지친 심신을 회복할 수 있는 ‘숨은 비경’들이 있는데, 신흥리 쇠물깍 무지개다리(조천읍 신흥리1길 15), 표선면 소노캄제주 무지개의자, 조천 스위스마을, 송당리 진수내, 남원읍 수망리 동백꽃 길, 서귀포 태평로 돔베낭길, 당산봉 생이기정(한경면 용수리) 등이다. 한번 찾아가보면 잊지 못할 그런 장소다.
-고윤환 동문·제주 동문통신원

부산 송도 스카이 전망대와 해안산책로
부산 남포동이나 자갈치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겨울 바다 부산 송도해수욕장에 가면, 그리 크지도 않지만 부산에서 제일 오래된 백사장을 만날 수 있다. 이 백사장 위를 지나는 ‘크리스탈크루즈 케이블카’를 타면 송도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에서 서쪽 암남공원까지 1.6km를 바다를 가로질러 스카이 전망대에 닿을 수 있다. 발밑 유리창 아래로 보이는 푸른 바다가 무섭기도 하지만, 스릴 만점의 기분을 놓칠 수 없다. 쌓인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릴 수 있다. 스카이 전망대에서 보이는 출렁이는 바다물결은 무지갯빛이 돈다고 하여, 무지개다리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해안산책로를 따라 걷는 길이 하이라이트다. 해안 숲속 나무가 우거진 사이로 바다를 훔쳐보는 재미를 권한다.
-손금산 동문·부산 동문통신원

경남 고성 덕명리 해안의 상족암군립공원
1983년 11월 10일에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중생대 백악기 한반도에 서식하던 공룡들의 발자국이 많이 남아 있어서다. 공룡박물관도 있어서 자연사 지식도 확장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시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란 점에 좀더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지구를 지배하던 공룡의 흔적, 그들이 남겨놓은 발자국을 따라 걸으면서 ‘나’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이상근 일본학과 4

전남 순천 낙안읍성과 납월홍매의 매력
낙안읍성을 따라 마을을 둘러볼 수 있는데, 익은 호박이 초가에 매달려 있는 늦가을 석양이나 눈이 내린 화창한 겨울날 오후에 보는 풍경이 환상적이다. 특히 낙안읍성 민속마을에 가면 겨울의 매서운 찬바람을 뚫고 꽃을 피우는 납월홍매를 볼 수 있다. 납월홍매는 납월인 음력 12월에 꽃을 피우는 홍매화이며, 온 세상이 눈으로 덮인 눈 오는 날에 만개한 모습을 보는 것은 여행의 절정이다. 겨울의 낙안은 눈꽃과 함께 납월홍매가 개화하는 장관이 펼쳐질 것이다. 벌교의 태백산맥문학관에 들러 낙안읍성 민속마을과 뿌리깊은나무 박물관을 관람하고 다음 날 금둔사의 납월홍매를 보는 코스를 제안한다.
-천성실 동문·전국 동문통신원

대구 근대로의 여행, 근대골목
천개의 골목에 천개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대구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근대골목은, 서문시장에서 김광석길까지 다섯 코스로 나누어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골목에는 100년이 넘도록 한결같이 시민들의 마음에 안식을 주는 계산성당, 제일교회가 있고, 3·1만세길, 근대박물관, 1895년 우정업무를 시작한 대구우체국이 있다. 또 민족시인 이상화가 살던 집과 국채보상운동을 펼친 서상돈의 생가가 있는가 하면, 1946년 문을 연 고전음악 감상실 ‘녹향’이 그 시대부터 지금까지 음악의 역사를 품고 있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전국에서 피난 온 예술인들이 머물며, 피난살이 중에도 문화와 예술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활동하던 발자취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오말임 동문· 제30대 대구경북총동문회장

전북 무주 덕유산에서 만나는 상고대
눈 덮인 상고대를 보고 싶다는 딸의 추천으로 크리스마스에 덕유산을 다녀왔다. 우리는 거창으로 가서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를 타고 산중턱까지 올라가 눈 덮인 향적봉을 밟았다. 곤도라를 타고 가면서 보는 설경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만큼 아름다웠다. 곤도라에서 내리자마자 차가운 바람이 우리를 반겼다. 가지마다 소복소복 쌓여 있는 눈을 본 순간, 그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향적봉에서 보는 상고대는 감탄 그 자체였다. 겨울산은 힘들다는 생각에 한 번도 도전해보지 않았는데, 덕유산을 다녀오고 나서 겨울 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봄이 오기 전에 딸과 함께 다시 덕유산을 산행할 계획을 세워본다.
-김미선 동문·대구경북 동문통신원

경기 가평 축령산 백련사와 축령백림
겨울날 잣 향기 가득했던 가평 그곳에 간다면? 가평군에 있는 축령산 백련사를 꼭 들르게 된다. 길을 들어서면 보배 연못이라는 뜻을 가진 보련지에는 관세음상이, 대웅전 앞에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수미보탑과 고불당이, 뒤쪽에는 삼성각이, 수미보탑을 지나 왼쪽에는 우화정 등이 나를 반긴다. 단청을 하지 않은 전각들은 화려함을 뒤로 한 채 편안함을 주기도 한다. 꽃 창살문은 눈에 담고 사진으로 남기기에도 충분하게 예쁘다. 백련사에서 약 20분 정도 더 올라가면 축령백림, 잣나무 숲의 산림욕장이 있다. 백련사에서 씻어낸 마음을, 축령산 겨울 잣나무 숲에 하나 둘 걸어놓으면, 툴툴거리던 마음 하나하나가 함박눈을 맞으며 새로워진다.
-김은희 동문·전국 동문통신원

강원 강릉·고성 강문해변과 초도해수욕장
겨울 하면 바다, 바다 하면 강릉과 고성의 동해바다다. 고속버스로 대관령을 내려와 강릉 경포호를 지나면 곧장 강문해변에 이를 수 있다. 모래 침식이 심해지긴 했지만, 매서운 겨울 동해바다의 짙푸른 손짓은 그대로다. 하얗게 흩어지는 파도의 포말은 시간의 무상함까지 일깨워준다. 이쯤에서 사람 냄새와 커피 향기에 빠져보는 것도 좋다. 강문해변 역시 강릉 커피로 유명한 곳이니 말이다. 강릉을 벗어나서 93km 정도 북쪽으로 올라가면 고성 대진항과 초도해수욕장을 만날 수 있다. 태백산맥에서 내려오는 겨울바람이 매서운 곳이다. 근처에는 그 유명한 화진포가 있다. 화진포해양박물관과 화진포생태박물관도 훌륭한 견학 장소지만, 겨울여행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싶다면, 초도해수욕장에서 혼자 우뚝 서서 밀려오는 파도에 맞서보길 권한다. 찬바람에 볼이 얼얼해지면, 근처 동해반점에서 짬뽕 한 그릇으로 속을 덥혀도 좋다.
-권혁무 동문·제19대 강원총동문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