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노 총장은 1999년 8월 1일자로 방송대 농학과 교수에 임용됐으며, 이후 기획처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쳐 2018년 2월 14일 방송대 제7대 총장에 취임했다. 방송대법에 심혈을 기울여 결국 2021년 1월 12일 「방송통신대법」 제정을 이끌어내면서, 방송대 발전의 새로운 기틀을 다졌다. 또한 국회에서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방송대 박사과정 개설·로스쿨 도입 논의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찔레꽃처럼’ 살았던 4년을 끝으로 그는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류수노 총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를 듣고, 이임사도 함께 실었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지난 4년을 그 누구보다 뜨겁게 달렸고, 이제 총장 임기를 마치십니다. 홀가분하신지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날 때는 홀가분하기보다는 아쉬웠던 일, 행복했던 순간이 생각나는 것처럼, 저 또한 그런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2019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류의 생활방식을 바꿔놓았고 교육 분야에서도 대변혁이 일어나게 됐습니다. 이 전까지는 온라인 교육방식이 오프라인 교육의 보완재로 여겨져 왔지만, 이제는 주된 교육방식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온라인 교육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프라인 대학에 교육플랫폼과 강의콘텐츠를 개방했습니다. 국내 국립대 포함 30개 대학에 2만여 개의 강의콘텐츠를 공유하는 결정은 쉽지 않았지만, 국립대학으로서의 책무라는 판단하에 모든 구성원이 합의한 것이었습니다. 그간 우리 대학의 교육플랫폼인 유노캠퍼스(U-KNOU Campus)를 고도화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또한, 유연한 교육시스템을 구축해야만 위기의 상황에 좀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대학 변혁의 기회로 삼아 평가 방식을 다양화하고 문제은행식 출제 및 태블릿을 활용한 유연한 시험 형태로 전환했습니다.
「방송통신대법」 제정 및 시행령 개정, 일련의 학칙 및 제 규정 정비, 국가와 지자체의 공적 자원 확보, 학생을 위한 미래지향적 학사제도 개선, 대학본부와 전국 지역대학 및 학습관 시설 확충, 사회적 수요를 반영한 학과 신설, 교원 정원 증원 등 그간의 성과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애초 제가 목표한 그 이상의 성과를 낸 것은 우리 대학 구성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저와 함께 4년간 동고동락해준 우리 대학 구성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방송대 출신 교수로서 모교에서 정년 퇴임을 하시는데요…
우리 대학의 많은 학생, 동문들이 말씀하듯이 저에게도 방송대는 ‘내 인생을 바꾼 대학’입니다. 본래 학업이나 연구에는 뜻이 없었던 저는 26세에 방송대에 입학해 이후 석?박사를 취득하며 1999년부터 지금까지 방송대에 인생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방송대 교수로 시작해 기획처장을 거쳐 2018년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방송대 역사와 함께 왔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라톤을 완주한 것처럼 방송대 교수로서 정년퇴임을 하게 되어 기쁩니다.
4년의 시간을 스스로 평가해본다면 어떻게 점수를 매기시겠습니까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좌절하기보다는 그 시간에 ‘삶의 의미’와 ‘내가 진정으로 목표하는바’와 같은 본질적인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차분하게 숙고하는 시간, 때로는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시간 등 나를 채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깁니다. 힘든 시간이 결코 힘든 시간이 아닙니다.
지난 4년의 세월은 말 그대로 쉼 없이 보냈습니다. 대학 발전 정책 추진과 더불어 대외적인 활동에도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필요하다면 외부 기관의 실무진과 직접 소통하고 전화 통화보다는 직접 대면해 우리 대학에 대해 알렸습니다. 진솔함이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설득의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평가를 스스로 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다만, 방송대 50주년을 맞아 그간의 노력을 원동력 삼아 향후 우리 대학이 더욱 성장하기를 희망합니다.
하셨던 일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을 일을 꼽으신다면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과 「시행령」 개정입니다. 총장 공약사항을 이룰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우리 대학은 국내 국립대학 중 유일하게 독립된 법률에 기반을 둔 대학이라는 위상을 갖게 됐습니다. 「방송통신대법」 제정은 우리 대학이 미래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초일 뿐만 아니라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세계 속에서 K-원격교육에 대한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토대로서 그 중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국민의 평생학습 디지털 리터러시 격차가 커질 뿐만 아니라 원격교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어서 법률 제정은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대학의 설립과 운영의 근간을 공고히 하고 인력, 예산, 시설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어 향후 대학 발전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을 것입니다.
법률 제정의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법안을 마련해 국회와 정부를 ‘영업사원’처럼 방문해 설득했습니다. 제20대 국회에서 175명의 의원님이 공동 발의해 주셨지만, 회기가 종료됨에 따라 아쉽게 법안이 폐기됐습니다. 제21대 국회는 새로 선출되신 의원님의 수가 많았기에 말 그대로 처음부터 다시 뛰어야 했습니다. 심기일전해 재도전한 결과 208명의 국회의원님이 공동발의를 해주셨고, 마침내 2021년 1월 12일에 법률이 제정될 수 있었습니다. 그 모든 과정에 ‘도움을 주신 분들’과 ‘본회의 법안 통과의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귀띔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교육의 본령은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나 다를 수가 없습니다. 코로나가 지나간 뒤에도 교육내용과 교육방식에서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과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 더 고도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세상이 많이 변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학생이 모두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해보고 싶은 공부에 도전해 보기를 권합니다. 저도 지금처럼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겠습니다.






